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이들을 위한 선택지, 혼다 500 시리즈 - 1편

조회수 2019. 7. 3. 14: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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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미들 클래스는 합리적이다. 엔진과 섀시를 공유하도록 설계한 덕에 적정한 가격에 적당한 모델을 만들어냈다. 놀라운 점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3개의 모델이 제각각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거 점점 재밌어진다.

혼다 미들 클래스는 엔진과 섀시를 공유하는 설정인 공용 플랫폼 생산 방식을 따른다. 핵심이 되는 부분 을 밑바탕에 두고 다른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덕분에 엔진과 섀시는 물론 핸 들바나 방향지시등이나 스텝 등 꽤 많은 부품을 공유함으로써 생산 단가를 확실하게 낮출 수 있다. 하지 만 엔진과 프레임 그리고 부품 일부를 공유하는 바이크가 과연 제각각의 색깔을 낼 수 있을까?

이번 시승 모델은 500cc 병렬 트윈 엔진을 공유하는 CBR500R과 CB500F 그리고 CB500X다. 스포츠와 네이키드 그리고 어드벤처까지 각 장르 특성에 따라 어떤 특징이 있을지를 주목하며 테스트에 임했다.


라이딩의 순수함 HONDA CB500F

혼다 CB500F의 디자인은 친숙하다. 그동안 익히 보아온 혼다 네이키드 CB시리즈의 룩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호넷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바로 그때의 혼다 네이키드 룩 말이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CB500F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색하지 않다.

혼다 CB500F의 첫인상은 친숙했다. 마치 오랫동안 봐왔던 것 같은 친밀함이다. 호넷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전 세대의 혼다 네이키드 디자인 문법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엔진과 프레임이 그대로 드러나는 네이키드의 전형적인 분위기에 얹은 혼다 네이키드의 얼굴은 어쩐지 정감이 갔다. 새로운 CB500F는 CB500X와 CBR500R과 뼈대가 같다. 단순히 프레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프레임 그리고 일부 파츠까지 공유하는 설정이다. 엔진과 프레임을 밑그림으로 그리고 그 위에 네이키드나 스포츠 또는 어드벤처를 그린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보통 네이키드를 설명할 때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냈다’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막상 세 모델을 나란히 세워놓고 보니 CB500F는 뭔가 덜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쓰럽다. 절대적인 볼륨감이나 존재감이 부족한 미들 클래스라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친숙한 디자인

자세히 뜯어보니 혼다답게 깔끔함과 완성도가 보인다. 어디 하나 억지스럽거나 불필요하게 꾸민 느낌이 들지 않아 좋다. 하부를 훤히 드러내놓고 있어 엔진과 매니폴드 라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병렬 트윈 엔진은 간결하게 생겼는데 엔진 헤드와 커버 일부의 색깔을 황동색으로 처리해 리듬감을 준 것은 적절했다. 컬러감이 고급스러워 보는 맛도 있다. 매니폴드도 심심하지 않게 한번 휘어지며 머플러로 이어진다. 머플러 역시 다른 두 모델과 공유한다. 프레임 일부가 노출된 점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엔진과 탱크 사이의 경계를 만들어 주며 연료탱크의 볼륨감을 살린다. 작고 기계적으로 생긴 슈라우드나 뾰족한 인상의 헤드라이트도 전체적인 디자인과 잘 어울린다. 마음을 훅 당기는 생김새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어디 하 나 빠지는 점도 없다.

