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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자동차에 스마트폰 거치대는 어디에 있습니까?

김태영 입력 2019.11.18 10:00 수정 2019.11.18 10: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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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 더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품어야 할 때
자동차는 개발 기간이 최소 3년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아주 최신의 IT 기술을 구현하기 어렵다. 최신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신기능을 자동차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다.
출처: 스코다

[김태영의 테크 드라이빙] 신제품 출시 현장에서 자동차 개발자들을 만나보면 언제나 비슷한 대답을 듣게 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같은 개인형 스마트 디바이스 기술 발전에 비해 자동차는 비슷한 분야에서 최소 2~3년(혹은 그보다 훨씬 많이) 뒤처진다는 소리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무한 경쟁이 다양한 시장에서 흐름을 바꾸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뿐 아니라 카메라, 내비게이션, 앱과 게임, 금융, 심지어 자동차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 브랜드의 액션 카메라를 예로 들자. 2006~2007년 스마트폰이 한국에 막 등장할 당시 이 액션 카메라는 스마트폰과 전혀 다른 영역에 존재했다. 초기에 컨셉은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활용되는 고화질 영상 카메라였다.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다이내믹한 화각을 담아내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당시엔 대체 기술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2010년~2014년 사이에 스마트폰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동안에도 이 액션캠은 자체적인 영역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었다.

출처: 고프로

과도기는 잠깐이었다. 그 후부터 스마트폰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CPU, GPS, 카메라, 디스플레이 같은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 같은 소프트웨어도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어느 순간부터 높은 수준의 방습/방진 규격까지 실현하면서 스마트폰의 사용 범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넓어졌다. 이때부터 많은 전자제어 기술이 스마트폰과 경쟁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더 많은 기능을 확장하는 데 힘썼다. 앞서 말한 액션 카메라도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편집하는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과 공존을 강조했다. 이제는 신제품 주기까지 스마트폰 하드웨어 발전 속도에 맞춘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출처: 애플

비슷한 문제가 자동차 시장에서 발생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자동차가 스마트폰과 연결되면서 이전에 존재하던 많은 기술이 삭제되거나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근거리 무선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차에서 들이면서 CD 플레이어 사용이 줄어들었고, 내장형 내비게이션의 선택(애프터마켓)도 크게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는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스마트폰과 연결성을 꾸준히 강조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자동차 모니터에서 직접적으로 제어가 가능한 ‘미러링’ 같은 기술이 등장해 (한때) 주목받았다. 하지만 관련된 기술은 예상보다 발전이 더디고, 활용성도 떨어진다. 현재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방법은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정도의 플랫폼 서비스뿐이다.

출처: 마쯔다

일부 프리미엄 자동차에서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서비스된다. 이를 통해 차의 위치나 상태를 확인하거나,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미리 입력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시동을 걸거나 공조장치 냉난방을 무선으로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상태나 충전량도 스마트폰으로 제어한다. 하지만 실제로 관련 서비스를 사용해보면 사용자 입장에서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기술은 아니다. 일부는 사용하기 번거롭고, 피드백이나 조작감도 확실하지 않다. 장시간 사용해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아직까진 “그냥 내가 직접 손으로 하고 말지”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수준이다.

출처: 볼보

근거리 통신 기술(NFC)을 활용해 자동차 키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기술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가 달린 자동차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과 연결된 편의 장비일 뿐, 진정한 의미의 연결성이나 서비스 확장과는 거리가 있다. 스마트폰의 발전 방향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앱 스토어에서 최신의 앱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다운받듯이, 자동차에서도 추가 기능을 쉽게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러 자동차 제조사가 공유하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와 온라인 클라우드가 유연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출처: 폭스바겐

사물인터넷 시대에 자동차가 클라우드와 연결되는 방식도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킹 등의 문제로 접근이 어려운 부분까지도 스마트폰을 통해 좀 더 쉽게 제어가 가능하지 않을까? 예컨대 자동차가 온라인 모듈을 자체적으로 가졌을 때 문제는 영화에서처럼 누군가 내 차를 해킹해 운전자가 원하지 않는 명령을 입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자동차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온라인에 연결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어떤 순간에도 운전자가 대처할 여지가 있다. 자동차에 연결된 스마트폰 커넥터를 빼버리면 그만이니까.

출처: 마세라티

최근 일부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나 온라인 연결 스토어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다시 말해 제조사 자체적으로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무리 큰 기업이어도 혼자서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없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고,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발전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깊숙이 연결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이 분명 효과적이다. 구시대적인 발상을 버리는 자동차 제조사만 미래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려면 일단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스마트폰이 자동차 실내에 어디에 위치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센터콘솔 구석이 아니라, 대시보드 한가운데에 말이다. 끝내주게 멋진 스마트폰 거치대를 자체적으로 디자인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등장해야 할 때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

김태영 칼럼니스트 : 중앙일보 온라인 자동차 섹션을 거쳐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자동차생활>, <모터 트렌드>에서 일했다. 현재는 남성지 <에스콰이어>에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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