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젤보다 가솔린이 제격인 대형 SUV..현대차 팰리세이드

조회수 2019. 8. 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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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1인가구는 전체 인구의 29%다. 이 사람들을 타깃으로 해서 ‘혼라이프 SUV'라는 시대상에 맞는 신차도 출시했다.

근데 아이러니다.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대형 SUV고, ‘가족’을 위한 찬데, 1인가구, 혼밥, 혼술의 시대에 대형 SUV가 흥행이라니.

당초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 그랜저의 판매가 주춤했고, 출시 초기, 경쟁사의 대형 SUV들의 판매도 영향을 받았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콤팩트 SUV도 적잖은 파장이 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언이다.

다시말해, 블랙홀 같은 차다. 대형 SUV라는 걸 떠나서, 가격 자체가 합리적이었기에, 가장 선택지가 넓은 이 가격대에서 모든 걸 빨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 담대한 외관 디자인

현대차, 팰리세이드

컴포지트 타입의 램프, 캐스캐이딩 그릴 등 팰리세이드의 외관도 여느 현대차 SUV 라인업과 다르지 않다. 물론 디테일한 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전면부에선 세로형 주간 주행등이 적용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그간의 주간주행등 패턴이 가로 형태의 기조를 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차가 위 아래로 길어보이는 인상을 준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조금 더 기하학적인 느낌과 웅장한 맛을 더했다. 북미형 리미티드 사양에 적용된 가로형 그릴 보다는 이 쪽이 조금 더 입체적이고 화려한 느낌이다.

측면부는 기존의 현대차에서 볼 수 있던, 유연한 인상이 드러나지만, 대형 SUV 특성상 C필러가 강조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칫 싼타페 같을 수 있었는데, 루프, 그리고 트렁크 라인까지 이어지는 라인에 각을 잡아 줘서 단단하고 견고한 인상을 더했다.

리어램프도 세로형으로 디자인됐다. 그간의 현대차 SUV가 가로형 램프를 이용해오던 기조와는 다른 양상이다. 가로형 램프를 쓰면 차가 더 넓어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실 그리 하지 않더라도 팰리세이드는 이미 커보인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 모두에게 공평한 실내 공간

대형 SUV에 있어 가장 중요시되는 건 ‘공간’이다. 그리고 팰리세이드의 공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다소 괴팍하기 까지 한 인상과는 대비되는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연상케 한다.

소위 ‘공간을 뽑아내는’ 데에 있어 현대차는 도가 텄다. 그만큼 넉넉한 공간과 곳곳에 숨은 수납 공간들이 눈길을 끈다. 수평 기조의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는 그 여유를 배가시키는 느낌이다.

DSLR 카메라 하나 쯤은 거뜬히 들어가는 센터콘솔. 기어노브가 버튼식으로 대체됨에 따른 결과다.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는 서유기의 호리병처럼, 그것이 스마트폰이건, 지갑이건, 주머니에 넣어둔 모든 것들을 늘어놔도 여유가 넘친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도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작은 핸드백이나 상자 종류를 놓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혼자 장을 보고 오는 상황이라면, 작은 쇼핑 바구니 정도는 운전석에 들고 타도 무리가 없겠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시트의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조절까지 지원되는 2열은 풍요로움 그 자체다. 키 181cm의 기자가 앉았을 시, 다리를 꼬고 앉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3열 탑승자를 위해 공간을 조금 양보하더라도 중형 세단에 맞먹는 레그룸이 확보된다.

럭셔리 세단에서나 봤을 2열 통풍시트는 물론, 각 좌석마다 한 개 씩의 USB 포트가 배당되어 있고, 220볼트 인버터 까지 마련됐다. 더 이상 보조배터리에 연연하지 않아도, 시가잭 충전기를 찾지 않아도 된다.

반전은 3열에서 나타난다. 네 개의 컵홀더는 물론, 2개의 USB 포트가 준비되어 있고, 시트의 슬라이딩 기능은 없지만, 등받이는 무려 ‘전동식’으로 작동한다. 표준 시트 포지션 기준, 성인 남성이 앉았을 시 주먹 한 개 정도의 레그룸이 확보돼 불편함도 없다.

■ 디젤보단 가솔린이 제격

팰리세이드의 파워트레인은 2.2리터 4기통 디젤엔진과 3.8리터 V6 가솔린엔진 등 두 종류로 구성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시승 차량은 가솔린 엔진과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HTRAC이 적용된 모델로, 최고출력 292마력, 36.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중 접합 유리가 적용된 탓인지, 기본적인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제법 방음에 신경을 쓴 모습이 눈에 띄는데, 일정 부분 소음이 느껴지던 디젤에 비하면, 엔진이 없다고 느껴질 수준이다.

하지만, 마냥 조용하지만은 않다. 가속 등 조금만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6기통 엔진 특유의 풍부하고 매끄러운 엔진 회전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다소 거친 느낌이었던 디젤엔진과는 차이다.

다만, 같은 엔진을 쓴 다른 차량들 보다 고급스럽단 느낌은 덜하다. 디젤에 비한다면 당연하지만, 약간은 높은 회전대를 써야 제 힘이 발휘된다. 물론 차량의 쓰임새를 생각해본다면, 일정 정도의 ‘다이내믹’을 덜어낸 점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동급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를 지녔지만, 급작스레 차선을 바꾸거나, 험로를 주행하는 상황에서도 정신없이 흔들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높은 키 탓에 다소 허둥댈 수도 있지만, 잔진동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은 편안한 주행 감각을 더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 현대차에게도, 경쟁자에게도 골치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현대차에 있어 대박이지만, 다른 제조사와 수입사들에겐 엄청난 골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다인승에 있어 독보적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 기아차 카니발 또한 사정권에 들어와있는 게 사실이다. 두 대 모두 ‘가족’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더 냉혹하다. 카니발이 가진 무기 보다도 팰리세이드가 가진 무기가 더 많고 강력해 보인다.

물론 현대차에게도 골치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더 팔고 싶어도 증산에 대한 합의가 안된다. 수출도 나가고, 국내에도 팔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보인다. 일각에선 팰리세이드 계약자가 이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이 들어왔는데, 노를 젓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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