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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부터 익스플로러까지, 대형 SUV '끝판왕'은 누구인가

이동희 입력 2019.10.01 10:13 수정 2019.10.01 10: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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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팰리세이드, 트래버스와 새 익스플로러의 승부 예측
기아 모하비는 새로운 디자인과 고급스럽게 바뀐 실내, 개선된 승차감 등을 내세운다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칼럼을 통해 몇 번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SUV의 인기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SUV의 인기를 이끈 미국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기준 대형 SUV의 인기는 가솔린 가격 하락의 덕을 톡톡히 봤다. 2012년 미국 기준으로 갤런(약 3.79L)당 3.62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가솔린 가격은 이후 2013년 3.51달러, 2014년 3.36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2015년 2.43달러로 급락했고 2016년엔 2.14 달러까지 내려갔다.

물론 올해 들어 OPEC의 감산과 미국 내 정유 공장의 화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난 테러 등으로 상승 요인이 있지만,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의 발표에 따르면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2.56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환율(1달러=1201원)을 기준으로 따져 리터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812원이 된다. 아직까지는 충분히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

2017년까지 우리나라 SUV 시장을 이끈 것은 싼타페, 쏘렌토와 QM6 등이 속한 중형 SUV다. 그 해 하반기에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이 나오며 모델이 다양해진 소형 SUV의 판매가 늘었지만, 본격적인 시장 나누기가 시작된 2018년에도 소형 SUV는 15만여대가 팔려 21만대 가까이 팔린 중형 SUV를 넘지 못했다. 물론 올해는 이야기가 또 다르다. 국내 판매에서 가장 많은 영업망을 갖춘 현대가 엔트리 모델인 베뉴를 내놓았고, 소형 SUV에서 가장 크고 비싼 기아 셀토스까지 나오면서 9좋이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올해 판매 마감을 하는 시점에는 소형 SUV가 18만대를 넘어 1위, 중형급이 16만대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SUV를 많이 만들어 온 쉐보레답게 겉모습의 균형감이 좋은 트래버스

그렇다면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인 대형급은 어떨까? 쌍용차 G4 렉스턴과 기아 모하비, 현대 팰리세이드에 새로 참전한 쉐보레 트래버스까지 차종은 모두 4대다. 여기에 5천만원대인 포드 익스플로러는 2018년 6,909대가 팔리며 같은 기간 7,837대가 팔린 모하비와 거의 비슷한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 새 모델이 11월에 나올 예정이기에 재고 조절 등을 하고 있는 올해도 8월까지 3,701대가 팔렸는데 역시 새 모델이 나오기 전 판매량이 급감한 모하비의 1,986대보다 더 많이 팔렸다. 수입 SUV 판매 1위라는 타이틀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물론 8월까지 3만7천여대가 등록된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1/10 수준이지만, 서비스와 판매망이 부족한 수입차라는 선입견에서 저 정도의 판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은 분명하다.

이렇게 수입차와 국산차가 맞붙고 있는 영역에 새로 참전한 쉐보레 트래버스는 절묘하게도 양쪽의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다. 최근 한국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한 한국GM은, 중형 SUV인 이쿼녹스와 중대형 세단인 임팔라와 트래버스를 완성차 상태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GM은 국내에 공장을 가지고 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입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회원사이이면서 수입차 협회에 가입한 첫 회사가 되었다. 물론 이는 QM3와 클리오 등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르노삼성도 경우는 같지만 아직 수입차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포드 6세대 익스플로러는 하반기 국내 대형 SUV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미국을 기준으로 한다면, 쉐보레 트래버스와 포드 익스플로러는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차다. 2018년 익스플로러는 26만1천여대가 팔렸고, 2위는 국내 수입되지 않는 토요타 하이랜더가 24만4천대, 지프 그랜드체로키가 22만4천대로 3위였고 혼다 파일럿이 15만9천대로 4위였다. 트래버스는 14만6천여대가 팔렸는데, 모델이 바뀌는 시기여서 판매량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더라도 익스플로러와 비교하면 판매량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올해 판매를 시작한 팰리세이드나 미국에서 텔루라이드로 대체된 모하비는 미국내 판매기록이 없다.

