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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타보니 달라..볼보 S60 시승기

조회수 2019. 12. 6. 18: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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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캐스트=정영철 기자] 볼보가 미국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한 차. S60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승했다. 의미가 남다르다. 스웨덴 브랜드 볼보가 미국에 공장까지 세우며 진출한 이유.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디자인센터를 만들고 차를 개발하는 이유. 모두 이곳에 있을 것이다. 미국 LA에서 지내며 볼보 S60의 시승을 결심한 이유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에 위치한 볼보 생산 공장

볼보는 2018년 6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톤에 첫 공장을 완공했다. 첫 차는 컴팩트 세단 신형 S60. 미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볼보는 S60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으로의 확장을 기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캐머릴로에 위치한 볼보 디자인 센터

S60은 생산뿐만 아니라 디자인 개발도 미국에서 진행했다. 볼보의 캘리포니아 주 카마릴로 디자인 센터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다. 2013년 쿠페 콘셉트 모델을 시작으로 볼보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끈 곳이다. 에스테이트 콘셉트, XC 쿠페 콘셉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SPA 플랫폼의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SPA 플랫폼은 전륜구동 기반 구조다. 하지만 마치 후륜구동 차량과 같은 스포티하면서도 안정적인 비율을 완성했고 이를 고스란히 양산차에 반영했다.
2013 볼보 쿠페 콘셉트

볼보의 중형 세단 S60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경험해보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하지만 시승차를 구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어렵게 인맥을 동원해 S60을 소유하고 있고, 시승을 위해 차를 내어줄 의향이 있는 분을 섭외할 수 있었다. 급한 마음에 밤늦게 숙소로부터 40분 가까이 떨어진 곳까지 달려갔다. 미국에서 직접 볼보 S60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에게 미국 시장에서 볼보의 이미지와 S60 소유에 대해 간단히 몇 가지 물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볼보 S60의 오너 아라 레본 (Ara Rebhorn) 씨

미국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아라 레본(Ara Rebhorn) 씨는 볼보 S60을 구입한지 약 8개월이 됐다고 했다. 미국 시장에서 볼보의 이미지를 물어본 질문에는 “‘안전은 볼보’라는 이미지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며, “이곳에서도 볼보의 인기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물론 아직까지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적지만 개인적으로는 도로에서 많이 보이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볼보 S60을 소유하며 느낀 장, 단점을 묻는 질문에 “무엇보다 멋진 디자인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운전을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몇 시간 동안 장거리 운전을 해도 피곤하지 않다. 연비도 만족스럽다”며, “소유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까지 느낀 단점은 없다”고 밝혔다.
짧은 대화였지만 아라 레본 씨는 자신의 S60을 칭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는 이외에도 여러 대의 차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S60의 승차감이 편하고 운전하기 쉬워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 주변의 유명 도로 엔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

다음날, 본격적으로 S60을 미국 도로에서 경험해보기 위해 LA 도심으로부터 약 30분 거리의 엔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Angeles Crest Highway)로 향했다. 이곳은 주변 지역 드라이빙 마니아들 사이에선 유명한 와인딩 코스다. 고성능 차 오너들과 바이크 라이더들의 성지와 같은 곳으로, 언제나 눈길을 잡아끄는 차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웅장한 풍경과 S60이 만나니 차의 스포티한 디자인이 더욱 부각됐다.

한국에서 처음 경험했던 볼보의 신형 S60은 청바지 같은 차였다. 똑같이 ‘튼튼함’이라는 미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일상적이고 캐주얼한 라이프스타일부터 포멀한 상황까지 소화하는 고급스러움까지 담고 있다. 시승차는 한국에서 경험했던 인스크립션 트림보다 하위 트림인 모멘텀 트림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S60 중 약 75%이상이 인스크립션 트림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선 제법 귀한(?) 모델이다.

엔진은 한국에서 경험한 것과 동일한 T5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T5 파워트레인은 S60의 사용성에 걸맞은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드럽고 편안한 감각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에 맞는 자극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 있다. 전반적인 세팅이 즉각적인 반응성보단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엔진과 결합한 8단 자동 변속기도 부드럽고 효율적인 변속에 더 맞는 세팅이다.

승차감은 비교적 단단하다. 그러나 과속 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은 놀라울 만큼 부드럽게 넘어간다. 작은 진동들이 엉덩이로 전달된다. 캘리포니아처럼 도로 포장이 열악한 곳에서 약점이 잘 드러난다. S60은 전륜에 더블 위시본, 후륜에 멀티 링크 타입의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했다. 후륜 서스펜션에는 리프 스프링과 유사한 방식의 스프링을 적용했는데 이를 승합차에 적용하는 방식과 동일한 것으로 오해한 사람들 사이에 논란이 있었다. 지금은 이미 그런 논란이 사그라들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좋은 승차감을 증명해 냈다.

스티어링휠의 무게는 가볍지만 핸들링은 정확하다. BMW 3시리즈 같이 날카롭게 코너의 안쪽을 파고드는 느낌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확하다. 뒷바퀴 굴림과 앞바퀴 굴림 사이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곳의 반복되는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에서도 차체가 허둥대지 않고 운전자가 의도한 코스를 정확히 따라간다.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꿔도 스티어링휠의 무게는 여전히 가볍다. 가속 페달의 반응성과 변속 시점이 조금 공격적으로 변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 변속기를 매뉴얼 모드로 바꾸면 패들 시프트의 부재가 아쉽게 다가온다.

약 40분의 와인딩 코스에서 S60을 경험하고 넓은 공터에 도착했다. 다시 한 번 차의 멋진 비율에 감탄한다. 대시보드 위치부터 앞 차축까지의 거리, 전문용어로 대쉬 투 액슬(Dash-to-Axle)의 거리가 앞바퀴 굴림 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길다. 게다가 프론트 오버행까지 짧으니 영락없는 뒷바퀴 굴림 스포츠 세단의 비율이다. S60을 디자인한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카마릴로 디자인센터장도 이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휠베이스 또한 경쟁모델인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길어 시각적으로 날렵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차체의 표면엔 ‘스칸디나비안 심플리시티(Scandinabian Simplicity)’ 철학을 반영해 필요 없는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엣지를 이용한 표현을 자제하고 표면에 맺히는 반사로 차체 볼륨을 표현한 곳에서 디자인 팀의 내공이 엿보인다. 고급스러운 면모가 드러난다.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헤드램프와 독특한 형태의 리어램프에선 세심한 기교를 부려 S60만의 차별화를 했다. 단정한 모양의 그릴과 그 아래쪽 A자 형태로 떨어지는 공기 흡입구 디자인에서 볼보의 아이콘 P1800 클래식카의 흔적이 보인다.

실내 디자인에도 동일한 철학을 반영했다. 커다란 틀은 단순하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특히, 인스크립션 트림의 실내에 적용된 나무 트림에선 따뜻하면서도 우아한 고급스러움이 드러나는데, 모멘텀 트림엔 밝은 색 트림을 적용해 현대적이고 경쾌한 고급스러움을 형성한다. 뒷자리는 앞바퀴 굴림 구동계와 긴 휠베이스 덕에 2열 승객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경험한 볼보 S60은 여전히 다재다능했다. 일상적인 주행에 잘 맞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동시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한다. ‘볼보는 튼튼하고 안전하다’라는 가치는 전 세계 어디서나 유효했다. 럭셔리 콤팩트 세단에서 소비자가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미덕을 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아쉽다. 본격적인 운동엔 적합하지 않은 청바지와 닮은 또 다른 부분이다.

cdyc3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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