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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X5 M50d

김태후 입력 2019.08.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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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TO BE THE BEST

SUV의 실용성은 물론 경제적인 M 파워와 프리미엄 퀄리티, BMW 최신 자동차 기술까지 총망라한 X5 M50d의 매력을 파헤친다.

1999년 브랜드 특유의 스포츠 DNA를 품고 탄생한 BMW 최초의 SUV ‘X5’는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ports Activity Vehicle, SAV)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며 전 세계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프리미엄 SUV 시장을 선도하며 SUV의 승리 공식으로 통했던 X5가 어느덧 4세대를 맞았다.

전보다 더욱 강렬해진 디자인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이번 신형 모델은 동급 세그먼트를 압도하는 첨단 사양까지 가득 채워 넣었다고 하니 타보지 않을 수가 없다.

신형 X5 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인 M50d를 소환했다. 1억4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도 놀랍지만, 이 친구는 터보를 네 발이나 단 강심장을 가졌다. 이 범상치 않은 스펙은 이미 타기 전부터 스포티함을 물씬 풍기는 역동적인 외모가 말해준다.

가시거리 500m를 자랑하는 레이저 라이트를 장착한 헤드램프는 눈매부터 다르다. 디테일을 더 살리고, 빛이 발사되는 부분에 파란 도료를 칠해 기존과 차별화된 차세대 광원을 잘 표현했다.

크기를 키운 키드니 그릴에 불만은 없다. 너무 커지지 않았나 하는 우려와 달리 막상 눈으로 보면 SUV의 위풍당당함을 보여주기엔 제격이란 생각이 든다. 번쩍번쩍 빛나는 크롬 소재 대신 입힌 M 퍼포먼스 모델 특유의 세슘 그레이 컬러까지 마음에 든다. 그릴 외에도 에어 인테이크 부분과 사이드미러까지 이 독특한 색으로 마감하니 존재감이 더 강하다.

측면으로 오면 휠이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22인치 휠에 신긴 타이어를 보고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앞 타이어 사이즈가 275mm다. 자차를 인치업한답시고 바꾼 뒤 타이어가 275mm인데, 이 녀석은 앞이 이미 275mm 사이즈를 신었다.

그럼 도대체 뒤는 얼마나 광폭인지 보니 뒤 타이어는 무려 315mm 사이즈를 신는다. 웬만한 슈퍼카를 능가하는 M50d의 무시무시한 토크를 안정적으로 받아내려면 이 정도 광폭 타이어가 필요하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두툼한 타이어가 받쳐주니 뒤태도 왠지 더 빵빵하다. 폭이 2004mm나 하는 것도 이유겠지만, 리어 디퓨저 좌우로 위치한 머플러 팁과 좌우로 찢어진 테일램프 등 디자인적으로 가로로 길게 쭉쭉 뻗은 선이 위아래로 도드라져 후면부를 다부져 보이게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후방 카메라다. 위치가 아닌 모양이. 기술력이 뛰어난 제조사이면 배지 안으로 숨기거나 해서 차체와 충분히 일체감 있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돌출된 모양이 마치 애프터마켓용으로 장착한 듯 차체와 따로 논다.

실내는 언뜻 보면 같은 시기 풀체인지된 G 보디 계열의 신형 3시리즈와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콕핏에 앉아보면 확실한 급의 차이가 느껴진다. 시트와 도어 트림에 패턴 스티치를 더해 가죽 인테리어를 더욱 화려하게 빛냈고, 크리스탈 장식이 들어간 기어노브는 M50d 품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선 충전 시스템, 통풍 시트, 스티어링 휠 히팅 기능 등 자잘한 기능도 무척 많아서 오히려 있는 기능보다 없는 기능을 찾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른다.

보통 시승차를 타면 타자마자 유선 혹은 무선으로 휴대폰을 차에 연결한다. 지도 앱 안내 멘트를 차량 스피커로 듣기 위해서다. 최근 차들은 애플 카플레이까지 지원해 시승할 때면 아이폰 유저로서 참 편리하게 이용했다. 최신 BMW 차량들도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무려 무선 연결이지만, 타 브랜드 차량처럼 그냥은 사용 못한다.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에 계정을 만든 다음 차대번호로 차량을 등록하고 결제를 통해 해당 차량에 애플 카플레이를 활성화해야 그때부터 사용 가능하다. 좋은 서비스는 돈을 내고 누리는 것이 맞지만, 타 브랜드는 무료인데 BMW만 돈을 내라고 하니 쓰는 사람 입장에선 찜찜할 수 있겠다.