균형 잡힌 밸런스로 자신감 UP

포지션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편이다. 슬쩍 벌어진 핸들바는 높이가 적당했다. 라이딩 포지션은 상체가 슬쩍 서는 타입으로 어깨를 벌려 스트리트 파이터의 공격적인 포지 션을 잡기에도 좋았다. 차체 절대 중량이 무겁지 않고 발착지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시트고에 따른 부담도 적은 편이다. 시트는 잘록하고 연료탱크도 니그립을 하기에 편안하다. 리어 시트는 운전자석과 단차가 있는 타입으로 슬쩍 엉덩이를 받쳐주어 공격적인 주행을 하기에도 좋았다. 471cc 병렬 트윈 엔진은 절대적인 크기에서 오는 압도감은 없지만 명확하면서도 끈기 있게 회전하며 속도를 붙여준다. 엔진은 적당한 리듬감과 회전 질감으로 스로틀 조작에 따른 만족도를 주었는데 적당히 박력 있게 공명음을 내는 배기음도 한몫을 했다. 의외의 묵직함과 낮은 소리는 라이더를 기분 좋게 했다. CB500F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밸런스다. 라이더 포지션과 차체의 무게 밸런스가 무척 잘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와 직관적 출력 특성의 엔진이 합쳐지며 조화를 이루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컨트롤에 대한 즐거움이 살아난다. 생각한 대로 눕고 예상한 대로 돈다. 이거 재미있다. 서스펜션은 미들 클래스에서 기대하는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움직임이 기민하지는 않았지만 무게와 충격을 적절하게 받아주어 라이더가 이해하기 쉽다. 브레이크 설정 도 도드라지는 부분 없이 라이더의 입력에 따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제 점수는요

혼다 CB 500 시리즈 중에서 처음과 끝의 인상이 가장 달랐던 것은 CB500F다. 아쉽게도 첫인상에서는 매력을 못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최근 혼다에서 소위 밀고 있는 것이 새로운 네오 스포츠 카페 CB 시리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전 세대의 CB 얼굴이 새로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시트에 앉았을 때 인상이 확 바뀐 것은 CB500X와 CBR500R을 번갈아 탔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일 플랫폼인 이들 모델 중에서 오히려 많은 것을 덜어낸 CB500F 쪽이 라이딩의 순수함을 즐기는 데에 더 적 합한것은 당연하지만 신선한 결과였다. (글 이민우 기자)



슈퍼 스포츠를 향한 도약점 HONDA CBR500R

고수가 되기 위해선 기초가 중요하다. 탄탄한 기초를 만들기 위해선 좋은 선생님과 준비물, 꾸준한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완성도 높은 밸런스에 더욱 강렬해진 스타일까지 입은 CBR500R은 성장을 위한 튼튼한 발판이 될 것이다. 

CBR500R은 CB500F을 나란히 놓고 보면 닮은 구석이 많다. 프레임부터 연료탱크, 프런트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프런트와 리어 펜더도 같다. 브론즈 컬러의 엔진 헤드와 클러치 케이스, 엔진 커버도 공유한다. 하지만 CBR500R 은 단순히 스포츠 룩이 아니라 스포츠 주행을 고려한 특화된 구성으로 차별화했다. 사이드 페어링은 공기역학을 고려해 설계했으며 페어링 속에 숨은 배기 라인과 엔진을 식힌 공기가 효과적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했다. CB500F와 달리 클립온 핸들바를 적용했고 스포츠 주행을 지향하는 던롭 스포츠맥스가 적용되었다. CBR500R은 페어링으로 바이크 전체가 덮여있어 형제 모델 중 가장 고급스러워 보인다. 혼다의 플래그십 슈퍼 스포츠 CBR1000RR 파이어블레이드에서 물려받은 디자인 큐를 담은 얼굴에서 배기량 이상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신형 CBR500R은 프런트 페어링의 디자인을 개선해 헤드라이트 윗부분을 조금 더 숨기며 라인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었다. LED 등화류가 적용되며 얼굴이 날렵해질 수 있었다. 새로운 LCD 계기반은 500시리즈와 모두 공유하는 것으로 CBR500R의 라이딩 포지션에 적합한 각도로 설정되어있다. 전작의 아쉬움이었던 ABS가 이제는 기본으로 장착된다. 최신형 ABS 모듈이 채택되었고 ABS 작동 시 라이더에게 전해지는 진동이나 충격이 줄어들도록 설계되어 안정적이다.


