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산에서 태어나 도시로..마초의 본능 지프 랭글러

조회수 2019. 9.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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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를 경험할 수 있는 2019 지프 캠프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는 SUV로 시작해 SUV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UV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양한 SUV를 출시한다. 최근 나온 SUV는 90% 이상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다. 심지어 4륜 구동을 선택할 수 조차 없는 모델도 있다. 지상고를 조금 높이고 캐빈룸을 높이면 모두 SUV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에 열린 '2019 지프 캠프'는 온로드 SUV가 아닌 극강의 오프로드 체험장이다. '지프 랭글러는 오프로드를 타봐야 맛을 알고 구매 리스트에 넣는다'는 마초들의 전설이 있다. 랭글러는 온로드보다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온로드 주행에선 불편투성이지만 오프로드에선 제왕이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산에서 태어나 도시로 향한다. 도심과 자연을 아우른다

시승 차량은 지프 랭글러 파워탑이다. 지난 4월 국내 출시한 모델로 천장 전체가 소프트탑이다. 슬쩍 보면 다른 랭글러와 차이점이 없다. 7슬롯 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 각진 디자인은 영락 없는 지프 랭글러다. 차이는 실내에 있다. 운전석 머리 위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순식간에 자연과 하나가 된다. 윈드실드와 보디 프레임을 제외한 소프트탑 전체가 열린다. 상당한 개방감을 맛 볼수 있다.

​지프 특유의 7-슬롯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지프 랭글러는 오랜 세월 변함없는 각진 디자인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디자인 추세와는 동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변함없는 지프 만의 디자인에 환호하는 고객이 넘쳐난다. 랭글러는 지프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함과 동시에 가장 사랑받는 모델이다.

​오프로드를 위해 한 껏 꾸민 랭글러

시승 코스는 평창에 위치한 휘닉스파크 스키장이다. 슬로프를 통째로 오프로드 코스로 꾸몄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한껏 튜닝한 랭글러들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해 2억원 이상을 투자한 차주도 있다. 시승 차량은 아무런 튜닝도 돼 있지 않은 순정 상태 그대로다. 한껏 튜닝한 랭글러들 사이에 껴 괜한 민폐를 끼치는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272마력의 2.0 가솔린 터보 엔진

랭글러 파워탑의 보닛 속엔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튜닝이 안된 순정 상태지만 파워탑 모델은 기본적으로 루비콘 기반이다. 차량 측면을 보면 미국 네바다주의 험난한 루비콘 트레일 코스를 통과한 차량에게만 부여되는 '트레일 레이티드' 뱃지가 붙어있다. 믿음직한 지프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됐다는 의미다. 트랜스퍼 레버를 이용해 2H부터 4H AUTO, 4H PART TIME, 4L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노면 상태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번 시승은 처음부터 끝까지 극강의 기어비를 자랑하는 4L로 진행했다.

​스키장 슬로프는 랭글러에겐 재밌는 놀이터일 뿐이다

우선 잡풀로 뒤덮힌 스키장 슬로프를 오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라면 손쉽게 지날 수 있겠지만 태풍 영향으로 비가 내려 진흙과 풀이 뒤엉켜 있는 가파른 오르막은 시작부터 난관이 아닐 수 없다. 행사 당일 태풍 링링이 북상해 비를 동반한 엄청난 강풍까지 불고 있었다. 기어를 중립(N)에 놓고 4L로 기어를 변경하고 살짝 엑셀만 밟아주면 손쉽게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길은 잃을 수는 있지만 가지 못하는 길은 없다’라는 지프의 슬로건에 어울리는 주행 성능이다. 미끄러운 진흙탕에 들어 서자 좌우로 요동친다. 진흙속에 바퀴가 미끄러지면서 드리프트 느낌까지 난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은 천장을 열고, 신나는 노래를 감상하는 것뿐이다.

​다양한 오프로드 체험코스

정상까지 손쉽게(?) 올랐더니 이번 행사를 위해 마련한 각종 오프로드 코스가 눈 앞에 펼쳐진다. 통나무 서스펜션, 도강, 모글, 락 크롤링, 수로 탈출, 시소, V 계곡 등 총 15개의 코스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오프로드와는 한 차원 다르다. 랭글러의 오프로드 성능을 최대치까지 경험해 볼 수 있다.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하기 전 지형에 따라 바퀴의 축을 제어하는 스웨이바 분리 버튼과 주행 상황에 따라 특정 바퀴에 힘을 몰아줘 험로 탈출을 용이하게 하는 전후륜 액슬락 버튼을 눌렀다. 오프로드를 정복할 준비를 끝마쳤다.

​험난한 길도 랭글러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온로드에 초점을 맞춘 오버랜드도 이 정도 오프로드는 식은죽 먹기

바닥이 손에 닿을 듯이 차가 한 쪽으로 기울어지기도 하고 꽤 깊은 수심의 진흙탕 물을 지나도 랭글러는 거침이 없다. 피칭과 롤링을 시시각각 각도로 볼 수 있는 기능도 달려 있다. 운전자의 오프로드 주행 실력보다는 차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된다. 운전자는 단지 스티어링휠 조작만 제대로 해주면 될 뿐이다. 스웨이바를 분리하고 나니 승차감이 한결 나아진다. 큰 바위를 넘어 갈 때도 차체는 중심을 잃지 않는다.

한바탕 신나게 오프로드 체험을 마쳤더니 차체는 온통 진흙범벅이다. 평소라면 당장 흙을 털어내기 위해 세차장으로 향했겠지만 랭글러에 묻은 진흙은 오히려 멋이 더해진 모습이다.

​실내는 최신 편의장치로 채웠다

랭글러는 신형 모델을 출시하며 편의장비를 대거 장착했다. 8.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또 유 커넥트 어플을 이용해 시동을 걸고, 문을 여닫고, 클락션과 비상등 등을 조작할 수 있다. 구형 지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호화 옵션이다.

지프 랭글러는 산에서 태어나 도심으로 나온 차다. 도심에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자연 속에 들어가면 특별한 나의 개성을 드러낼 유일한 차다. 독보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즐길 이 하루를 위해 나머지 괴로움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랭글러는 빠르게 달리지 않아야 즐겁다. 천장을 열고 달리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기분까지 누릴 수 있다. 최신 장비로 무장하고 온로드 성능에 초점을 맞춘 최신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이다. 고통이라기 보다는 성숙한 아픔이랄까. 랭글러로 오프로드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경험한다면 그 매력에서 빠져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죽기 전에 타야 할 버킷리스트'에 바로 넣을 차다. 

한 줄 평

장점 : 타봐야 아는 독보적인 오프로드 성능

단점 : 도심 주행에서의 불편함..그래도 참을 수 있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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