트래버스는 1세대 모델이 2008년에 런칭했고 지난해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쳤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1991년 1세대가 나온 이래 5세대 데뷔가 2011년이었고, 2020년형으로 나오는 차는 6세대가 된다. 재미있는 것은 기본 구동 방식인데 트래버스는 1세대부터 엔진을 가로로 얹은 앞바퀴굴림 기반의 AWD를 사용했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1세대부터 4세대까지는 엔진을 세로로 얹고 뒷바퀴에 동력을 보내는 후륜 구동 기반이었다가 5세대만 앞바퀴굴림 바탕으로 갔다가 이번에 새로 나오는 6세대가 다시 후륜 구동 기반으로 바뀌었다. 커진 차체 덕분에 휠베이스를 더 길게 만들어도 충분한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2+2+3 구조의 트래버스의 실내는 단정하고 실용적이다

시트 배열은 트래버스가 2+2+3로 7인승, 익스플로러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2+2+2의 6인승이다. 반면 모하비는 2+3 또는 2+2+2, 2+3+2 구조 선택이 가능하고, 팰리세이드는 최대 2+3+3의 8인승까지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6명 혹은 7명이 모두 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하더라도 평소에 타는 인원에 따라 어느 쪽이 최선일지는 달라진다. 2열 열선 시트는 대부분 상위 트림에서 기본으로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2열이 독립식인 경우에만 폴딩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통풍 시트가 들어갈 수 있다. 트래버스와 익스플로러는 2열이 독립식이면서도 열선 기능만 있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트래버스, 익스플로러와 팰리세이드는 모두 앞 좌우와 2열 이후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제어가 가능한 트라이존 에어컨을 사용한다. 반면 모하비는 6인승 혹은 7인승 옵션을 선택할 때만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디젤만 있는 모하비와 팰리세이드가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가솔린을 더한 것과 달리 수입 모델들은 가솔린 엔진이 핵심이다. 트래버스는 I4 2.0L 257마력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있지만 국내에는 V6 3.6L 314마력 엔진에 9단 변속기를 맞물려 판매하고 있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5세대 모델이 I4 2.3L 에코부스트 터보 가솔린 엔진과 V6 3.5L 듀라텍 엔진을 사용했는데, 6세대가 되면서 I4 2.3L 터보, V6 3.0L 트윈터보와 3.3L V6 하이브리드 등으로 파워트레인이 다양해진다. 특히 주력이 될 I4 2.3L 에코부스트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00마력/5600rpm, 최대토크 42.9kgf.m/3000rpm을 낸다. 이전 모델의 V6 3.5L 엔진보다도 훨씬 높아진 수치다.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효율을 더 높였다.

뒷바퀴굴림 기반으로 바뀌면서 구동계 구조상 효율은 떨어질 수 있지만 실제 연비에서는 더 도움이 될 요소가 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10단 변속기인데, 기어를 중립(N)에 놓고 수동 모드(M)을 눌러 확인 후 시동을 끄면 그대로 N에 유지할 수 있다. 이중 주차 등에서 사용할 기능이다. 오토 스탑-스타트 기능도 추가됐다..

쌍용 G4 렉스턴은 3000kg의 동급 최고 견인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급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견인력은 어떨까? 모두 제대로 된 견인장치를 달았을 때를 기준으로 각 제작사가 발표한 숫자를 놓고 비교해보자. 보디온프레임 타입인 G4 렉스턴이 가장 높은 3000kg이고 모하비는 2000kg이다. 모노코크 구조에서는 신형 익스플로러가 5300파운드(2400kg)으로 가장 높고 트래버스가 5000파운드(2268kg), 팰리세이드가 기본 섀시 상태에서 750kg/견인장치 부착시 2000kg으로 거의 비슷하다. 물론 이는 설계상 섀시가 견딜 수 있는 무게이자 적절한 추가 장비들이 더해졌을 때 이야기다. 실제 견인 능력은 엔진의 출력은 물론 냉각 성능과 트랜스미션의 용량, 구동계통이 허용하는 토크, 브레이크의 용량과 내구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팰리세이드는 가격과 사양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가격은 어떨까? 이 시장에서 가격에서 가장 접근이 쉬운 차는 현대 팰리세이드다. V6 3.8L 엔진을 얹은 기본형 익스클루시브 트림이 3475만원부터 시작하는데 다른 경쟁 모델이 갖춘 장비를 비슷하게 넣으면 듀얼 선루프(88만원)와 HTRAC과 험로주행모드(231만원), 7인승 시트(29만원), 내비게이션 패키지(98만원), 20인치 휠 등 스타일 패키지(128만원), 스마트센스II(93만원), 컨비니언스(79만원) 등을 더해 4221만원이 된다. 사실 위급이면서 주행 보조 장비와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달리는 프레스티지(4030만원)에 듀얼 선루프(88만원)와 HTRAC과 험로주행모드(231만원), 7인승 시트(29만원)를 더하고, 3열 파워 폴딩 등이 있는 패밀리(69만원)와 헤드업디스플레이/크렐 오디오/후측방 모니터/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등이 포함된 테크(177만원)를 더한다고 해도 4624만원이다.

