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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돈 4000만 원 초저가 부가티, 스피드 키 500대 한정 '완판'

김이제 기자 입력 2019.09.20 08:32 수정 2019.09.20 09: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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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에 관한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이 있다. 기쁜 소식은 마침내 3만 3000달러(한화 약 3943만 원)면 살 수 있는 ‘서민의 부가티’가 출시됐다는 것이다. 슬픈 소식인 그것이 어린이용이고, 500대 한정판이며, 그 마저도 이미 다 팔리고 없다는 것이다. 바로 ‘부가티 베이비 II’의 이야기다.

올해 창립 110주년을 맞은 부가티가 110주년 기념 모델 ‘센토디에치’ 외에도, 어린이 팬들을 위한 ‘베이비 II’를 출시했다. 지난 3월 제네바에서 처음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이 차량은 비록 어린이용 전동 자동차지만, 어린이보다는 부자 마니아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기 위해 탄생했다.

리옹 그랑프리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레이스카, 1924년형 부가티 타입 35를 디지털 스캔해 실물의 75% 스케일로 제작한 베이비 II는 단순한 장난감으로 치부하기에 놀라운 품질로 만들어졌다. 실제 부가티 완성차처럼 장인의 수작업으로 조립됐으며, 여느 부가티 모델과 마찬가지로 순은으로 제작된 정품 엠블럼이 부착됐다. 즉, 일반도로를 달릴 수는 없지만 엄연한 부가티 자동차 중 하나라는 의미다.

운전석에는 100년여 전 레이스카처럼 우드 스티어링 휠이 장착돼 있고, 클래식한 계기판으로 꾸며졌다. 부가티 정식 모델이기 때문에 내부의 플레이트에는 각 차량의 차대번호가 기록된다. 그 밖에도 오리지널 레이스카의 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알로이 휠, 클래식한 헤드램프 등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베이비 II에는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이 탑재된다. 1.4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기본 탑재되며, 옵션으로 2.8kWh 대용량 배터리를 고를 수도 있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무려 30km나 된다. 전기 모터는 상황에 따라 세 가지 모드로 출력을 설정할 수 있다. 어린 자녀가 베이비 II를 몰 때의 최고출력은 1.3마력, 최고속도는 20km/h에 그친다.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리모콘 조작장치는 기본 옵션이다.

하지만 부가티를 타는 호사를 자녀만 누리는 게 분하다면 몰래 베이비 II를 탈 수도 있다. 그런 어른들을 위해 페달 위치를 성인 시트 포지션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성인 모드에서 최고출력은 5.4마력, 최고속도는 45km/h까지 높아진다.

그리고 어린이용 전동차 계의 하이퍼카가 되고 싶다면 ‘스피드 키’로 시동을 걸면 된다. 이 경우 최고출력은 무려 13.4마력으로 치솟고, 최고속도 제한이 완전히 해제된다. 최고출력 17.1마력, 공차중량 475kg인 르노 트위지가 80km/h까지 거뜬히 가속하는 것을 고려할 때, 226kg에 불과한 경량 차체 덕에 베이비 II의 최고속도는 100km/h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답다.

사실 부가티가 어린이용 전동차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26년, 창업자 에토레 부가티는 큰아들 쟝 부가티와 함께 막내아들 롤랑 부가티의 4살 생일 선물로 타입 35 전동차를 만들었다. 당초 롤랑을 위한 하나뿐인 자동차였지만, 부가티 공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500대의 ‘베이비 I’이 판매됐다. 즉,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베이비 I의 후속이자 2세대 모델인 셈이다.

1936년 단종된 지 무려 83년 만에 부활한 베이비 II지만, 역시나 반응은 뜨겁다. 합성 소재로 만들어진 3만 3000달러짜리 기본 모델은 물론,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비테세’ 트림과 수제 알루미늄 바디에 환상적인 금속 도색이 입혀진 최상급 ‘푸르 쟁’ 트림을 포함해 500대가 출시 전에 완판됐다. 기본 모델은 현대자동차 그랜저 풀옵션 가격에 육박하지만, 최상급 트림의 차값은 수만 달러가 추가된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첫 부가티 선물을 놓쳤더라도 아직 희망은 있다. 부가티는 인터넷을 통해 베이비 II의 대기 주문 접수를 받고 있다. 물론 추가 생산은 절대 없다. 단지 변덕스러운 고객이 주문을 취소했을 경우, 예비 순번대로 주문 기회가 돌아온다는 게 부가티의 설명이다. 베이비 II는 한정판 모델로 높은 소장가치에 따른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기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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