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수입차 쉐보레 트래버스..익스플로러 킬러 변신

조회수 2019. 9.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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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는 수입 SUV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정말 3열까지 7명 꽉 채우고 짐을 실어도 넉넉한 대형 SUV라면 트래버스가 답이야"

트래버스 시승을 끝낸 기자들의 총평이다. 

쉐보레가 1년 반 넘게 뜸을 들인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5월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이후 꼬박 1년 반 만이다. 그 사이 국내 대형 SUV 시장은 가파르게 몸집을 키웠다. 현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주도하고 있다.

트래버스 출시는 쉐보레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중형 SUV 이쿼녹스를 출시하고도 가격이 비싸다는 혹평을 들으며 판매 부진을 겪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절치부심일까. 이번에는 경쟁상대를 팰리세이드가 아닌 동급 대형 SUV 포드 익스플로러와 경쟁한다고 선포했다.

지난해 쉐보레가 국내 출시한 중형 SUV 이쿼녹스는 전량 미국에서 생산해 국내 판매한다. 이쿼녹스 출시 당시 한국GM은 경쟁 모델로 르노삼성 QM6와 현대 싼타페 등 국산 SUV를 지목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월 판매 500대를 넘지 못하는 달이 허다했다.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차는 옵션이나 트림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어렵다. 수입할 때 각종 비용이 들어가 국내 생산차와 가격 경쟁 또한 힘들다. 결과적으로 이쿼녹스는 옵션 구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국산 SUV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GM은 트래버스를 출시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난 8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회원사 등록까지 마쳤다. 트래버스 역시 전량 미국에서 수입하는 만큼 수입 대형 SUV와 당당히 겨루겠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4520만원부터 시작하는 공격적인 가격을 내놨다. 직접 경쟁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에 비해 10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긴 전장은 마치 미니밴을 붕 띄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단정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답게 당당한 외관이 매력이다. 쉐보레 패밀리룩인 듀얼 포트 그릴과 보타이 엠블럼이 전면의 당당한 인상을 완성한다. 긴 전장에 비해 전고는 상대적으로 낮다. 마치 미니밴 측면을 보는 듯 하다. 캐릭터 라인은 간결하다. 여기저기로 뻗어나가는 캐릭터 보단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을 사용했다. 패밀리카스러운 간결한 디자인이다. 테일램프 사이를 가로지르는 크롬바는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후면 디자인에 디테일을 더한다.

트래버스는 동급에서 가장 크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휠베이스 3073mm에 달한다. 특히 3m가 넘는 긴 휠베이스 덕분에 3열에서도 850mm의 레그룸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3열을 제대로 쓰고도 651L의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갖췄다. 3열을 접으면 1636L, 2열까지 폴딩하면 2780L로 공간은 더욱 늘어난다. 패밀리 SUV로 손색 없는 구성이다. 2열과 3열을 위한 편의장비도 넉넉히 챙겼다. 각 열의 천장에는 별도의 송풍구를 부착했고, 2열에는 별도 온도조절을 할 수 있는 스위치를 마련했다. 휴대기기 충전을 위해 2열과 3열에 각각 2개의 USB 충전포트도 달았다.

​엔진 출력은 부족함이 없다

트래버스는 V6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를 발휘한다. 2톤이 넘는 공차중량(2090kg)의 육중한 차체를 밀고 나가는 능력이 상당하다.

​너무 물렁한 하체는 멀미를 유발한다

시승 코스는 대부분 자동차 전용도로다. 장거리 주행에서 트래버스의 능력을 확인해봤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이 이뤄진다. SUV답지 않은 날카로운 엔진음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공회전에선 매우 조용하고 부드럽다. 중저속을 벗어나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엔진음과 풍절음이 실내에서 뒤섞인다.

부드럽다 못해 출렁이는 하체 세팅은 노면이 조금만 나빠도 멀미를 유발한다. 방지턱을 넘어 리범핑을 할 때 서스펜션이 차체를 제대로 잡아 내지 못한다. 준수한 달리기 실력을 반감시키는 승차감이다. 물렁한 세팅에 비해 코너를 돌아 나가는 실력은 나쁘지 않다. 고속으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잡으면 차가 쭉 밀리는 느낌이다. 생각보다 깊숙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울 수 있다.

트래버스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8.3km다. 직접 경쟁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 2.3L 에코부스트의 복합연비가 7.9km/L인 것에 비하면 트래버스가 한 수 우위다.

​기존 쉐보레 차량과 동일한 구성

또다른 매력은 공격적인 가격이다. 4륜구동과 트레일러링 시스템, 파워 리프트 테일게이트,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의 편의 안전 사양을 포함하고도 4520만원부터 시작한다. 쉐보레가 주력 트림으로 제시한 4900만원 LT Leather Premium의 경우 저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전방거리 감지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스마트폰 무선충전, 보스 스피커 등이 포함된다. 다만 옵션은 단순하다. 129만원의 선루프를 제외하면 별도로 선택 할 수 있는 옵션은 없다. 1열 통풍 시트를 선택하려면 가장 높은 트림인 Premier(5324만원)로 변경할 수 밖에 없다.

​2열은 캡틴시트로 구성됐다
​2열과 3열을 위한 별도의 송풍구를 천장에 마련
​온도와 바람세기 등도 조절 할 수 있다

트래버스의 첨단 안전장비는 다소 뒤진 모습이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져 있다.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이 장착되긴 하지만 차선 정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좌우로 핑퐁하듯 움직이는 방식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진 이유에 대해 쉐보레 관계자는 “미국에서 전량 수입해 들여오다 보니 단가를 맞추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으면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트래버스는 지난해 한국GM이 5년간 15개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6번째 모델이다. 창원과 부평 공장을 활용해 새로운 CUV와 SUV도 생산한다. 사실상 수입차와 국산차 모두를 아우르는 투 트랙 전략이다.

트래버스는 익스플로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트래버스는 한국GM의 이미지 변신을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다. 트래버스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 안착해야 이후 다양한 수입 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 트래버스의 착한 가격은 그 어느 때 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한 줄 평

장점 : 동급 수입 SUV에 비해 1천만원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실내공간

단점 : 팰리세이드에 뒤진 편의장치와 인테리어 마감재



남현수 에디터 hs.an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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