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편견 깬 슈퍼 오브 슈퍼카'

조회수 2019. 8. 1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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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는 무려 640마력을 뿜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동네 큰 문방구에서 팔던 프라모델 쿤타치의 유전자를 타고 내려온 꿈의 차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만난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하는 바로 그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였다. 람보르기니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지금까지 시승을 했던 모델로 보면 가장 운전하기 어려운 차로 기억된다.

도어를 여는 방법부터가 독특하고 시동을 거는 순간이 움찔한다. 시동이 걸린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그 위압감은 대단하다. 우르르릉~ 온 몸으로 전해오는 진동과 사운드는 한 순간도 안심할 틈이 없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어렵기만 한 차가 바로 람보르기니다. 처음 시트에 앉으면 운전시야가 아주 좁다. 적응하기 전까지는 거의 앞의 도로 바닥면과 좌우의 시야 각도가 너무나 좁다. 그렇게 서킷을 질주하는 순간부터 급코너링과 급제동까지 흥분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그렇게 드림카의 맛은 서킷 몇바퀴를 돌 때까지 지속된다. 그러다가도 서서히 우라칸 에보는 나와 한 몸이 되는 듯하다. 납작 엎드린 차체는 나의 바디가 되고, 휠하우스를 가득 채운 20인치 휠타이어는 나의 발이 된다.

마침내 국내에 들어온 우라칸 에보는 확실히 이런 편견을 깨기 시작한다. 처음엔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최고의 슈퍼카지만 몇 바퀴를 주행하고 나면 지금까지의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시야가 상하좌우로 트이기 시작하고, 속도에 대한 감각이 빠르게 온 몸으로 스며든다.

아직은 악셀링이 무시무시 하지만 서킷을 도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안정감이 조금씩 다가온다. 마치 우라칸 에보는 "항상 예민하진 않아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출퇴근이나 대형마트를 오가는 데일리카까지는 아니라도 매 주말 부담없이 몰고 다닐 수 있는 에브리 위켄드카임엔 틀림없다.

과거엔 정말 이따금 고속도로 한번 달리기를 위해서 구매했던 세컨 슈퍼카였다면 우라칸 에보는 친근감이 있다고 할까. 실제로 인제서킷의 직선구간에서 8500rpm까지 오르내리는 엔진회전수를 즐길땐 오금이 저릴 정도지만 정속주행에선 고성능 차량 수준의 안도감(?)을 준다.

우라칸 에보의 심장은 자연흡기 V10 5.2리터의 제원을 갖고 있다. 제원상 제로백은 2.9초, 시속 200km까지는 9초가 걸린다. 눈앞에 보이는 어떤 거리도 순간 이동하는 수준의 날렵함을 지녔다가도 국내 고속도로 제한속도 내에선 편안함 마저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람보르기니와 편한 운전은 매칭이 될 수 없는 단어지만 말이다.

이같은 안정감은 통합 차체 컨트롤 시스템인 LDVI와 관련이 있다. 위험상황에서 스스로 차체를 제어하는 초정밀 컴퓨터가 심장과 차체를 모두 제어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운전자의 의도를 한발 앞서 파악하여 4륜조향, 4륜구동(트랙션 컨트롤), 토크벡터링을 미리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컴퓨터가 주행 상황을 앞서 예측하며 이상적인 주행 컨디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운전자를 돕는 장치인 것이다. 실제로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가속할 때 조향각에 비해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아예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담 없이 악셀링이 가능했다. 서킷 주행이 정말 쉬워졌다.

더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주행모드 3가지 '스트라다, 스포츠, 코르사'를 이용하는 동안 우라칸 에보는 스스로 제어를 한다는 느낌을 살짝 살짝 준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뒷바퀴를 일부러 미끄러뜨려 드리프트를 유도하기도 한다.

물론 코르사 모드는 제외다. 코르사 모드에선 우라칸이 극도로 예민해 지면서 곧바로 튀어나가는 찰고무 같다. 극도의 고속주행이 이어지는데도 LDVI 덕분에 안정감은 그대로다. 이같은 주행성향은 8.4인치 모니터에 나타나는데 보통 차량의 변속기 부근의 위치까지 모니터가 내려와 있어 운전중 눈이 갈 순 없다.

인제서킷 특성상 트랙의 고저가 매우 심해 차를 날려보내는 듯한 재미도 만점이다. 또한 직선구간에선 230km/h까지 바늘이 올라가는 순간 처음 느껴보는 엔돌핀이 팍 튀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우라칸 에보의 참맛이다.

/인제(강원도)=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람보르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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