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개성 가득한 소형 SUV,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조회수 2019. 7. 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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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이 새로운 소형 SUV를 준비했다. 이름은 뉴 C3 에어크로스. C4 칵투스와 같은 체급의 막내 SUV지만, 차체를 키우고 오프로더 느낌 물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시트로엥다운 톡톡 튀는 디자인과 공간 구성이 단연 돋보인다. 과연 범람하는 B-세그먼트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안팎으로 꼼꼼히 살펴봤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강동희 기자



15만5,041대.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 성적표다. 2014년 3만 대를 조금 넘는 규모에서 불과 5년 만에 5배나 성장한 셈이다. 비단 한국뿐 아니다.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B-세그먼트 SUV 인기가 매섭게 치솟고 있다. 덕분에 최근 자동차 제조사는 2개 이상 라인업을 늘려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현대 베뉴와 기아 셀토스가 대표적이다.

인기의 이유가 무엇일까?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키 덕분에 운전 시야가 좋고, 실용성도 뛰어나다. 또한, 같은 체급의 세단 또는 해치백보다 옹색한 느낌이 적다. 임도주행도 거뜬해 도심 출퇴근뿐 아니라 주말 캠핑용으로도 제격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소형차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비용을 아낄 수 있고, 동급 해치백보다 더욱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어 ‘일석이조’다.



판매통계를 봐도 흥미롭다. 20~30대 사회초년생 고객이 대부분일 듯하지만, 의외로 50대 이상 비중이 상당하다. 가령, 현대차 코나의 경우 50대 소비자 비율이 30.9%에 달하는데, 30대(17.5%)보다도 높다. 쌍용차 티볼리의 경우 50대가 26.1%, 30대가 22.3%다. 즉, 자녀를 다 키운 50대 이상 가장이 혼자 또는 부부가 같이 타는 용도로 소형 SUV를 찾는 셈이다.

시장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국내 5개 제조사에선 각각 1~2개의 소형 SUV를 마련해놨고, 유럽과 일본 등 수입 브랜드에서도 개성 물씬한 차종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제품 완성도는 올라가기 때문에 두 팔 벌려 환영이다. 오늘 소개할 시트로엥 뉴 C3 에어크로스는 가장 따끈한 ‘신상’ 중 하나다.

국내 팬들에겐 생소하지만 유럽에선 입소문이 자자하다. 가령, 누적 판매대수는 벌써 20만 대에 달하며, 지난해 <아거스 어워드>에서 ‘올해의 차’, <유럽 오토베스트>에서 ‘베스트바이’ 상을 거머쥐었다. 폭스바겐과 르노 등 잔뼈 굵은 유럽 제조사를 제치고 얻은 결과라 흥미롭다. 과연 유럽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의 지갑도 열 수 있을까?

톡톡 튀는 안팎 디자인




먼저 외모 소개부터. C4 칵투스가 키 큰 해치백 같다면, C3 에어크로스는 다분히 SUV답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160×1,765×1,650㎜로 칵투스보다 120㎜ 더 높다. 티볼리와 비교해도 30㎜ 더 우월하다. 덕분에 작은 몸집 치고 경쟁차보다 당당한 모습이다. 위아래로 나눈 분리형 눈매와 독특한 그릴과 범퍼, 볼륨감 있는 보닛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옆과 뒷모습도 비례가 좋다. 꽃잎처럼 펼친 알로이 휠은 볼트가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아 매끈하고, 루프랙도 멋스럽게 빚었다. 네 바퀴 펜더는 무광 블랙 몰딩을 두툼하게 붙여 오프로더 느낌도 물씬하다. 동그란 네모 모양 테일램프는 안쪽에 유광 블랙 패널을 덧댔고, 시트로엥 엠블럼은 한층 키웠다. 범퍼까지 힘주어 만든 모습이 아이디어 샘솟는 시트로엥답다.




이런 겉모습도 예고편에 불과하다. 문을 열면 화사한 오렌지색 가죽이 눈을 가득 메운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시트 등에 체크무늬 패브릭과 엮어 독특하게 씌웠다. 특히 보닛 길이를 줄이고 A필러를 최대한 앞쪽으로 밀어 주변시야도 쾌적하게 확보했다. 사이드미러 사이 시원스런 쪽창문도 포인트. 덕분에 운전석에 앉으면 한 급 위 SUV에 타고 있는 기분도 든다.

센터페시아는 각종 아날로그 버튼을 줄이고 7인치 디스플레이가 몽땅 삼켰다. 우뚝 솟은 기어레버 앞엔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를 놓고, 그 위에 엔진 스타트 버튼과 그립 컨트롤 다이얼, 내리막 주행 보조장치 등을 큼직하게 심었다. 동반석 대시보드엔 스마트폰과 통행권 등을 놓을 수 있는 길쭉한 트레이를 넣었고, 도어포켓은 1.5L 생수병 품는 데도 거뜬하다.



2열 시트는 앞뒤로 슬라이딩할 수 있다.