뒷 범퍼 안쪽에 숨겨진 트레일러 히치와 리시버는 트래버스의 장점이다

한편 트래버스는 비슷한 옵션을 가진 프리미어 트림(5324만원)에 유일한 옵션인 듀얼 패널 선루프(129만원)를 선택하면 5453만원이 된다. 출고 상태에서도 뒤 범퍼 안쪽에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와 미국식 7핀 커넥터가 포함되어 있고, 트레일러 히치 가이드라인과 히치 뷰 모니터링 시스템, 고효율 냉각 시스템과 주행 모드에서 토우/홀을 고를 수 있다는 점 등은 경쟁 모델에 없는 장점이다. 2열과 3열에 사람이 탔을 경우 파악하기 힘든 뒤쪽 시야를 위해서 해상도가 뛰어나고 야간에도 쓰기 좋은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같은 소소하지만 꽤 쓸모가 높은 장비들도 갖추었다.

현재 11월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을 받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는 5990만원이다. 이는 2.3L 모델에 해당하는데, 여기에는 핸즈 프리 리프트 게이트, B 필러에 달려 5개 숫자로 문을 열 수 있는 시큐리코드 키패드, 150W 출력의 220V 콘센트, 12개 스피커와 980W 출력의 B&O사운드 시스템, 꽃가루와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실내 미립자 필터, 3단계 조절이 가능한 1열 열선/통풍 시트와 2열 열선 시트, 파워 폴드 기능이 더해진 5:5 분할 3열 시트, 앞좌석 암레스트 아래에 달린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 등이 기본으로 달린다.

새 익스플로러에는 150W 출력의 220V 전원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으로 포드 코-파일럿 360 테크놀로지에 포함되는 오토 하이빔, 차선 유지 시스템, 보행자 감시 기능이 포함된 긴급 제동 보조, 교차 통행을 포함한 사각지대 경고 등은 물론이고 코-파일럿 360 어시스트+라는,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레인 센터링, 사고가 날 것 같을 때 스티어링을 적극적으로 돌려주는 회피형 조향 보조 등이 추가된다. 또 후진 시 장애물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후진 제동 보조도 있다.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지만, 어떤 물건을 구매하면서 내는 비용 대비해 효과를 따지는 것은 사실 명품 시장을 제외하면 라면을 살 때부터 자동차까지 해당하는 기준이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이런 면에서 국내를 기준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상품성을 이기는 차를 구성해 팔기는 매우 어렵다. 게다가 영업 조직의 크기와 판매망, 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생각하면 더욱이나 그렇다.

트래버스는 2WD와 AWD, 견인 모드 등을 간단하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이 현대·기아차를 구입하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차 선택에서 중요해진 디자인이나 대형 SUV를 만들면서 중요한 견인에 대한 노하우,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다는 독립성 등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실제 시승을 해보면, 실제보다 차체 크기가 더 작게 느껴지는데, 이는 잘 만들어진 차라는 것을 방증한다. 그래서 이전 쉐보레 차들이 그랬듯이 탄탄한 섀시를 바탕으로 장거리 주행에서 리터당 13km를 충분히 넘는 연비와 2WD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등 기본기에 매우 충실하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판매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부분은 쉐보레가 생각하는 주 타깃 시장과 판매 목표다. 익스플로러를 직접 경쟁자로 생각한다면, 지금의 가격과 사양은 충분하다. 다만 연간 판매량은 미국 시장처럼 익스플로러의 60% 수준인 4천대를 넘기기 힘들 수 있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수입 대형 SUV 시장 규모를 넉넉하게 봐도 1만대가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만약 트래버스가 4천대 이상을 팔고 싶다면 팰리세이드의 상품 구성과 가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가격을 더 낮추고 사양을 높여야 한다는 말이 된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5세대 디자인을 이었으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 구동방식이 달라졌다

반면 5990만원인 익스플로러의 가격은 많은 국산차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상한선인 5천만원을 훌쩍 넘었기에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3천 중반부터 시작하는 팰리세이드를 고민하던 사람이 4천만원 중반대에서 시작하는 트래버스를 한번 들여다볼 수 있지만, 그 위의 익스플로러로 올라가기에는 너무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최선이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SUV 시장이 확장될수록 ‘끝판왕’에 가까운 대형 SUV들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SUV 시장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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