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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의 보급형 포르쉐, 914

오토티비 입력 2019.09.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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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의 후광으로 최근 매매 가격 크게 뛰어

포르쉐 올드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몇 가지가 있는데, ‘911’이나 ‘공랭식’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포르쉐 올드카 마니아들이 사랑을 듬뿍 주고 있는 포르쉐 911, 특히 코드네임 964(1989~1993년)는 다양한 911 중에서도 가장 핫한 모델인데요. 이 중에서도 터보 모델은 이제 웬만한 돈으로는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고가의 올드카가 되었죠.

포르쉐 914(1969~1976년)

이런 포르쉐 911 올드카들의 가격폭등과 함께 당시에는 염가형 포르쉐라고 불리며 찬밥신세였던 몇몇 포르쉐들도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폭스바겐과 함께 만든 포르쉐 914입니다. 오늘은 포르쉐 914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969년 포르쉐 912 후속으로 나와

포르쉐 914

1969년에 나와 1976년까지 생산된 포르쉐 914는 포르쉐 912(1965~1969년)의 후속으로 나온 보급형 포르쉐입니다. 포르쉐 912는 6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있던 포르쉐 911의 염가형 버전으로 만들어졌으며, 6기통의 911과 달리 4기통 엔진을 얹었었죠.

‘카르만 기아’라는 자사의 쿠페 및 컨버터블을 대체하는 후속 모델이 필요했던 폭스바겐과, 기존의 포르쉐 912 후속 모델을 만들되 911 라인업과 혼돈되지 않는 형태의 보급형 포르쉐를 만들어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 했던 포르쉐의 목표가 하나가 되어 포르쉐 914가 탄생되었습니다.

포르쉐 914는 폭스바겐이 생산과 판매를 모두 맡아서 했는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포르쉐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정통 포르쉐가 아니다’라는 평가가 늘 있어 왔고, 클래식카 세계에서도 각광받지 못하는 미운 오리 새끼 같은 포르쉐 중 하나였습니다.

최근 5~6년 사이 가격이 무려 3배나 상승

이렇게 찬밥 신세이던 포르쉐 914에 클래식카 컬렉터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최근 5~6년 사이의 일입니다. 포르쉐 914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염가형 포르쉐인 912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진 것이 그 시발점이었는데요. 4기통의 가벼운 엔진을 얹은 포르쉐 912가 오히려 포르쉐의 기본정신과 철학에 더 맞는다는 의식이 확대되면서부터죠. 덕분에 클래식카 시장에서 포르쉐 912의 시세는 비슷한 시기의 911과 맞먹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후 912의 후속 모델인 914에 대한 평가 역시 다시 이루어지며 폭스바겐과의 콜라보레이션에 관한 여러 스토리, 특별한 모습의 차체 디자인, 가볍고 경쾌한 운동특성 등이 높게 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 포르쉐 914는 4기통 엔진을 탑재한 914/4와 6기통 엔진을 얹은 914/6이 만들어졌는데, 특히 914/6은 생산대수가 적어 희귀차종으로 분류되며 특별한 대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찬밥 신세였던 914의 시장 가격이 최근 5~6년간 평균 3배 정도는 뛰었으니 사람들의 ‘인생사’처럼 ‘차생사’ 또한 변화무쌍한 듯합니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차체

극단적인 직선과 곡선이 조화된 포르쉐 914의 디자인은 당시 2시터(2인승) 형태의 로드스터나 쿠페의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엔진을 뒤에 얹은 덕분에 앞쪽 후드라인을 낮고 슬림하게 만들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도 펜더 양쪽으로 튀어나오듯 배치된 램프류의 디자인은 포르쉐 914만의 특별함을 더해 줍니다.

지붕이 없는 타르가톱만 있어

지붕이 없는 타르가톱 형태로만 제작된 914는 심플한 실내 디자인과 가벼운 차체 구조 등으로 달리는 데 충실한 ‘독일산 클래식 소형 경량 로드스터’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911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기에, 잘 관리된 개체의 수가 많지 않은데요. 이번에 만났던 914는 특별한 리스토어나 복원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상당히 괜찮은 수준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리지널리티가 잘 보존된 차를 만나는 것은 클래식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일이기도 합니다.

센터페시아를 보면 언뜻 이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의 아무런 장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보통의 차들에 주로 적용된 4단 수동변속기 대신 5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어, 높은 성능을 추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드십 엔진이 주는 경쾌한 사운드

914는 리어 글라스 바로 아래에 1.7L, 1.8L, 2.0L 등의 4기통과 2.0L의 6기통 엔진을 얹었습니다. 이번에 만난 914는 그중에서도 6기통 엔진이 적용된 914/6 모델이었는데요. 시승하는 내내 경쾌하고 굵은 사운드를 뿜어내며 온몸을 자극했습니다.

이렇게 엔진 뒤쪽에 별도의 공간이 있어 2인승 경량 로드스터임에도 편리하게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클래식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클래식카나 올드카를 직접 타면서 즐기기 위해 구입할 수도 있고, 투자 목적을 위해 살 수도 있죠. 또 리스토어를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보유하고 있는 클래식카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종된 지 40여 년 만에 재평가를 받으면서 가격 또한 크게 오른 914는 클래식카 시장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글, 사진 김주용(엔터테크 대표,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 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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