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하이클래스 SUV 셀토스 일주일 타보니

조회수 2019. 7. 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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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시장에 '게임 체인저'가 나타났다
기아차 셀토스는 소형 SUV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기아자동차 셀토스가 블랙홀이 되어 소형 SUV 시장을 빨아들일걸? 자동차 미디어에 속한 선배의 말이었다. 그만큼 기대하고 그 정도로 저력이 있다는 뜻일 게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의구심이 들었다. 몇몇 모델이 스쳤다. 각자 점유율을 차지한 모델들. 어떤 점에서 소형 SUV 시장은 이미 세력이 형성됐다. 신 모델은 언제나 관심사지만, 시장을 재편하려면 보다 강렬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셀토스가 그런 존재라고? 갑자기 관심이 증폭됐다.

1.6 디젤 엔진과 7단 DCT 조합은 효율적이면서 쾌적하다.

셀토스를 만나러 가면서 떠오른 생각은 딱 하나였다. 셀토스가 압도할 수 있느냐. 약간의 우위로는 블랙홀이 되기 힘들다. 비교하며 고민해야 한다면 기존 벽이 두껍다. 즉, 다른 모델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셀토스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물론 자동차는 계산기를 곁에 두고 고른다. 어떤 등급의 어떤 모델이라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끌리는 모델이 있다. 계산기와 상관없이 끌려야 시장을 흔들 수 있다. 셀토스가 그럴 수 있을까. 이 점에 주목했다.

실내는 요소요소 공들인 티가 드러난다. 각 부분의 소재와 질감을 한정된 조건에서 최대한 신경썼다.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부터 각종 편의장비까지. 셀토스는 동급 최강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셀토스를 마주했다. 우선 색이 마음에 들었다. 기존에 국산차에서 쉽게 보기 힘든 색이다. 게다가 투톤. 차체는 마스 오렌지, 루프는 체리 블랙이 공식 명칭이다. 오렌지보다는 와인이 연상되는 색이다. 명칭이 뭐든 색이 차체와 잘 어울렸다. 화사하면서도 가볍지 않다. 무채색이 주류인 한국사회에서 이런 색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첫 대면부터 호감이 생겼다.

수평을 강조한 전면부 디자인은 셀토스를 더욱 크고 당당하게 보이게 한다.

그리고 크기. 소형이란 단어가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상위급 SUV와 같이 놓고 보면 차이가 날 거다. 하지만 셀토스 자체만을 보고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더욱 덩치를 부풀려 보이게 한다. 특히 전면부가 강렬하다. 대담하게 가로로 쭉 뻗은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연결된 채 양쪽으로 휘듯 올라가는 형태다. 실제보다 훨씬 넓고 당당하게 보인다. 그 인상이 절대적으로 크다.

투톤 차체는 지붕부터 필러까지 색을 달리했다.

한 줄로 휙 그은 듯 전면부가 대담하면서도 각 부분은 섬세하게 처리했다. 주간 주행등이 그릴 상단을 지나는 라이팅 그릴과 연결된다. 그 위로는 다시 다이아몬드 패턴이 적용된 가니시로 선을 더 그었다. 그러니까 세 겹의 선을 겹쳐 수평적 이미지를 강조한 셈이다. 화려하게 처리한 방향 지시등도 헤드램프 아래에 붙어 장식 요소로 기능한다. 슬쩍 보면 로봇의 얼굴처럼 다부지고, 꼼꼼히 보면 무도회 가면처럼 화려하다. 전면 디자인만으로 셀토스를 품을 사람, 분명 있다. 아니 많다.

셀토스의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워 보인다.

차문을 열며 조마조마했다. 강렬한 전면부에 한껏 기대하게 하고 실내는 무난한 경우가 많으니까. 외관 이미지가 강해서 실내가 심심하면 감흥이 반감할 수밖에 없다. 시승차는 선택사양을 꽉 채운 모델이다.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실내를 둘러보니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됐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출발해 센터 터널까지, 시선이 주로 닿는 부분이 진중하며 화려하다. 외관에서 받은 감흥을 훼손하지 않았다. 하이글로시와 무광 크롬 몰딩을 적절히 사용해 고급스럽게 보이는 솜씨도 발휘했다. 크래시 패드도 색과 재질을 달리 해 실내 중앙을 가로지른다. 수평을 강조한 외관의 시원한 느낌을 실내에도 담았다. 인상은 대담하게, 세부는 섬세하게.


실내에 쓴 색과 통일한 시트.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기능으로 더욱 공간을 확보했다.

시승차는 디젤엔진을 품었다. 어느 정도 소음과 진동을 감안하려고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소음과 진동을 잘 잡았다. 소형 SUV인데도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썼다니. 기아차가 셀토스에 얼마나 무게를 실는지 느낄 수 있었다. 디젤엔진의 출력은 쾌적한 수준이다. 7단 DCT가 매끄럽게 출력을 뽑아낸다. 보다 짜릿한 양념을 원한다면 가솔린 터보 엔진을 고르면 된다. 디젤엔진의 토크와 효율도 좋지만, 가솔린 터보 엔진 조합이 궁금해졌다.



제법 탄탄한 하체도 쾌적한 환경에 일조했다. 거동이 절도 있고 깔끔하다.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성격은 아닌 셈이다. 젊고 탄탄한 이미지는 디자인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었다. 보다 진중한 성격을 가미하려면 사륜구동을 선택하면 된다. 사륜구동에는 뒤 서스펜션에 멀티링크를 적용하니 거동의 마무리 동작까지 다잡을 듯하다. 앞 서스펜션의 질감이 좋아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 조합이 궁금해졌다. 셀토스는 욕심을 내고 싶게끔 한다. 중요한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버튼으로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를 쉽게 조작할 수 있다. 가끔 레버나 왼쪽 하단에 버튼을 몰아넣는 경우가 있는데, 효율성에서 별로다. 셀토스는 버튼을 자주 쓰게끔 배치했다. 밀리는 길에서 유용하게 활용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알아서 완전히 서고 다시 출발한다. 그럴 때 스티어링 휠 오른쪽 버튼이나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움직인다. 게다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도 적용했다.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첨단을 다투는 기술을 소형 SUV에서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일이다.



목적지에 도착해 2열과 트렁크를 살펴봤다. 소형 SUV는 어쩔 수 없이 1열에 치중한다. 셀토스는 1열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동급 차량 중 전장이 가장 길다. 최소 150mm 이상 차이 난다. 그 길이는 2열과 트렁크로 분배해 할당했다. 2열은 리클라이닝 기능도 적용해 뒷좌석 승객을 배려했다. 2열 레그룸은 성인남성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다. 불편은커녕 열에 아홉은 공간 크기에 놀랄 정도다. 소형 SUV라는 단어는 뒷좌석에선 완전히 잊게 된다. 트렁크 또한 498리터로 동급 최대 수준을 확보했다. 2열과 트렁크를 보니 셀토스가 소형 SUV 시장에서만 머무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소형과 준중형 사이에서 자기 영역을 구축했다.

2단 러기지 보드가 트렁크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게 한다.

셀토스를 시승할 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여럿 관심을 표현했다. 크기에 솔깃하고, 디자인에 흡족해했다. 물론 모든 선택사양을 넣으면 3000만 원을 넘는다는 얘기에 탄식하기도 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가치가 높아지면 가격도 올라간다. 셀토스를 선택할 사람은 그런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시승하고 나니 셀토스를 굳이 소형 SUV라고 한정 지을 필요가 없었다. 관건은 그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다. 블랙홀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국산 소형 SUV의 꼭짓점에서 사람들을 유혹할 건 확실하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 사진 penn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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