차에 탈 땐 자주 음료수를 먹는 사람으로서 컵홀더의 냉온 기능은 무척 반갑다. 다만 바닥에 금속판이 있어 바닥 면이 평평한 용기가 아니면 효과가 미미하다. 출발 준비는 마쳤으니 시동을 걸어본다. 꽤 묵직한 배기음은 의외다. 모처럼 날씨가 좋으니 선글라스를 쓰고 선루프까지 활짝 열었다.

X5 M50d에 들어간 선루프의 이름은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스카이라운지’다. 화려한 이름처럼 1만5000개 이상의 그래픽 패턴이 박혀 있다고 하는데 대낮에는 햇빛이 강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차가 운전자의 비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차선 및 속력, 조향까지도 알아서 유지해주고 운전 외에 날씨, 뉴스 등 필요한 정보까지 준다. BMW 운전자 보조 기술 중 하나인 후진 어시스트는 운전자가 전진 주행한 50m를 기억해 필요하면 운전자 대신 후진까지 대신해주니 고마운 기능이 아닐 수 없다.

BMW의 인포테인먼트는 조작법까지 비교적 간단해서 버튼을 누르든 스크린 터치를 하든 원하는 기능을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다.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야 찾아보면 많겠지만, 이정도만 해도 충분한 발전이다.

예상대로 컴포트 모드에선 에이스 침대에 누워 가듯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웬만한 요철쯤은 가볍게 퉁퉁 튕겨주며 앞으로 나아간다. 더는 볼 것 없다. 바로 스포츠 모드로 넘어온다. 스포츠 모드 버튼은 한 번 더 누르면 더 역동적인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세팅된다.

본격적인 달리기를 직감한 차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차고를 낮춘다. 다른 때에도 직접 차고 조절을 할 순 있지만, 속력이 너무 빠르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은 참고하자.

가속 페달에 발끝을 대자 예민하게 반응하며 발에 채웠던 족쇄를 푼 듯 거구의 몸을 가볍게 움직인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의 X5 M50d는 물 만난 고기처럼 도로를 질주한다. 너무 안정적이어서 속도감조차 없지만, 계기판 속도계 바늘은 벌써 시속 100km를 가리킨다.

가속 페달에서 느끼지는 힘은 이제 시작이라는 듯 여전히 팔팔하다. 끝까지 밟아본다. 어느새 시속 200km를 넘어섰어도 실내는 여전히 조용하다. 바삐 돌아가는 엔진의 굉음이 나지막이 멀리서 조용히 들려올 뿐이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7.5kg·m의 힘을 되는 데로 최대한 뿜어댔다. 이 괴물같은 힘을 어떻게 잠재울지 기대가 됐다. 주변에 차가 없는 틈을 타 발끝에 온 힘을 집중해 풀브레이킹. 이때 차체 앞코가 바닥에 꽂히듯 노즈 다운이 일어나면 좋은 브레이킹이 아니다. X5 M50d는 차체가 아주 미세하게 공명하더니 아무일 없었다는 듯 사뿐하게 멈춰 선다. 다시 생각해도 놀라운 제동 실력이다.

솔직히 X5 M50d의 주행 성능에 감동했다. X5가 지금까지 전 세계 22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효자 모델이기에 이번 4세대를 무척 기다렸고, 거기다가 터보가 4개나 달린 괴물 트림이기에 더 기대했지만, 기대치를 아예 훌쩍 뛰어넘었다.

뛰어난 정숙성에 디젤임에도 디젤같지 않았고, 민첩한 움직임에 SUV임에도 SUV같지 않았다. 이젠 SAV를 표방한 타 브랜드의 경쟁 모델도 숱하게 생겨났지만,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해온 X5는 세그먼트 창시자답게 여전한 위용을 자랑한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920×2004×1745mm

휠베이스 2975mm

엔진형식 I6 터보, 디젤

배기량 2993cc

최고출력 400ps

최대토크 77.5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9.7km/ℓ

가격 1억3860만원

글 | 박지웅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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