반면 뒷좌석은 기대 이하다. 차체가 높아 머리공간이 넉넉할 듯하지만, 의외로 건장한 성인 남성이 타기엔 머리카락 헝클어지기 좋다. 또한 앞바퀴 굴림(FF) 모델인데도 불구하고, 바닥 센터 터널이 봉긋 솟아 3명이 앉긴 무리다. 대신 앞좌석보다 시트 힙 포인트가 높고, 지붕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심어 개방감은 무척 시원스럽다. 무릎공간은 경쟁모델과 비슷한 수준.






핵심은 트렁크 공간. 기본 용량은 VDA 기준 410L로 코나보다 50L 더 넉넉하다. 또한, 2열 시트를 앞뒤로 슬라이딩하거나 60:40으로 나눠 접어, 필요에 따라 짐 공간을 키우는 등 쓰임새 있게 활용할 수 있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289L까지 확보한다. 바닥면 아래엔 별도의 수납공간이 있어, 흙 묻은 신발이나 젖은 옷 등을 깔끔하게 정리하기도 좋다.




과거 2,000만~3,000만 원대 입문형 수입차는 국산차와 비교해 안전‧편의장비 얹는 데 인색했지만, C3 에어크로스는 예외다. 오히려 없는 장비 찾는 게 쉬울 정도. 가령,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차선이탈 경고, 사각지대 모니터링, 주차보조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고, 파노라마 선루프,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등 최신 자동차에 걸맞은 장비를 양껏 담았다.

공인연비 웃도는 실연비, 정숙성은 아쉬워



안팎 디자인 감상을 끝내고 운전대를 잡았다. C3 에어크로스의 보닛은 직렬 4기통 1.5L 디젤 터보 엔진 한 가지만 품는다. 일반 토크컨버터 방식 6단 자동기어와 맞물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1㎏‧m를 뿜는다. 흔히 ‘디젤 엔진’하면 독일제 심장을 떠올리지만, PSA는 각종 배출가스 조작 등의 홍역 속에서 모든 규제를 통과하며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가속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1.37t(톤)의 차체를 이끄는 데 전혀 부족하지 않다. 엔진 소음과 진동도 차분히 제압했고, 변속기 반응도 나무랄 데 없다. 시속 100㎞ 부근에선 약 1,700rpm을 유지하며 공인연비(복합 14.1㎞/L)를 한참 웃도는 놀라운 실연비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오토하이빔과 코너링 라이트를 모든 트림에 기본 장비로 얹고 있어 야간주행도 수월하다.



단, 몇 가지 단점들이 눈에 밟힌다. 가령, 주행 중 풍절음이 다소 들이치는 편이다. 옆 창문 유리두께가 얇은 느낌이 있지만, 가시광선 투과율과 강화유리 문구 외에 별도의 두께 표시가 없어 확인할 수 없다. 경쟁 소형 SUV의 경우, 통상 앞 유리 5㎜(5T), 옆 유리 3.2㎜(3.2T)를 쓰고 있다. 도심 출퇴근 용도로는 문제없지만, 고속주행이 잦다면 신경 쓰일 수도 있다.



또한, 한글화 작업도 매끄럽지 않다. 예컨대 C3 에어크로스는 총 14가지 다양한 주행보조 장치를 얹고 있고,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계기판을 통해 경고도 한다. 그러나 “차량을 닫으십시오”라는 독특한 메시지를 띄우는데, 아마 영어 클로즈(Close)를 거리가 아닌 ‘닫다’로 잘못 해석한 듯하다. 시동 직후엔 한자 표기를 띄우기도 한다. 좀 더 꼼꼼한 작업이 필요하다.



반면 주행질감은 만족스럽다. 대부분 푸조‧시트로엥을 향해 ‘연비 좋고 독특한 디자인 갖춘 자동차’라고 말하지만, 사실 PSA는 모터스포츠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981년부터 푸조 205 터보를 앞세워 각종 랠리 무대를 주름 잡았고, 2004년부터 2013년까지 9년 연속 WRC 우승을 차지했으니까. WTCC까지 포함하면 무려 12년 동안 출전한 모든 대회를 제패한 셈이다.

그래서 C3 에어크로스를 타면 농익은 서스펜션 기술이 양껏 스며있다. 가령, 자잘한 요철과 방지턱을 찰떡 씹듯 머금고, 끈끈하게 내뱉는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예리하게 찔러 넣는 조향반응도 일품이다. 서스펜션 구성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으로 경쟁사와 비슷하지만, 같은 재료로 이렇게 감칠맛 있게 빚어내는 세팅이 새삼 흥미롭다. 디자인도 그렇고.



C3 에어크로스. 과거 C4 칵투스는 시트로엥다운 독특한 아이디어와 구성으로 국내 소비자를 만났지만,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는 부분들로 결과가 저조했다. 반면 C3 에어크로스는 시트로엥 고유의 DNA를 희석하지 않되, 한국 고객도 반길 만한 구성 갖춰 도전장을 던졌다. 앞으로의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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