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Round Hatch Never Dies, 아우디 A5 스포트백

조회수 2019. 10. 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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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곡선과 실용성의 조화, 아우디 A5 스포트백이 뒤늦게나마 한국 땅을 밟았다. 함께한 며칠간의 기록.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늘씬한 스포츠카는 언제나 운전을 좋아하는 이들을 자극하는 로망이다. 그 매력 속에 빠져서 언제까지라도 살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분명히 자신의 만족만을 위해서 사기로 작정했는데 모르는 사이에 탑승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영원히 혼자일 것 같았던 삶도 어느새 자신의 옆과 뒤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하게 된다. 설령 가족을 더 구성하지 않는다 해도 누군가를 태울 일은 반드시 생긴다.



그래서 세단의 실용성과 스포츠카의 로망을 결합한 ‘4도어 쿠페’가 생겼고 어느새 세단에도 쿠페의 스타일과 라인을 적용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흐름은 아우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우디는 라인업을 조금 더 풍부하게 가져가기에 세단인 A4와 쿠페인 A5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 그 중에서도 이번에 시승하는 A5 스포트백은 ‘4도어 쿠페’라는 크로스오버 장르에 걸쳐져 있는 모델이다.



그리고 A5 스포트백에는 또 하나의 사명이 있다. 2015년 후반기에 발생한 치명적인 사건 이후 국내에서 크게 추락한 위상을 다시 세우고자 하는 아우디 코리아의 메인 주자가 된다는 점이다.

물론 신형 A6를 비롯한 다른 모델들도 판매를 앞두고 있지만, 국내에서 ‘엔트리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D세그먼트 모델이 갖는 위상을 생각하면 그 어깨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 비록 도입은 늦었지만, 비로소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선이 모여서 면이 된다

아우디 모델들의 디자인 특징은 단순한 선 몇 개를 조합해 아름다운 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뜻 본다면 심심한 디자인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한동안 자세히 보고 있으면 그 안에 놀라운 기교가 숨어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지금 선택한 모델은 쿠페의 루프를 갖고 있는 패스트백. A필러 끝부분에서 약간 떨어진 지점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유려하게 떨어지는 라인은 실용성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



육각형으로 다듬어진 아우디 특유의 싱글 프레임 그릴과 4개의 원을 품은 엠블럼이 정말 잘 어울린다. 그 주변으로 선이 모이면서 면이 만들어지고 근육질의 보닛, 날카로운 형태의 헤드램프, 펜더를 강조하는 숄더 라인이 생긴다.

덕분에 국내 사양에 적용되는 20인치 5스포크 아우디 스포츠 휠이 어울린다. 프런트 펜더와 도어가 만나는 지점에는 은색 장식과 함께 ‘S Line’ 문구가 작게 새겨져 있다.

실내는 심플의 극을 보는 것 같다. 아우디 특유의 디지털 계기판인 ‘버추얼 콕핏’은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센터페시아에는 에어컨 조작 스위치와 드라이브 모드 등 일부 기능을 제어하는 버튼 외에 아무것도 없다. 센터터널에 있는 아우디 특유의 MMI 컨트롤러는 이전보다 훨씬 다루기 쉬워졌지만, 앞으로는 터치를 지원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시트는 푹신함보다는 단단하다는 감각에 좀 더 맞춰져 있는데, 1열에서는 측면을 제법 잘 지지해준다. 특유의 루프 라인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열에서 성인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으며, 암레스트와 컵홀더도 제대로 준비되어 있다.

트렁크는 깊기보다는 넓은 편으로, 긴 짐을 실어야 할 때도 애써서 2열 시트를 접을 필요가 없다. 적어도 아이 둘을 태울 수 있는 유모차 정도는 간단하게 실을 수 있겠다.


이제는 가솔린이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엔진 라인업은 단 하나,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뿐이다. 최고출력 252ps라고 하면 이제는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직접 탑승해 보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7단 DCT를 조합해 네 바퀴를 구동한다. 작은 크기라고 해서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모델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는다면 운전 자체는 굉장히 편하다. 1600rpm이라는 낮은 회전에서도 토크가 나오는데다가 네 바퀴가 동시에 구동하니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는 안정감이 제대로 느껴진다.



게다가 조용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회전을 높일 것을 속삭이는 엔진이 마음에 든다. 동승자가 있다면 질주 본능을 억제해야겠지만, 언제나 동승자가 있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평소에는 느긋하지만 엔진 회전을 높이면 거동이 달라진다. 가속 페달의 급격한 조작에 터보차저가 미처 따라오지 못한다는 느낌이 약간 들지만, 높아지는 엔진 소리와 함께 손에서, 그리고 시트를 지지하는 등에서 조금씩 느껴지는 가속 감각이 일상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물론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좀 더 가속 감각이 빨라지니 도심에서 벗어났다면 반드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직진에서 느꼈던 안정감은 코너에 진입하면 약간 달라진다. 일상적으로, 그리고 조금 스포츠의 기분을 내서 달릴 때는 괜찮지만, 본격적으로 엔진 회전을 높이고 코너를 공략하려 하면, 뒷바퀴가 잠시 땅을 붙잡지 못하고 튀어 오른다.



처음에는 서스펜션을 의심했었는데 좀 더 자세히 느껴보니 휠이 너무 크고 타이어가 너무 얇아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 역동성을 조금 줄이더라도 18~19인치로 낮추었으면 좀 더 좋은 승차감과 접지력이 나왔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약간 아쉽지만, 자동차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내려는 운전자들이 이 모델을 선택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니 이쯤에서 타협을 보는 것도 맞는 것 같다.



어디까지나 일상적인 주행에서 오는 편안함에 약간의 스포티를 보탠다는 것이 콘셉트고, 그 점에서 A5 스포트백이 갖고 있는 엔진의 성능, 그리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가 잘 어우러지고 있다. 도심에서, 그리고 약간 떨어진 교외에서 잘 어울리는 것이다.

조금 분위기를 내어 달리고 있으니 해는 어느 새 서쪽으로 숨어버리고 길에는 어스름이 깔린다. 낮에는 심플한 라인만이 드러나더니, 밤이 되자 빛의 아름다움을 슬며시 내보이기 시작한다. 헤드램프에 강렬하게 그어진 ‘ㄱ’자 형태의 LED DRL, 그리고 입체적인 형상의 테일램프가 발산하는 빛이 어우러져 도심의 밤을 물들인다. 멀리서 봐도 그 차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745×1845×1400mm
휠베이스 2855mm
엔진형식 I4, 가솔린
배기량 1984cc
최고출력 252ps
최대토크 ​​37.7kg·m
변속기 ​​​7단 DCT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10.1km/ℓ
가격 6237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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