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OF HYBRID,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조회수 2019. 8. 28. 15:26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는 듯하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고.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하이브리드 모델이 연비가 좋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연비 얘기를 가급적 하지 않으려했다. 순수하게 기본 성능과 목적성, 편의성을 염두에 두려 했다. 하지만 이걸 어쩌나? 타면 탈수록 ‘이놈 이거 참 프리우스랑 비교하게 만드네?’ 싶었다.



지인 중 프리우스를 타는 사람이 몇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프리우스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낸다. 프리우스는 휘발유 냄새만 맡아도 굴러간다며 뛰어난 연비를 자랑스러워했다. 가뜩이나 가냘픈 지갑 사정을 배려해주는 삶의 동반자라는 자기 위로와 함께. 그래? 정말? 좋아? 몇 번의 끈질긴 물음을 던지고 나면 한결같이 단점도 똑같은 주제다. 가속 페달 위에서 탭댄스를 춰봐도 느긋하다는 푸념이다. ‘빨리빨리’ 습성이 몸에 밴 우리나라 사람에게 양보운전과 방어운전의 미덕을 일깨워주는 교훈적인 차라고 말한다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허나 기자는 반골기질이 흘러넘치는 탕아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느긋함과 여유를 내게 심어주려 한다면 당당히 거부할 요량이었다. 오히려 악을 쓰며 더 공격적으로 몰아세웠을 테다. 평소와 같이 밟을 때 밟고 꺾고 돌리며 일상영역을 영위했다. 7인치 계기판에 드러난 연비는 20.3km/ℓ, 공인연비가 20.2km/ℓ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하다. 무자비한 주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연비따윈 전혀 고려치 않았으니 말이다. 연비를 리셋하고 스포츠 모드로 변경 후 내달렸다. 연비는 19.3km/ℓ, 이녀석 꽤나 순종적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두둑하지 않아도 새어나가진 않도록 지갑을 고려해준다는 것은 알았다. 이젠 목적성과 편의성을 염두에 두고 달려보자. 1.6 GDI 엔진에 전기모터를 얹어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m(모터 출력 43.5ps, 토크 17.3kg·m)로 성능은 딱히 부족하지 않다. 수치로만 본다면 가속페달을 걷어차도 세월아, 네월아 할 것 같지만 가속감이나 나름 펀치력도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은 가벼운 편이나 서스펜션, 섀시는 튼실하다. 스포츠 모드에선 패들시프트가 업, 다운 역할을 하지만 에코모드에선 회생제동 레벨 역할을 한다. 레벨3는 울컥거림이 생각보다 심해 자주 사용하지 않을 듯한데 레벨1, 2는 부드러운 편이다.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시승을 했던 날은 마침 소나기가 쏟아졌다. 빗길 주행에서 아이아닉을 약간은 거칠게 몰아봤다. 타이어 그립이 살짝 기대에 못미친다 싶을 때 ‘아참, 이거 하이브리드지? 안정적인 데일리카잖아’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빗소리와 콧노래의 허밍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자동차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는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평소 체감하지 못했던 점도 알 수 있었다. 트렁크와 뒷좌석 부근에서 소음이 꽤 울려퍼진다는 것. 뒷좌석에 앉으면 이는 은근 스트레스가 생길 것 같다.



뒷좌석의 레그룸은 넉넉해서 불편함이 없지만 패스트백 형태로 떨어지는 라인은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주먹 반 개의 머리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성인 남성도 174cm의 표준일 경우다. 트렁크는 바닦과 문턱 사이 갭이 좀 있는 편이다. 2열 폴딩 시 약 1518ℓ를 활용할 수 있다. 2열 폴딩을 할 일이 많지는 않을 테고 일반적으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마트에서 박스, 바구니 등을 실고 내리기 알맞게 되어있다. 높이나 너비 모두 적정 수준.



앞쪽으로 넘어오면 간결함이 느껴진다. 잘난척하지 않고 공간감을 연출한 대시보드, 시야 방해없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 화면, 손에 알맞도록 배치된 조작버튼들까지 훌륭하다. 사실 실내 구성과 편의성은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데 토달기 어렵다. 마치 차가 나에게 맞춰진 듯 편안하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를 싫어하는 사람도 이 점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ECO-DAS나 전방 차량 출발 알림 기능, 전방 주차 거리 경고 등 갖출 것도 다 갖췄다.



하나 깜빡한게 있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대해서다. 의외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일정 속도 이상에서만 작동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저속, 그러니까 시속 30km 이하에서도 작동한다. 기자가 직접 확인했을땐 시속 26km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별거 아닌 얘기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자주, 그리고 유용하게 사용하던 운전자들에겐 약간의 감탄사를 유발할 수도 있는 장점이다.



HYUNDAI IONIQ HYBRID

길이×너비×높이 4470×1820×1450mm

휠베이스 2700mm | 엔진형식 I4+E, 가솔린

배기량 1580cc | 최고출력 105ps

최대토크 15.0kg·m | 변속기 6단 DCT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20.2km/ℓ | 가격 2693만원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