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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엔진이 아쉽다, 기아 K7 G2.5

모터트렌드 입력 2019.09.11 20: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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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변경급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K7의 핵심은 차세대 2.5L 가솔린 엔진이다

‘대대익선’ 지난해부터 유행하는 신조어다. 보면 바로 짐작할 수 있겠지만, ‘다다익선’이라는 고사성어를 살짝 비튼 말로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의미다. 가전제품 시장에서 시작돼, 최근에는 자동차 시장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2019년 상반기 승용차 부문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준대형 세단 그랜저다. 그랜저는 2017년과 2018년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여기에 기아 K7까지 대대익선 트렌드에 합류했다. 신형 K7은 2019년 7월 국내에서 총 8173대라는 높은 실적을 올리며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어라는 이름을 더한 신형 K7은 2016년 1월 출시한 2세대 K7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올해 6월 공식 데뷔했다. 부분변경은 소소하게 바꾸고 섬세하게 개선해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게 보통인데, 현대·기아차는 몇 년 전부터 부분변경을 거의 완전변경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형 K7도 그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인상부터 달라졌다. 2세대 K7의 상징이었던 음각 그릴이 더 커졌다. 높이도 키웠고 폭도 넓혔다. 그 안에 세로로 들어간 크롬 선은 간격을 벌리고 더욱 두툼해졌다. 반면 헤드램프는 가늘어졌다. ‘Z’자 형태로 들어갔던 LED 라인도 헤드램프 안에서 벗어나 헤드램프는 물론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감싸는 형태로 180° 방향을 틀었다. 전체적으로 강인하고 스포티해졌다.

뒷모습도 크게 바뀌었다. 위쪽이 넓은 사다리꼴이던 리어램프는 기다란 LED 선으로 양쪽을 이었다. 모양은 트렁크 중심 방향으로 뾰족해졌다. 크롬 선으로 두른 양쪽 배기구를 크롬 선으로 기다랗게 연결했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 형상이다. 다만 리어램프와 범퍼 사이의 빈 공간이 멀어 좀 휑한 느낌이 든다. 시선도 거의 위쪽으로 집중돼 시각적인 안정감이 떨어진다. 옆모습은 그린하우스나 문짝 형태는 물론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 등등 기존과 동일하다. 전체 길이가 4970mm에서 4995mm로 25mm 길어졌지만 범퍼를 늘리며 길어졌을 뿐 공간이 넓어지진 않았다.

실내는 센터페시아 쪽을 완전히 새로 꾸몄다. 계기반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반 테마가 바뀌는 점도 재미있지만, 후측방 모니터 기능이 가장 눈에 띈다.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면 속도계에,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면 태코미터에 후측방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센터페시아 꼭대기에도 넓게 펼쳐졌다.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기존에 양옆에 놓였던 송풍구는 모양을 얇고 넓게 바꾸고 그 아래로 내려갔다. 밑으로는 디스플레이 제어 버튼과 공조장치 제어 버튼이 층을 이뤘다. 종전에는 커다란 버튼이 줄지어 배치돼 복잡했는데, 신형은 토글식으로 정리해 훨씬 깔끔해졌다, 그 밖에 문짝이나 시트 등은 소재와 장식만 달라졌다.

그런데 신형 K7은 보이는 부분만 달라진 게 아니다. 엔진도 신형이다. 라인업에 없던 엔진이 추가된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 개발한 차세대 엔진을 보닛 속에 품었다. 2.5ℓ 가솔린 엔진이다. 2.5 GDi 가솔린 모델을 굳이 콕 집어 시승한 것도 새로운 엔진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G2.5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K7에 최초로 들어갔다. 사실 여기 맞물린 앞바퀴굴림 전용 8단 자동변속기 역시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2세대 K7에 처음 들어갔던 바 있다.

