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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들려주는 볼보 S60 이야기

조회수 2019. 10. 15. 15: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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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신상 볼보가 한국에 도착했다. 이제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D세그먼트에서의 전투를 치뤄야 한다. 탄탄한 기본기에 짱짱한 구성, 거기에 세련된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단지 스칸디나비아스럽다 정도로만 알고 있는 우리에게, 담당 디자이너들이 S60 외모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정현 수석 디자이너

Q. 식상하겠지만 볼보하면 우린 안전을 떠올린다. 디자인을 하면서 안전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가? 그 결과가 지금의 볼보 디자인인가?

안전은 항상 볼보의 목표였고, 앞으로도 최우선일 것이다. 인간을 위한, 인간을 중심으로 한 것이 볼보 디자인이다. 디자인 언어도 이러한 맥락으로부터 출발했다. 운전자가 밖에서 바라보건 실내에서 둘러보건, 그를 위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세련되고 과장이 없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 지금 볼보의 디자인이 그러하다. 이를 많은 소비자들이 사랑해주고 있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볼보 모델들을 나열하면 완벽한 패밀리룩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이러한 패밀리룩은 불가능하다.


Q. 프런트 오버행이 짧아 후륜구동 같은 역동적 비율을 완성했다. 전륜구동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SPA 플랫폼 자체가 좋은 비율로 쉽게 디자인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S90부터 비율이 어느 정도 후륜구동차를 닮아 있었다. 거기에 휠 사이즈를 키워 시선을 측면 중심으로 집중시켰다.


Q. S60은 D세그먼트 최강자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맞붙어야 한다. 이번 디자인의 승부수는?

이전 세대 S60은 그 당시에는 맞는 디자인을 가진 모델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일 차종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잘 정립된 디자인언어를 잘 입혔기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그들과 다른 심플하면서 럭셔리한 느낌과 젋은 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어 반응이 기대된다.

티 존 메이어 디자인 센터장

Q. S60을 디자인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D세그먼트는 법적 규제가 까다로워 디자이너가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높다. 보행자 안전기준을 포함한 다양한 안전기준을 만족시키면서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외관을 충족해야 한다. 거기에 엔지니어들이 원하는 수준의 공기역학과 전조등 기준까지 맞춰야 한다.


Q. S60 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 마케팅 등 다른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양보하지 않은 부분은?

소규모 팀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갈등이 없진 않았다. 차체 비율에 대한 의견충돌이 많았다. 시각적인 경량화를 통해 차체를 더 민첩하고 다이내믹해 보이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예를 들어 S60은 S90을 기준으로 벨트 라인을 10~15mm 정도 낮추는 작업을 했다.

S60이 더 작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판 한 장을 덜어낸 정도로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도어 힌지를 조금 더 내리기 위해 옆자리 엔지니어와 언쟁도 있었다. 만약 힌지를 내리지 않았으면 표면의 입체감을 상실하고 굴곡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Q. 최근 콘셉트카들의 트렌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다. 그리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많다. 미래의 볼보에 대해 말해달라.

자동차 업계가 굉장히 흥미진진한 시기를 맞이한 것 같고, 앞으로 업계가 흥미로운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볼보는 현재 PHEV, EV 등 다양한 전동화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관련 계획은 있다. 이를 위해 SPA2 플랫폼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드는 것은 디자이너로서 매우 흥미로운 사안이다. 디자인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브랜드가 레트로 디자인의 모델들을 출시한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볼보가 양산차에 그런 시도를 할지에 대한 부분은 언급할 수 없다. 볼보 콘셉트카 중에서도 볼보 클래식카를 오마주한 모델이 있다. 과거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재탄생시켰다.

Q. 디자이너로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자동차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포르쉐 911이다. 긴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현대적인 디테일만 더하는 그들의 고집도 좋다. 엔진이 뒤쪽에 위치하는 구조 때문에 탄생한 디자인이지만 그 디자인 자체만으로 포르쉐 브랜드의 아이콘이 되었다.


Q. 스웨덴 디자인이라고 하면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가구가 떠오른다. 볼보의 인테리어에서 그 향이 난다.

스웨덴 가구나 인테리어의 특징은 굉장히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또한 스웨덴 디자인은 인간 중심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차는 비행기 조종석 같아 손으로 만지면 안될 것 같은데, 볼보는 자기 거실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준다. 거기에 처음 타더라도 모든 기능을 어떻게 하면 작동하는 지 바로 알 수 있다. 이런 느낌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다.

Q. 우리나라에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사랑 받는 이유?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한국에 통하는 이유는 간결함인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한글은 한국에서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해하기 쉽고 심플하기 때문이다.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여백의 미’라는 개념도 비슷하다.

스웨덴도 하나씩 하나씩 덜어내서 더 이상 덜어낼 수 없을 때까지 간결함을 추구한다. 그래야 질리지 않고 더 오래가는 디자인이라 믿는다. 이러한 문화와 성향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S60을 만들고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하나는?

앞서 말했듯이 비율이다. 과거 P1800, P1800 ES의 디자인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SPA 플랫폼을 만들면서 목표로 삼았던 비율이기도 하다. 그리고 매끈한 차체에 아름다운 라인을 그어 놓았다. 여기에 반사되는 풍경, 그 자체가 그림이다.

글 | 안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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