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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 게임, 현대 베뉴

모터트렌드 입력 2019.08.06 08: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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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현대 베뉴가 도전자로 나섰다. 그런데 스펙이 만만치 않다

제로섬 게임이다. 현대자동차도 이미 예상한 듯했다.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자신만만하게 선보인 소형 SUV 베뉴의 판매목표를 연 1만5000대로 잡았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1250대 정도이고, 순위로 따지면 내수 30위쯤이다. 소형 SUV 시장의 톱 2인 현대 코나와 쌍용 티볼리를 잡을 생각은 크지 않고, 기아 스토닉과 르노삼성 QM3보다는 좀 더 팔겠다는 이야기다. 쉐보레 트랙스의 언저리가 그 성대한 데뷔 무대를 가진 베뉴의 판매목표다.

결국 제로섬 게임이다. 2015년 8만6000대 수준이던 소형 SUV 시장은 지난 3년간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며 2018년 17만대 수준으로 팽창했다. 아무리 확장해도 20만대를 한계로 보는 시장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경차처럼 혜택이 분명한 모델이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큰 차를 선호하는 게 한국 시장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내수 연간 판매 톱 10을 살펴보면 소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모델은 턱걸이를 한 9위 기아 모닝과 10위 현대 코나뿐이다. 연 10만대를 넘어선 모델은 딱 둘이다. 준대형 세단인 현대 그랜저와 중형 SUV인 현대 싼타페. 국내 내수 시장의 구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서열이다.

물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제로섬 게임에 투입될 수조차 없다. 다른 모델이 선점한 시장을 빼앗아 오는 게 쉬울 리 있겠는가. 더군다나 소형 SUV 시장이라면 현시점 가장 치열한 시장이다. 베뉴는 실제 꽤 괜찮은 상품성을 갖고 있다. 작지만 강하고 개성이 넘치는 외모를 지녔다. 정통 SUV에 가까운 비례도 코나나 티볼리와는 다른 매력을 뽐낸다. 운전석에 앉으면 약간 세워진 A필러와 높은 시트 포지션 덕분에 시야가 꽤 시원하다.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를 발휘하는 1.6ℓ 가솔린엔진과 IVT 무단변속기의 조화는 무난한 가속력과 적당한 연비를 보여준다. 움직임도 무난하다. 뒤쪽 서스펜션이 토션빔이라 불만인 사람도 있겠지만, 크게 거슬릴 건 없다. 덕분에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과 낮은 가격을 제공받기도 하고. 주행감도 괜찮다. 높은 차체와 짧은 휠베이스를 가졌지만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뛰어나다. 코너에서도 예상보다 롤이 덜했다. 하지만 타이어 한계가 대체로 빨리 찾아왔다. 17인치 휠 기준으로 폭이 205mm인 타이어가 들어가는데, 덩치에 비하면 두께는 충분하다. 튜익스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적외선 무릎 워머는 유쾌한 아이디어다. 2열석 등받이 쪽에 따로 수납할 수 있게 한 러기지 스크린 역시 번뜩인다.

원가 절감의 흔적도 역력하다. 뛰어난 NVH를 내세웠지만 시속 110km가 넘어가면 풍절음이 꽤 거슬린다. 무단변속기 특성상 높은 엔진회전수를 많이 쓰는데 엔진음이 실내에 거칠고 크게 들어온다. 실내 소재들도 질감이 거칠다. 손에 닿는 부분들마저도 그렇다. 운전대를 감싸고 기어 부츠에 쓰인 인조가죽은 인조인 티를 너무 낸다. 뒷좌석도 좁다. ‘혼라이프 SUV’라는 표어가 전략적이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베뉴를 대충 만든 건 아니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등 각종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가 기본으로 들어갔다. 동작이 매끄럽다. 인도에 먼저 출시해 안전 설계가 미흡한 이른바 ‘제3 세계용’이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한국은 물론 북미와 유럽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제로섬 게임에 투입된 베뉴의 월 1250대 판매라는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누구의 파이를 빼앗느냐다. 크기로 보면 기아 스토닉과 르노삼성 QM3, 가격으로 보면 기아 스토닉과 쉐보레 트랙스가 가시권이다. 물론 예상일 뿐이다. 기아 셀토스까지 출격하는 2019년 하반기, 소형 SUV 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요동칠까?



CREDIT

EDITOR : 고정식    PHOTO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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