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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위법행위에 동승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임유신 입력 2019.08.21 10:14 수정 2019.08.21 10: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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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 동승자에게 책임을 물리면 위법 행위가 줄어들까?
동승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다면 운전자의 위법행위를 줄일 수 있다. 동승자가 도로 안전과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낼 열쇠다.
동승자는 운전자가 마음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자동차에서 운전석 옆자리는 조수석이라고 한다. 요즘 시대에 운전석 옆자리에 탄 사람이 조수 역할은 해도, 진짜 조수가 앉지는 않는다. 조수석의 유래는 자동차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자동차는 시동 걸 때 크랭크축에 막대를 연결해 돌렸는데 힘이 많이 드는 일이어서 담당하는 조수를 옆에 태우고 다녔다. 조수가 앉는 자리라고 해서 운전석 옆자리는 조수석이라고 불렀다. 시동장치가 발명된 후 조수는 필요 없어졌고 조수석은 명칭만 남았다. 요즘에는 동승석이라 부르지만 조수석이라는 말도 여전히 사용한다.

조수는 아니더라도 운전석 옆자리에 앉은 동승자는 조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운전자가 졸지 않도록 가끔 말을 걸어주거나, 주행 중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기능 조작을 대신 하거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주거나, 음료수 뚜껑을 열어주는 등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예전에는 지도를 대신 봐주거나 통행료를 챙기는 역할도 했지만 요즘에는 내비게이션과 하이패스가 대신하고, 전화도 블루투스 사용이 늘면서 굳이 동승자가 받지 않아도 되는 등 시대 변화에 따라 동승자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운전자 옆 자리는 동승석 또는 조수석이라고 부른다. 

동승자를 단순히 옆자리에 앉는 사람으로 인식하는데, 지켜야 할 에티켓도 만만치 않다. 동승자가 졸면 운전자도 덩달아 졸음이 오기 때문에 가능하면 졸지 말아야 한다. 적당한 대화는 필요하지만 주의를 흩트릴 정도로 말을 많이 걸거나 시끄럽게 얘기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을 무시하고 자기 기준에 맞춰 조언한다든가, 차에 대해 좋지 않은 소리를 해 운전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문을 세게 닫거나 옆 차를 살피지 않고 열어 문콕 테러를 가하는 일도 운전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이다. 음식물을 먹으면서 흘린다거나 대시보드에 발을 올리는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 부산하게 움직여서 사이드미러 시야를 가리는 행동도 안전운전을 방해한다.

에티켓을 넘어 법적으로도 지켜야 할 일들이 있다. 동승자도 안전벨트는 꼭 매야 한다. 동승자가 매지 않아도 책임은 운전자가 지기 때문에 과태료는 운전자가 내야 한다. 운전자가 과태료 내지 않도록 할 목적이 아니라, 자기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벨트는 꼭 매야 한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운전자의 지시는 꼭 따르도록 한다.

혼자 운전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옆에 누가 타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음주운전은 최근 기준과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음주운전은 방조죄가 있어서 때에 따라 동승자도 처벌받는다. 방조죄 입건 대상은 음주 사실을 알면서 차량을 제공하거나, 음주운전을 권유·독려·공모해서 함께 탄 자,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자, 음주운전을 예상하면서 술을 제공한 자 등이 해당한다. 처벌은 적극적으로 독려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 단순 방조일 때는 1년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방조 행위를 입증하기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와서, 동승만으로도 음주 운전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처벌 여부를 떠나서 운전자와 본인의 안전은 물론 도로 위 타인을 위해서도 음주운전은 적극적으로 말려야 한다.

동승자는 차 안에서 운전자를 위한 크고 작은 역할을 해내고 때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지기도 한다. 동승자가 운전자의 행동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운전 중 일어나는 위험 요소나 위법 행위,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위 등을 막을 수 있다. 자동차 운전 중에 일어나는 위험 또는 위법 행위는 난폭운전, 과속, 담배꽁초 등 쓰레기 버리기, 신호 위반, 휴대폰 통화, 영상 시청, 일반인의 장애인 주차장 주차, 졸음운전, 추월차로 주행 등 상당히 많다. 대부분 동승자가 운전자에게 하지 말라고 권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운전자가 이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도로는 더욱 안전하고 쾌적해진다.

운전자가 위반했을 때 동승자에게도 같이 책임을 묻는다면 어떨까? 동승자는 운전자의 위법 행위를 적극적으로 말릴 테니 위법 행위가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음주 운전처럼 피해가 큰 것들은 단속이라도 하지만,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는 자잘한 법규 위반은 줄어들지 않는다. 교통 문화가 성숙해 자율적으로 잘 지키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법규 위반은 줄어들지 않는다. 동승자에게 운전자가 법규를 지키도록 권하는 책임을 지워준다면 성숙한 운전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법적으로 문제나 부작용은 없는지 어떤 효과를 낼지 검토해야 하고, 시행했을 때 제대로 단속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 어떤 위법 행위를 대상으로 삼을지도 고민할 문제다.

동승자는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하고 법을 지키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수석은 도로를 더욱더 안전하고 쾌적한 곳으로 만드는 중요한 자리다. 동승자는 단순히 조수석에서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스티어링휠만 잡지 않았다뿐이지 운전자와 다를 바 없는 큰 책임이 따른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evo>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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