수준 높은 밸런스

주행 자세를 취해보면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며 제법 공격적인 모습이 연출된다. 이전 세대보다 핸들바의 각도를 8도 앞으로 기울였고 풋 스텝의 위치를 위와 뒤쪽으로 조금 이동했기 때문이다. 일상 주행에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상체를 더욱 숙이고 엉덩이를 뒤로 빼면 더 스포티한 자세도 완성된다. 일상적인 주행과 스포츠 주행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혼다의 고민과 노하우가 엿보인다. 클립 온 핸들바는 스포츠 스타일과 함께 스포츠 주행 시 더욱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는 동시에 위로 슬쩍 올라오는 타입으로 시내 주행과 저속 주행 시의 편안함을 고려했다. 또 시트의 형상을 개선해 시트고는 이전과 동일한 785mm임에도 발착지성이  더 좋아졌다. 연료탱크 아래 허벅지가 닿은 부분을 깎아 폭을 줄였기 때문인데 이 덕분에 니 그립과 체중 이동이 더욱 편리해졌다. 시트도 앞, 뒤로 공간이 조금 남게 되는데 체중 이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다. CBR500R에선 CB500F나 CB500X의 경쾌한 감각보다는 균형적인 무게 배분과 부드러운 엔진 필링을 더 느낄 수 있다. CBR500R에 앉아 라이딩 자세를 취하면 머리가 앞바퀴와 뒷바퀴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높이도 낮게 깔리기 때문이다.


더 깊이, 더 빠르게

클러치를 붙이며 출발하면 부드러운 토크가 뒷바퀴에 전달된다. 두툼하진 않지만 끈기가 느껴진다. 케이블 스로틀의 반응은 즉각적이며 엔진 회전은 부드럽게 상승한다. 최대 토크가 6,500rpm, 최고 출력은 8,500rpm 에서 나오며 금세 rpm 게이지는 금세 레드존 영역으로 접어든다. 클러치는 가볍고 기어도 매끄럽게 맞물린다. 점점 속도를 높여가지만 두려움과 긴장은 느끼지 못한다. 프런트 페어링은 주행풍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며 라이딩 포지션과 무게중심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사이드 페어링이나 리어 페어링 등 공기역학을 고려한 설계도 한몫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CBR500R은 고속 주행보다 와인딩 구간에 더 잘 어울린다. 가벼운 차체로 라인을 수정하기 쉽고 앞, 뒤로 길고 폭이 좁은 시트는 체중 이동을 하기 적합하다. 엉덩이를 슬쩍 빼며 바이크를 기울이면 상체가 자연스럽게 코너 방향으로 떨어진다. 핸들바와 시트, 연료탱크의 형상이 라이딩 스킬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바른 자세가 잡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코너를 하나씩 주파해 갈수록 점점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 간다. 엔진은 탄력을 쉽게 회복하고 서스펜션은 급격한 움직임이 없으며 쉽게 한계를 드러내지 않는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부드러운 편이다. 감속 시 서스펜션이 줄어들고 가속할 때 늘어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바이크의 움직임을 체득하기 쉽고 한계를 쉽게 읽을 수 있다. 프런트 서스펜션은 조절식으로 주행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댐핑을 조절 할 수 있다.


쿼터와 미들 사이

CBR500R을 고려하는 이들은 대형 입문자 혹은 초심자일 것이다. 500이라는 수식어로 CBR500R을 미들급으로 분류한다면 출력과 구성이 아쉽게 느낄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자면 쿼터급에 더 가깝다. 그렇게 경쟁 모델을 찾아본다면 CBR500R의 경쟁력은 상당하다. 차체 사이즈부터 디자인은 상위 클래스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2기통 471cc 엔진의 성능은 수치에서도 앞서지만 주행 시 느껴지는 가속력과 최고속 역시 한 클래스 이상이다. 높은 완성도와 밸런스는 CBR500R과 함께하는 경험의 양만큼 라이더를 성장시켜줄 것이다. CBR500R은 마음속으로 동경했던 슈퍼 스포츠 바이크 오너로 향하는 시작 혹은 중간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줄 선생님이자 준비물이다. (글 조건희 기자)


2편으로 이어집니다.

글/사진  월간 모터바이크 편집부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honda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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