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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칸 캠핑카를 쌍용의 칸이라 부르면 안 되는 이유

권민재 입력 2019.10.19 09:59 수정 2019.10.19 10: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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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메이커에서 캠핑카를 판매한다면?

[권민재의 캠핑카톡] 쌍용자동차에서 나온 렉스턴 칸으로 만든 캠핑카는 많은 사람이 쌍용차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는 차량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칸 캠핑카는 쌍용차에서 판매하고 AS를 책임지는 차량이 아닙니다. 출시 초기 런칭 현장에 칸으로 제작된 캠핑카가 전시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목을 끄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쌍용차의 지점과 영업소에는 때아닌 캠핑카 문의가 몰려들기도 했다는군요. 새로운 차량을 런칭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뜨거운 관심을 즐길 수 있으니 굳이 우리 차가 아니라고 해명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또 일부 미디어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특장차 전문회사인 두성특장과 쌍용의 기술로 만든 캠핑카라는 소개도 나갔으니 일반 소비자들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2019 서울 모터쇼' 쌍용차관에 전시된 렉스턴 칸 캠핑카.

출시 당일 쌍용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쌍용차에서 공식적으로 제작에 참여하고 관여한 차량이 맞냐고 말이죠.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다” 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 사실을 정확히 밝히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답변이 모호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차는 아니지만, 우리 차를 이용해서 만든 차량이니 굳이 우리 차가 아니라고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대답이었습니다. 특장차 관련 사업부에서 출시 전 개발에 도움을 준 사실은 있다는 정도가 정확한 팩트였습니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자사의 차를 이용해서 특장차로 만드는 회사들도 우리 고객들이니 그 고객들이 우리차를 활용해서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걸 굳이 만류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런칭 행사장에 캠핑카가 등장한 것 역시 쌍용차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렉스턴 칸으로 이렇게 다양한 차종을 개발 할 수 있다는 일종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문의가 줄을 이으면서 쌍용차에서도 공식적인 판매를 고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 네트워크의 회의에서도 특장 회사가 만든 칸 캠핑카를 쌍용차 매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렉스턴 칸 캠핑카는 쌍용차를 통해 공식 판매 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렉스턴 칸 캠핑카는 쌍용차도 두성특장차도 아닌 두성캠핑카라는 별개의 회사가 중국의 작은 공장에서 소량 생산해서 국내에서 조립하고 판매하고 있는 것이 정확한 팩트였습니다.

독일 뒤셀도르프 카라반살롱 르노관에 전시된 AHORN사의 마스터 기반 모터홈 CLASS C 타입으로 컨버전된 모터홈

렉스턴 칸 캠핑카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르노 마스터 캠핑카의 사례도 돌아보겠습니다. 르노 마스터는 출시 초기부터 르노삼성에서 캠핑카를 개발했다는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정회사 한 곳을 지정해서 개발을 지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각각의 브랜드로 캠핑카를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는 소규모 캠핑카 전문회사 10여 곳의 참여를 받아서 단체로 계약하고 베이스 차량만 판매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마스터 역시 출시 초기 모터쇼를 통해 캠핑카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프레스 데이에는 전시하지 않고 일반 관람에서만 소개하며 르노가 아닌 국내 캠핑카 제작사에서 마스터를 베이스로 제작한 캠핑카라를 사실을 고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 지점으로 마스터 캠핑카 관련 문의가 폭주했고 지금도 들어오는 게 사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르노는 판매직원들의 교육을 통해 캠핑카는 캠핑카 전문 업체에서 계약하고 구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판매네트워크에서는 캠핑카 제조사를 고객으로 판매 영업을 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자동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캠핑카는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특장차량이지만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상품이기도 하니까요.

'2019 서울 모터쇼' 쌍용차관에 전시된 렉스턴 칸 캠핑카.

