群雄割據(군웅할거), 국산 소형 SUV 전장
절대강자와 뜨거운 신인, 터줏대감, 그리고 유니크한 히어로의 이색적인 조합이 만들어졌다. 과연 승리를 거머쥘 녀석은 누가 될 것인가?
SPACE
약 2년 전 소형 SUV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소형 SUV의 절대 왕자였던 쌍용 티볼리의 아성에 코나와 스토닉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한편에 밀려나있던 소형 SUV까지 속속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2019년 현재 티볼리는 여전히 소형 SUV 시장을 호령하고 있으며, 코나, 스토닉, QM3, 베뉴, 셀토스 등이 군웅할거의 시대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기아 셀토스, 절대강자 쌍용 티볼리, 언성 히어로 르노삼성 QM3, 그리고 특별 게스트 현대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을 초대했다. 먼저 제원상 셀토스는 길이 4375mm, 너비 1800mm, 높이 1615mm다. 휠베이스는 2630mm다. 티볼리는 길이 4225mm, 너비 1810mm, 높이 1615mm에 휠베이스 2600mm다. QM3는 길이 4125mm, 너비 1780mm, 높이 1565mm, 휠베이스 2605mm며, 코나 아이언맨이 전장 4165mm, 전폭 1800mm, 전고 1550mm, 휠베이스 2600mm다.
길이와 휠베이스에서 셀토스는 4375mm, 2630mm로 가장 길며, 너비는 티볼리가 1810mm로 가장 넓다. 높이는 셀토스와 티볼리가 1615mm로 동일하고 QM3, 코나 아이언맨이 각각 1565mm, 1550mm로 그 뒤를 잇는다. 사이즈만으로는 셀토스와 티볼리가 두 대를 압도한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셀토스가 498ℓ로 차체 사이즈만큼이나 넉넉하다. 그다음은 QM3가 450ℓ의 수치를 보이며 의외의 강점을 드러냈다. 트렁크가 깊고 분할이 가능한 덕분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티볼리 428ℓ, 코나 아이언맨이 360ℓ 순이다. 트렁크의 형태나 깊이, 적재품에 따라 실제 쓰임새가 달라질 수 있겠으나 수치상만으론 QM3가 놀랍기 그지없다.
DESIGN
디자인을 살펴보면 셀토스와 티볼리가 박시한 형태로 대담하고 웅장한 모습이라면 QM3, 코나 에디션은 곡선을 이용해 둥글둥글하게 매만졌다. 셀토스는 롱후드 스타일과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로 전면부 인상을 표현했다. 그릴 테두리는 다이아몬드 패턴을 심었고 헤드 램프와 그릴은 크롬 라인으로 감싸며 일체감을 줬다. 헤드램프는 큐비클 LED 헤드램프를 적용하며 입체적인 느낌을 살렸고 주간주행등은 심장박동을 표현했다고 한다. 여기에 듀얼 팁 데코 가니시를 적용해 후면부를 넓어 보이도록 만들었다.
인테리어는 가로 형태를 강조하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듯 끝부분에 힘을 줬다. 대시보드 중앙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자리를 잡고 그 밑으로 에어벤트가 얇게 적용됐다.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Bose 사운드 시스템, 무선 충전, 열선 및 통풍시트가 적용됐다.
티볼리 역시 새롭게 적용된 FULL LED 헤드램프를 적용하고 안개등을 감싼 일체형 범퍼, 캐릭터 라인에 힘준 보닛, 클리어 타입 리어 램프로 색채를 드러냈다. 전면부에서 뻗어나가는 캐릭터 라인은 리어 펜더까지 이어져 볼륨감을 도드라지게 만들고 다이아몬드 커팅 휠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C필러는 두툼하게 가져가면서 후면과 측면을 잇는 라인을 가미했다. 클리어 타입 리어 램프는 LED 라인을 보강하고 리어 범퍼와 테일게이트 라인을 연결시켰다. 범퍼 밑으로는 안개등을 배치했다.
