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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시승] 얄미운 SUV, 기아 셀토스

조회수 2019. 7. 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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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기아 셀토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석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넉넉하고 또 화려하다. 물론 그렇다고 비싸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 영악한 상품성이 얄미울 정도로 효율적이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기아자동차, 윤지수

차는 커야지

첫인상? 일단 크다. ‘경차와 SUV 섞은 크로스오버’라며 소형 SUV 놀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차는 그렇게 부르기엔 민망하다. 길이 4,375㎜ 덩치는 동급 SUV보다는 준중형 SUV와 겨루려 한다. 이미 2세대 스포티지(길이 4,350㎜)를 넘어섰다. ‘준준중형 SUV’라고 불러야 할 판이다.

덩치만큼 스타일 역시 겸손하지 않다. 둥글둥글 빵빵하게 채워 넣은 볼륨 위에 각 잡은 디테일로 SUV다운 멋을 부렸다. 특히 디테일이 포인트다. 가령 얄따랗게 늘어선 LED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방향지시등, 그리고 테일램프는 윗급 기아 SUV 형님들이 부럽지 않다.

디자인 밀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군데 패턴을 넣었다

구석구석엔 디자인 밀도를 높일 여러 패턴도 더했다. 울퉁불퉁한 그릴을 시작으로 주변을 감싼 은색 장식에 마름모꼴 모양을 촘촘히 새겼으며, 주간주행등이나 브레이크등에도 심심치 않게 패턴을 넣었다. 참고로 그릴 가운데까지 이어 넣은 LED 조명은 헤드램프까지만 밝게 빛나고, 그릴 안쪽은 평소에도 미등 켠 듯 어둡다. 좌우 주간주행등이 너무 붙으면 안 되는 국내 법규 때문이다.

화려한 편의장비는 소형 SUV답지 않다

뒷좌석이 넓다?

문을 열면 화려한 장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공간에 10.25인치 센터패시아 모니터는 존재감이 또렷하고, 8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첨단 분위기를 풍긴다. 비단 화면뿐 만은 아니다. 아래쪽엔 주행 모드 선택 다이얼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들어섰고, 문짝 구석 스피커 위에는 ‘보스’ 엠블럼이 붙었다. 편의장비에 강한 기아차답다.

대시보드에 가죽 덮은 모양으로 멋을 냈지만, 다른 부분은 촉감이 고급스럽지는 않다

다만 톡톡 튀는 겉모습에 비해 실내 스타일은 다소 평범하다. 그저 가로로 길쭉한 최신 유행을 좇았을 뿐이다. 촉감도 그렇다. 인조가죽을 씌운 부분은 말랑하지만, 나머지 컵홀더 주변이나 대시보드 상단, 문짝 내장재 등은 손톱으로 긁으면 ‘드르륵’ 소리 날 만큼 딱딱하다.

백미는 공간. 덩칫값을 한다. 성인 남성 평균 체격 기자가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 공간은 물론, 무릎 공간까지 넉넉하다. 뒷좌석 다리 공간이 965㎜나 하는 까닭이다. 윗급 스포티지(970㎜)보다 단 5㎜ 짧은 수치다. 트렁크 공간 역시 498L로 503L 스포티지를 단 5L 차이로 바짝 쫓는다. 소형 SUV라며 공간이 아쉬울 일은 없겠다.

무난한 달리기, 특색은?

운전석에 앉으면 높이가 살짝 높다. 스토닉 같이 납작한 느낌을 기대했는데, 보닛을 조금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덕분에 운전 자세는 해치백보다는 SUV에 가깝다.

“편안하게 조율했다”는 기아자동차의 설명처럼, 승차감은 현대 코나보다 부드럽다. 과거 코나 주행감을 떠올려보면, 뒤쪽 서스펜션이 무척 단단하게 붙드는 느낌이었는데, 셀토스는 뒤가 한결 여유롭다. 마치 탄탄한 그랜저와 부드러운 K7의 차이와 비슷하달까. 휠베이스 더 긴 K7처럼 셀토스(2,630㎜)도 코나(2,600㎜)보다 휠베이스가 30㎜ 더 길기도 하다.