신형 엔진의 핵심은 분사 방식과 열관리 시스템이다. 신형 엔진의 정식 명칭은 ‘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이지만 실제 분사 방식은 직분사 방식인 GDi와 포트 분사 방식인 MPi를 모두 사용한다. 저속 구간에서는 MPi를 사용해 연비와 소음, 진동을 개선하고, 고속 구간에서는 GDi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출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아울러 대략 2000에서 2500rpm에서는 MPi와 GDi를 함께 사용해 최상의 효과를 노린다. 열관리 시스템은 냉각수의 온도와 유량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게 핵심이다. 즉, 냉간 시에는 냉각수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키고, 고속에서도 냉각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 엔진의 열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배기가스 재순환장치도 들어갔다. 냉각된 배기가스를 다시 연소실에 흡기로 불어넣는 장치인데, 저속에서는 흡기량을 증대해 펌핑 손실을 저감시킨다. 펌핑 손실은 실린더헤드가 내려가면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와중에 흡기밸브가 닫혀 공기 흡기량이 저하되는 현상이다. 그런데 냉각된 배기가스를 강제로 불어넣으면 기본적으로 들어오는 흡기량 자체가 많아져 손실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더불어 고속에서는 냉각된 배기가스가 다시 흡기로 재순환하며 연소실 내 연소 온도가 낮아진다. 이를 통해 노킹을 방지한다. 참고로 연소 온도가 높으면 폭발하기 더 좋은 조건이 되므로 노킹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렇게 적용한 새로운 기술 덕에 신형 엔진은 기존에 비해 배기량이 138cc 늘고 최고출력이 8마력, 최대토크가 0.7kg·m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향상됐다. 17인치 휠 모델의 복합연비 기준으로 0.7km/ℓ 개선됐다. 6.3% 정도 향상된 수치다.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게 기술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해보면 숫자로는 꽤 성공적이다.

기아 K7 부분변경 모델에서 핵심은 달라진 외모가 아니라 G2.5 스마트스트림 엔진이다. 현대차그룹이 야심 차게 개발한 차세대 엔진으로 준대형 모델은 물론, 터보차저를 더해 고성능 모델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경험한 바로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우선 반응성이 떨어졌다. 자연흡기 엔진인데도 초반 가속반응이 그리 즉각적이지 않았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지점이 높은 엔진회전수는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토크와 출력을 쏟아내는 시점이 비교적 뒤쪽으로 밀려난 느낌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변속기와의 조화가 문제는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변속기는 테스트할수록 빠르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일상 주행과 가속할 때의 변속 패턴을 확연하게 구분했고, 적응도 빨랐다. 급가속을 이어가면 재가속을 준비하기 위해 한동안 높은 엔진회전수를 유지했다. 가속하다가 급히 감속한 뒤 다시 가속하면 변속기가 허둥대기 마련인데, K7에 들어간 8단 변속기는 비교적 빠르게 대응하며 단을 낮췄다.

정숙한 엔진의 야성을 깨워보려 회전수를 한계까지 높이며 밀어붙였지만 시원한 맛은 별로 느낄 수 없었다. 신형 엔진의 반응은 좋게 말해 점진적이고, 나쁘게 말해 둔했다. 물론 K7이 화끈한 맛으로 타는 차도 아니고, 준대형급에 들어간 2.5ℓ 엔진이 여유로운 힘을 뿜어낼 리도 만무하다. 다만, 그 정도를 충분히 감안하고 시승했음에도 반응이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웠다는 이야기다.

신형 엔진도 숙성할 시간은 필요하다. 아무리 사전 평가 및 개선 작업에 공을 들였어도 양산 후 계속해서 개선점이 노출돼 끊임없이 수정하고 고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2.5ℓ 모델 구입을 ‘베타테스터’처럼 여길 필요도 없다. 신형 엔진은 기존에 비해 모든 면에서 향상됐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기아 K7 프리미어 G2.5

기본 가격/시승차 가격 3102만원/3986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2.5ℓ, 198마력, 25.3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595kg
휠베이스 2855mm
길이×너비×높이 4995×1870×1470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9.8, 13.4, 11.1km/ℓ
CO₂ 배출량 153g/km



CREDIT

EDITOR : 고정식    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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