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승기] 포드 머스탱 VS BMW Z4 VS 포르쉐 박스터

모터매거진1 입력 2019.09.16 14:19 수정 2019.09.18 14: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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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친 기획 한여름의 OPEN AIRING

남자라면 누구나 뚜껑 열리는 차에 대한 로망이 있다. 모터매거진 편집부 에디터들이 각각 자신의 로망이 담긴 컨버터블을 모았다. 바로 지금, 폭염의 대한민국에서.


명마는 달리고 싶다

포드 머스탱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인정한다. 박스터나 Z4에 비하면 세련미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그러나 지적 섹시, 퇴폐 섹시, 더티 섹시처럼 섹시함에도 종류가 있다. 머스탱은 마초적 섹시함을 품었다. 박스터나 Z4는 냄새조차 풍길 수 없는 섹시함이다.

날렵한 눈매와 임팩트 강한 보닛, 선 굵은 캐릭터 라인,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 앞발 치켜든 엠블럼, 통 크게 이어붙인 리어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수컷향기를 물씬 풍긴다.

실내는 또 어떤가? 전투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금속 물리 버튼과 좌우를 대칭시킨 대시보드, 그 가운데로 오일 압력계와 부스트 압력 게이지를 배치시켜 달리고 싶은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스포츠 모드와 스포츠 플러스, 트랙 모드, 드래그 모드 등 언제 어디서든 달릴 준비는 되어있다.

이제 그토록 원하던 뚜껑을 열고 달려나갈 차례. 아뿔싸 망했다. 하필 시승 날 비가 쏟아졌다. 풍요로운 자연과 적당히 내리쬐는 태양, 여름과 가을이 실린 바람을 기대했던 그림은 산산조각이 났다.

밥 아저씨처럼 붓 몇 번 휙휙 저으며 ‘참 쉽죠’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답이 없다. SUV, 세단도 아닌 컨버터블이다. 뚜껑을 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컨버터블.

지하 주차장에 3대가 나란히 모여 날씨만큼 우울하게 촬영을 진행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꾸 밖으로 나가 하늘을 쳐다봤다. 도통 비는 그칠 줄 몰랐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늘이 기도를 들었던 것일까? 늦은 오후가 돼서야 비가 그쳤다. 냅다 시트에 엉덩이를 올리고 톱을 열어젖혔다. 빗물에 젖은 도로는 특유의 향기를 전해왔다.

5.0ℓ 대배기량 엔진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2.3ℓ 에코부스트도 부족함 없다. 최고출력 291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머스탱은 호쾌하게 도로를 누빈다. 사방으로 휘몰아치는 바람과 거칠게 노면을 쓸어 담는 하체, 묵직한 스티어링 휠은 아드레날린을 범람하게 만든다.

옆 차로를 달리던 SUV의 뒷좌석, 고개를 빼꼼 내밀고 오픈 에어링을 즐기던 강아지와 눈이 마주친다. 한가득 머금은 미소와 맞바람에 침이 흘러나간다. 그 녀석도 아드레날린이 범람했나 보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환한다. 전자 계기판의 왼쪽, RPM 게이지는 지팡이 모양으로 변경되며 여유롭게 엔진 회전수를 끌어올린다. 10단 자동변속기의 기어비도 맞춤 옷을 입고 흥을 돋운다. 즐거움에 취한 나머지 빗길이란 것을 깜빡했다. 리어가 살며시 흔들리며 경고한다.

심장이 나대지 못하도록 진정시키고 차분히 주행을 이어갔다. 서스펜션은 빠른 스트로크로 정보를 과감히 전달하고 스티어링 휠도 정직하게 받아들인다. 충격을 어느 정도 걸러내긴 하지만 적당히 걸러내준 덕분에 ‘감성’이 퇴색하진 않는다.

박스터와 Z4가 컨버터블로서의 매력은 머스탱과 함께 공유할지언정, 차체를 몰아치고 휘두르며 얻어지는 거친 감성만은 따라오지 못할 테다. 아 참, 돌아오는 길에 오픈 에어링이 오픈 레이닝으로 변한 건 비밀 아닌 비밀.


