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시승기] TO YOU MY LIGHT, 기아 K7

조회수 2019. 11. 1. 14:26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얼굴과 편의사양을 바꾸고 새롭게 돌아온 기아 K7. 모습은 세단이지만 V6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뜻밖의 짜릿함은 스포츠카에 못지 않았다.


시승이라는 것이 언제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뼈가 아프다. 새로운 엔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을 체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도착한 것은 V6 3.0ℓ 엔진을 탑재한 버전.

홈페이지에서는 ‘역동적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승차감의 균형잡힌 주행을 제공하는 엔진’이라고 되어 있다. 준대형 세단이니까 부드러운 승차감은 알겠는데 역동적? 퍼포먼스? 이 얌전해 보이는 세단이 스포츠카처럼 달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것은 다 젖혀놓고 퍼포먼스에 전적으로 몰입해 볼 예정이다. 기존 3.3ℓ 엔진이 사라지면서 3.0ℓ 엔진이 최고 등급이 된 만큼, 이 시점에서 짜릿하게 달릴 수 없다면 퍼포먼스라는 단어는 광고에서 빼야 할 것이다.

2달 전 즈음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하면서 주행 능력을 잠시 검증한 적이 있지만, 파워트레인이 달라진 만큼 다시 한 번 가속 페달을 짓이기고 과감하게 코너에 돌입할 것이다. 물론 브레이킹 능력 검증도 필수다.

자연흡기가 주는 뜻밖의 순수함

최고출력 266ps, 최대토크 31.4kg·m.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앞 바퀴를 구동한다. 여기까지는 제원표만 보고도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시동을 걸면 조용함이 먼저 다가오는데, 엔진 소리가 상당히 미미하기 때문에 소리에 집중하거나 계기판을 봐야만 확인할 수 있다.

세단인 만큼 부드러운 출발을 위해 가속 페달에 발을 살짝 올리면, 토크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터보차저 엔진이 아니므로 저회전에서 토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출력임에도 불구하고 시내에서 평범하게 운전하면 그 출력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주행 모드가 컴포트에 맞춰져 있기도 하지만, 엔진 회전이 조금이라도 높아지려고 하면 바로 다음 단으로 변속이 진행되며 회전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순간만큼은 부드러운 승차감은 제대로 느낄 수 있지만 역동성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아마도 평생 3000rpm을 넘기기가 힘든 일반적인 운전자들은 스포츠 주행을 전혀 체감할 수 없으리라.

그 느낌이 온전히 변하는 것은 엔진을 4000rpm 이상으로 돌렸을 때다. 자연흡기 엔진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높은 회전에서 나오는데, 회전을 올리는 순간부터 엔진음이 짜릿하게 바뀌고 숨겨두었던 힘을 발휘해 제법 큰 차체를 가볍게 끌고 나간다.

그 때 느껴지는 희열은 옛 자연흡기 스포츠카 못지 않으며, 주행 모드를 스포츠에 맞추면 엔진 회전을 높게 잡아가며 변속을 억제하므로 좀 더 짜릿한 느낌이 배가된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며 다듬어진 하체는 이제 승차감을 고려하면서도 코너에서 차체를 유연하게 받아낸다. 시승차는 19인치 휠에 미쉐린 프라이머시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는데, 비록 스포츠 타이어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느낌까지는 가져갈 수 있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엔진 회전을 높이고 코너에 진입하면, 스티어링을 통해 앞 바퀴의 반응이 전해지고 뒷바퀴가 잠시 흔들리다가 다시금 의연하게 노면을 잡아내는 것이 느껴진다.

그 느낌은 짜릿하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다. 단순히 중년의 가장을 위한 오너드리븐 세단이라고 생각했던 K7이 실은 가면을 쓰고 스포츠 성능을 숨기고 있었다니 말이다.

오랜 기간 별다른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던 자연흡기 엔진에 대해 처음에는 실망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숙성되어 스포츠카와 비슷한 감각을 내준다는 것을 체험하니 기분이 묘하다. 브레이크는 초반에 답력이 약간 몰려 있지만, 큰 차체를 세우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995×1870×1470mm
휠베이스 2855mm
엔진형식 V6, 가솔린
배기량 2999cc
최고출력 266ps
최대토크 31.4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9.8km/ℓ
가격 3799만원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