◆ 완성차 업체에서 캠핑카를 판매하다면

완성차 업체에서 캠핑카를 직접 판매하는 일은 달콤한 독이든 성배를 드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우선 관심에 비해 아직은 캠핑카 시장이 완성차 업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규모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캠핑카의 연간 생산량은 80만대 수준입니다. 여기서 동력이 없는 카라반을 떼어 놓으면 실제 캠핑카는 40만대 수준입니다. 북미와 유럽이 대부분 양분하고 호주와 일본, 중국이 뒤를 쫒습니다. 국내엔 아직 1만 대도 되지 않습니다. 시장규모는 앞으로 커질 것이고 작은 시장이라도 선점하고 키워 간다면 언젠가는 수익을 가져올 테니 투자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 인디에나주에 있는 코치맨의 야적장에서 제작 대기 중인 베이스 차량들. 사진상의 차량들은 포드사에서 납품된 E350 섀시캡 차량들이다. 

◆ 완성차 수준의 품질을 기대 하기는 어려워

완성차 업체는 차량의 품질과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유지하려고 애를 씁니다. 우선 캠핑카는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양산 차량이 아닙니다. 한 땀 한 땀 사람의 손으로 제작해야 하는 핸드메이드 제품입니다. 해외에서는 모터홈이라고 불릴 정도로 ‘차’라기보다 ‘집’에 가까운 제품입니다. 가구와 집기가 들어가고 생활용 설비들도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기술의 표준화와 생산의 표준화를 실현하기가 어려운 제품입니다. 거액의 개발비를 들여서 금형과 틀을 만들고 표준화된 라인에서 로봇을 통해 찍어내고 검수를 하는 양산 차들과는 다릅니다. 브랜드가치를 믿고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안겨 줄 수 있습니다.

미국 팔로미노사의 트레블 트레일러 제작라인. 

완성차 업계에서 판매했다면 전혀 새로운 고객 클레임을 경험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주말 밤 10시 대부분의 캠핑카 유저들이 캠핑카를 가지고 주말 캠핑을 나서서 정박지에 도착하는 시간입니다. 일주일 동안 세워져 있던 캠핑카에는 물을 받고 히터를 가동하고 텔레비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비어 있던 집에 새로운 가족이 들어와 온기가 도는 것과 비슷합니다. 모든 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좋겠지만 캠핑카는 집입니다. 집은 오래 비워두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납니다.

캠핑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추위에 배관이 동파되어 있을 수도 있고 주말 동안 전기를 공급해줄 배터리가 방전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성방송은 일정 시간 보지 않으면 새롭게 고객정보를 확인해야만 시청할 수 있기도 합니다. 히터와 온수기 역시 말썽을 부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주말 밤에 일어납니다. 완성차 서비스 센터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차량과 관련 없는 서비스가 접수되기 시작합니다. “수도가 막혀서 물이 내려가지 않아요” “텔레비전이 왜 안 나오는 거죠?” “히터가 가동되지 않아요. 아이가 있으니 빨리 와주세요” 자동차 전문 정비 기사들이 해결 할 수 있을까요?

현대차의 차량 소개란에서 쏠라티 캠핑카가 삭제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품질 관련 또는 캠핑카 사용 방법에 대한 사용자의 지식 부족에서 기인한 컴플레인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캠핑카를 직접 판매해서 얻는 이득보다는 손실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하이머는 벤츠와 함께 스프린터 모터홈 개발에 좋은 협업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 캠핑카 판매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문제들

캠핑카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전문가들에 대한 새로운 교육이 필요합니다. 차가 아닌 집에 대한 사용 방법과 정비에 대한 교육 말입니다.

캠핑카 회사를 통해 캠핑카를 구입하는 고객들은 평균 3~4시간 이상의 출고 교육을 받습니다. 그렇게 사용방법을 배우고도 사용 시에는 끊임없는 문의가 이어집니다.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가족을 데리고 야외로 나가는 상황이니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캠핑카의 제작과 판매, AS는 완성차 업체와 함께 캠핑카 전문제작사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완성차 업체에서는 캠핑카의 베이스가 되는 차량에 대한 개발과 지원에 집중하고 튜닝을 담당하는 캠핑카 전문 제조사들은 튼튼하고 안전한 베이스 위에 좋은 집을 짓는 일에 열중하는 역할분담이 가장 좋은 방식입니다. 각자의 맡은 역할에 충실할 때 좋은 캠핑카가 탄생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RV 칼럼니스트 권민재

권민재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RV매거진 <더카라반>을 창간하고 발행인 겸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더카라반TV’라는 동영상 채널을 운영 중이고 프로젝트 ‘월든’이라는 캠퍼밴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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