COZY ROADSTER

BMW Z4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어렸을 때부터 BMW Z시리즈에 로망이 있었다. Z8을 타는 제임스 본드와 Z3와 함께하는 안재욱, Z4로 길라임 데리러 가는 현빈 모두가 근사해 보였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BMW를 타봤지만 Z시리즈를 타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드디어 만났다. 3세대 Z4. 사진으로 먼저 접하고 모터쇼에서도 봤지만 한국 땅에 서있는 모습은 처음이다. 콘셉트카에서 양산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살짝 실망했지만 일상 속에 Z4는 BMW 로드스터의 멋을 물씬 풍기고 있다.

얼굴부터 확인하자. BMW 브랜드 최초이자 유일한 수직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점이 인상적이다. 눈 하나로 Z4는 이미 패밀리룩에서 벗어나 버렸다. 최근의 BMW 모델에서 하나로 이어지는 키드니 그릴을 선보이고 있는데 Z4는 그렇지 않다.

넙데데하면서 그릴 패턴을 메시 타입으로 만들어 신차 냄새가 강하게 난다. 프런트 범퍼는 공기흡입구를 큼지막하게 뚫어 스포츠성을 강조하고 이와 같은 이유로 프런트 펜더에도 덕트를 마련했다.

옆에서 살펴보면 이전 세대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런트 오버행은 살짝 길어졌고 캐빈룸은 프런트 액슬 쪽으로 당겨졌다. 루프는 하드톱 대신 소프트톱으로 대체되었다. 디자인이야 주관적으로 볼 수 밖에 없고 내가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측면만큼은 2세대가 더 예쁘다.

신형이 주는 세련됨은 있지만 전통적인 BMW 로드스터의 비율이 깨졌다. 그나마 소프트톱이 차체와 어색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또한 이전보다 훨씬 빠른 변신 속도를 보여준다. 시속 최대 50km까지 10초 이내에 하늘을 만날 수 있다.

소프트톱으로 인해 무게를 덜어냄과 동시에 트렁크 공간 281ℓ를 제공한다. 이전 보다 100ℓ 정도 늘어난 것이다. 한편 한껏 치켜든 엉덩이는 길다란 테일램프와 양각과 음각으로 기교 부린 리어 범퍼로 구성되어 있다.

동그란 머플러 커터는 한 발씩 범퍼 하단에 박혀있다. 스포츠카라면 자고로 양쪽에 하나씩은 있어야 그 맛이 산다. 트렁크 리드는 살짝 접어 올려 멋과 기능을 놓치지 않는다. 애프터마켓 립 스포일러를 살 필요가 없다.

덥지만 에어컨 최대한으로 틀고 달리자.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힘을 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6.6초가 걸린다. 변속기는 8단 유닛이다.

만만한 출력이라 가속페달을 밟는데 주저함이 없다. 공도에서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다. 그렇다고 답답하지 않으며 시원스레 잘 나아간다. 또한 작은 터빈 사이즈 덕에 스풀업이 빨라 터보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빠른 변속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도와준다.

운전자에게 주는 고속안정감도 훌륭하다. 왼손은 스티어링 휠, 오른손은 기어노브에 얹어 놓고 건방진 자세를 취하더라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노면에 가까워지는 움직임이 좋다. 이는 잘 조율된 서스펜션의 공이 크다.

요철의 충격을 잘 흡수하며 승차감을 확보했다. 좌우롤링을 허락하지만 있지만 긴장감 주지 않으며 노면을 잘도 추종한다. 게다가 극적인 스티어링에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코너링 성향은 언더스티어다.

출력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차체 강성의 아쉬움도 없다. 서킷에서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주행을 하지 않아서 정확히 파악하기엔 무리지만 일상 주행에서 섀시의 부족함을 느끼긴 힘들 것이다. 브레이크 성능은 출력을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브레이크스티어나 노즈다이브 현상이 없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걸리더라도 지치지 않는다. 코너에서 브레이킹이 들어가도 코너 라인 안쪽으로 말리지 않으니 마음 놓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신나게 놀았다. Z4는 누가 타더라도 안전하고 재밌게 탈 수 있다. 적당한 파워와 국내 도로와 어울리는 하체 세팅 덕분이다.

일반 세단 같은 승차감에 달리고 싶을 때 그 장단을 맞춰주는 녀석이다. 뚜껑을 열고 달려도 실내로 바람이 휘몰아치지 않고 주행안정감에 변함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같은 매력은 더 강한 M40 모델을 더욱더 기대하게 만든다.