물론 그래도 소형차는 소형차다. 코나보다 부드러울 뿐, 주행감은 작은 덩치에 걸맞게 경쾌한 편이다. 노면을 따라 솔직하게 흔들리며, 코너에서 쏠림도 든든히 억제한다. 댐퍼가 특히 묵직해, 스프링 반동을 말끔히 삼켜버린다.

파워트레인도 마찬가지다. 1.6L 가솔린 터보 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려 담백하게 나아간다. 1,500rpm부터 일찍이 나오는 27㎏·m 최대토크는 1,465㎏ 덩치를 가뿐히 이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절도 있는 변속으로 가속감을 더한다.

반대로 말하면 부드럽진 않다.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방식이나 무단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감에 익숙하다면, 셀토스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다소 울컥거릴 수도 있다. 물론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소형 SUV로서 흠은 아니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kg.m 성능을 내는 1.6L 가솔린 터보 엔진

가속은 충분하다. 소형 SUV로서는 과분한 177마력 최고출력을 내는 터보 엔진을 얹은 만큼, 시속 100㎞까지 막힘없이 가속하고, 그 뒤로도 힘 빠짐없이 계기판 바늘을 3시 방향까지 몰아붙일 수 있다. 무게 중심이 낮거나 착 가라앉는 느낌은 없지만, 차급을 고려하면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흠잡을 데 없다.

다만, 귀는 아쉽다. 소형차 밑바탕을 드러내듯, 타이어와 노면 부딪히는 소리가 차체를 타고 흐른다. 고속 주행 시 뒷좌석 승객과 대화하려면 목소리를 다소 높여야 할 정도. 엔진 소리도 그렇다. 이는 코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아반떼 스포츠나 K3 GT에선 역동적인 소리를 냈던 엔진이 무덤덤한 소리를 낸다. 힘은 충분해도 감성적인 성능은 부족하다.

반자율주행 장치를 켰을 때 헤드업디스플레이 화면 모습

첨단 장비의 대중화

셀토스는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 소형 SUV다. 앞 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달리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과 함께,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차로 유지 보조’ 장치가 들어간다. 그런데 저렴한 버전은 아니다. 막히는 길에서 정지 및 출발까지 해내며, 고속도로 제한 속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까지 들어갔다. 실제 써보면 다른 현대-기아차가 그렇듯, 완만한 곡선로도 안정적으로 쫓고 가·감속도 부드러운 편이다.

총 60㎞를 달리는 동안 연비는 L당 9.3㎞를 기록했다. 역시 터보 엔진답게 항속할 때 연비는 높지만, 급가속할 땐 기름을 아낌없이 부어 넣는다. 가끔 최고속도로 달리는 등 가혹하게 달렸기에, 고속도로 위주로 달렸음에도 효율이 낮게 나왔다. 참고로 사륜구동에 18인치 휠을 붙인 시승차 공인 연비는 10.9㎞/L다.

기아 셀토스. 소형 SUV 소비자가 바라는 구석구석을 시원하게 긁는다. 화려한 디자인, 널찍한 실내, 풍부한 편의장비, 그리고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까지. 반면, 주행 질감이나 파워트레인 성능 등은 무난한 수준으로 조율해 대중성을 지켰다. 신차임에도 기계적으로는 ‘우와’ 할만한 구석은 없는 이유다. 대중을 향한 소형차답게 합리적으로 구성했다.

한편, 셀토스 가격은 가솔린이 1,929만~2,444만 원, 디젤 2,120만~2,636만 원이다. 가솔린 최고 사양 ‘노블레스’에서 브라운 인테리어만 뺀 ‘풀 옵션’ 시승차 가격은 3,058만 원이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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