태블릿 타입으로 완전 변경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화면과 D 컷 스티어링 휠로 인테리어에 힘을 준 티볼리다. 시트는 세미 버킷 시트로 천연가죽을 둘렀다. 최근 인테리어를 진화시키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QM3는 차체부터 동그랗게 매만져졌고 ‘C’형태로 꾸며진 주간 주행등과 리어 램프를 통해 날렵한 느낌을 연출했다. 또한 다이내믹 턴 시그널로 시인성을 높였다. 르노삼성의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디자인으로 엠블럼을 크게 박아 넣었고 차체 곳곳의 라인을 유려하게 그어대며 개성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테리어를 들여다보면 심플함의 극치다. 프렌치 실용주의란 것이 이런 걸까? 정말 간략하게 배치된 조작 버튼과 필요한 정보만을 보여주려는 계기판은 QM3 성격을 잘 대변한다. 그러면서도 슬라이딩 글로브 박스나 대시보드 위 수납공간 등 나름의 배려가 담긴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다.
코나 아이언맨은 아이언맨의 여러 특색 있는 요소를 담아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웠다. 마블 로고가 새겨진 V자 모양의 후드 가니시, 아이언맨 마스크의 눈매를 닮은 주간주행등과 LED 헤드 램프, 다크 크롬 베젤이 적용된 메탈릭 그레이 컬러의 그릴이 전면부를 강조하고 아이언맨 마스크 휠 캡이 탑재된 18인치 투톤 휠, 아이언맨 마스크 엠블럼 등이 측면에 입혀졌다. 후면부는 번호판 위 가니시에 음각으로 아이언맨 레터링을 적용해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만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 기어노브와 계기판, 시트 등 스타크 인더스트리 로고를 새겨 에디션다운 특별함을 심었고 아이언맨 슈트를 떠올리게 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웰컴 애니메이션, 토니 스타크의 서명은 그 가치를 더한다.
POWERTRAIN
셀토스는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얹어졌고 7단 DCT가 조합됐으며 구동방식은 AWD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을 낸다. 민첩한 핸들링과 재빠른 가속은 셀토스의 장점이다. 순간적인 가속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어찌 보면 가장 큰 체구임에도 움직임이 날래다는 점에서 만족도는 더 높아진다. 급격하게 차체를 움직여보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롤도 안정되어 있고 자세가 무너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다지 조용하지 않은 실내는 불만이 쌓인다. 노면 소음은 물론이고 엔진 소음도 매끄럽게 걸러지지 않는 기분이다.
의외로 티볼리가 더 조용했다. 티볼리가 정숙한 것은 아니었으나 셀토스 다음으로 엉덩이를 올렸기에 체감은 더욱 또렷했는데 주행 간 느껴지는 소음이 셀토스보다 조금 더 걸러진다. 특히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상당 부분 정제한 것 같았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터보의 배압이랄까? 매끄럽게 빨아들이지 못하고 과호흡하는 듯한 모습에 답답함이 느껴진다. 변속기 역시 거칠게 반응하는 탓에 어딘지 모르게 이질감이 가득하다. 최고출력은 163마력에 최대토크 26.5kg·m의 성능이 셀토스나 코나 아이언맨에게 뒤처지긴 하나 체감으로 느껴지는 차이가 너무 뚜렷하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QM3, 유일하게 디젤 엔진이 올라간 모델이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성능도 세 모델에게 주눅들만 하다. 그러나 낭창낭창거리는 승차감, 빠릿하게 움직이는 움직임은 단연 압권이다. QM3에 몸을 실으면 자꾸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잡아채게 된다. 중독성 가득한 손맛에 쉽게 헤어나오기 어렵다. 특히 골목길이나 도로 폭이 좁은 곳에선 회전반경이 작고 다루기 쉬운 QM3가 제격이다. 거기다 17.4km/ℓ라는 경이적인 연비는 지갑 사정 고려하는 우리들에게 밑줄 두 개 긋도록 만드는 요소.
코나 아이언맨의 파워트레인은 특별한 것이 없다.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얹어지고 7단 DCT가 조합돼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kg·m의 성능을 낸다. FF 구동방식으로 코나와 차이가 없다. 코너링을 비롯해 주행 영역 전방위에서 무난한 편이고 요철 구간에서도 안정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다. 물론 티볼리보단 낫지만. 코나의 가장 큰 단점도 소음이다. 아이들링 시 고요했던 모습과 대비되는 주행 간 소음은 가속을 어렵게 만든다. 저속에서 꽤 잘 느껴지는 변속 충격도 아쉬운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