GERMAN MIDSHIP

포르쉐 박스터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말 안 듣고 꼭 폭염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컨버터블을 모으자고 하는 인간이 있다.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지붕을 여는 데 적합한 시기는 그나마 더위가 조금 가시는 여름 밤,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땡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낮에 지붕을 열었다가는 그대로 통구이가 되기 딱 좋다. 게다가 비가 내려도 시원해지지 않는 이 날씨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래도 일은 벌어졌으니 불평은 그만해야겠지. 필자에게 떨어진 포르쉐 박스터는 나름대로 고성능을 자랑하는 GTS 모델이다. 과거의 수평대향 6기통 엔진에서 실린더 두 개를 뚝 잘라내고 기통 당 배기량을 약간 키워 2.5ℓ로 다시 태어난 엔진은 365ps의 출력을 도로에 미처 쏟아내지 못해 분하다는 듯 시종일관 툴툴거린다. 그 거친 느낌은 운전자를 1970~80년대의 스포츠카에 앉은 듯한 감각으로 흔들어댄다.

분명히 최신 기술로 다듬어진 신형 스포츠카에 앉아있음에도 그러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박스터가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몇 십 배는 더 안전해졌을 차체와 더 정교하게 다듬어진 서스펜션은 약간의 서툰 운전도 부드럽게 감싸준다. 웬만한 속도에서 코너링을 하는 것으로는 이 작은 차체를 흔들리게 하거나 타이어의 스키드음을 듣게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컨버터블은 지붕을 닫을 때와 열었을 때의 풍경이 달라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거친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붕에서 들리는 소리는 한 없이 부드럽다.

어떤 이는 비가 철판 또는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어떤 거친 폭우도 부드럽게 받아주는 천 재질의 지붕은 필자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매력을 아는 이들이 박스터를 구입하고 그렇게 포르쉐의 매력에 빠져들어 가는 것 같다.

어느 새 비가 그쳤다. 주행 속도를 약간 늦추고 지붕을 열면, 그 곳에서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 새 파란 하늘과 녹색의 나무들이 스티어링을 잡고 있는 필자를 맞이한다. 전면 윈드실드와 이를 받치는 필러 외에는 기둥이 없으니 그 개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도로의 제한속력에 맞춰 최대한 고속으로 달려봐도 바람은 머리 위를 가볍게 스쳐 흐를 뿐이니, 옛날처럼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을 쓸 필요는 없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차분히 그 자태를 감상해 본다. 붉은색의 차체에 GTS 모델임을 드러내기 위해 범퍼와 휠, 에어 인테이크 등 주요 부위를 검정색으로 장식했는데,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서 이채롭다. 공기역학에 맞춰 아주 약간의 곡선을 적용한 차체는 ‘단정하면서도 아름답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헤드램프와 닮은 것 같은 테일램프, 그리고 트렁크 리드와 혼연일체가 된 스포일러, 그 밑에 당당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포르쉐의 레터링도 인상적이다.

잠시 앉아보면서 그리고 지붕을 열고서 느낀 것은 ‘일상적인 스포츠카의 중요성’이다. 포르쉐는 원할 때 언제든 서킷에 들어가 거친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고 일상 생활에서는 편리하게 출퇴근 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을 제공한다.

박스터는 좀 더 툴툴거리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툴툴거리긴 하지만 그 반응이 왠지 모르게 끌려서 피곤함이 그렇게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의외로 편한 버킷시트와 붉은색 벨트로 몸을 감싸면, 일상이 오픈 스포츠가 되는 그런 감각이 하루의 피로를 날려버릴 수 있다고 말이다.


SPECIFICATION

포드 머스탱

길이×너비×높이 4790×1915×1400mm
휠베이스 272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배기량 2261cc
최고출력 291ps
최대토크 44.9kg·m
변속기 10단 자동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9.4km/ℓ
가격 5350만원

BMW Z4

길이×너비×높이 4324×1864×1304mm
휠베이스 247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197ps
최대토크 32.6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10.7km/ℓ
가격 6790만원

포르쉐 박스터 GTS

길이×너비×높이 4379×1801×1272mm
휠베이스 2475mm
엔진형식 F4 터보, 가솔린
배기량 2497cc
최고출력 365ps
최대토크 43.9kg·m
변속기 DCT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8.9km/ℓ
가격 1억1380만원

글 | 편집부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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