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내가 코란도를 들여다볼 때, 코란도도 나를 들여다본다

조회수 2019. 10. 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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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든, 누구와 떠나든, 코란도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또 다른 패밀리다.


쌍용자동차가 코란도에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뿐만 아니라 투박했던 과거의 모습도 완전히 벗어던졌다. 어쩌면 소비자들이 그토록 갈구했던 변화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코란도는 문명의 이기를 벗어던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 더 익숙하다. 어딘가 엉성했던 모양새와 거친 주행감각, 그것이 코란도의 헤리티지라면 헤리티지였으니까.

한때는 ‘쌍용자동차=코란도’였으나 작금의 상황은 티볼리의 아성을 넘지 못한다. 4세대 코란도는 그런 시대의 흐름을 따랐고 조금 더 큰 티볼리란 이미지가 강하게 들러붙었다.



넙데데한 보닛, 가늘게 헤드라이트를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은 특히나 연결성을 강하게 만든다. C필러에 블랙 하이글로시로 임팩트를 준 모습, 나선형 휠도 티볼리와 상당히 비슷하다.

실내로 들어서면 사뭇 다른 느낌이다. 쌍용자동차의 최신 인테리어 기조 ‘블레이즈 콕핏’이 적용됐는데 티볼리 때보다 하이테크 감성이 두드러졌다.

대시보드 중앙에 우뚝 솟아있던 디스플레이 화면은 정갈하게 매만져진 에어벤트 밑으로 배치했다. 에어벤트는 대시보드를 가르면서 도어까지 연결해주는 느낌을 부여해 심미적 효과를 높였다.



실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도어 트림과 글로브 박스 상단에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다. 거울 효과를 이용해 조명 라인이 여러 개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심연을 들여다보듯 조명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야간에 조명 불빛이라도 바뀌면 몽환적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공간이야 당연히 티볼리보다 널찍하다. 1열과 2열 모두 성인 남성이 올라타도 거동에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고 적재공간은 최대 551ℓ를 확보했다. 여기에 매직 트레이 아래 19cm(상하 폭 기준) 럭키 스페이스에 소품들을 깔끔하게 분리 수납할 수 있게 했다.

코란도에 올라간 가솔린 엔진을 탐미할 시간이다.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하며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 ·m 성능을 뽑아낸다. 도심형에 걸맞은 적정 수준이다.




디젤 엔진이 좋아졌다곤 하나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은 운전자를 편안하게 만든다. 6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비가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할 수준.

디젤 SUV에 익숙해져 있던 탓인지 실내 정숙성이 한층 도드라진다. 실내 정숙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주요 요소 중 하나는 대화의 원활함에 있다. 옆 사람과 고래고래 소리 지를 필요 없이 나긋나긋하게 옹알이하듯 떠들어도 또렷하게 말소리가 들려온다. 2열 탑승자와 대화도 또렷하게 들리긴 마찬가지.

속력이 오르면 풍절음은 조금 유입되는데 육두문자가 나올 수준은 아니다. 더구나 코란도를 몰며 쾌속질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조수석에 동행했던 사진기자는 오히려 “풍절음이 비행기 이륙할 때 소리와 비슷해 기분이 좋아요”라며 만족스러워했다고.




코란도에 대한 향수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모진 곳으로 끌고 갔다. 임진각 부근 거친 험로, 전륜구동으로 효율주의 주행을 펼치다 주행 환경에 따라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AWD는 이질적인 느낌 없이 거친 노면을 헤쳐나갔다. 물가에 다가선 후 LOCK 모드를 활용했다.

크고 작은 자갈과 물을 한껏 머금은 지면이 타이어를 잡아당긴다. 그럼에도 이 정도 장애물 따위 우습다는 듯 쉽게 탈출해 나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전과 같은 단단함이나 마초적 느낌은 많이 사라져 아쉽기도 하다. 시대에 따른 변화일 테지만 거칠고 투박했던 그 모습이 그립긴 하다.



의외로 최강 성능의 딥 컨트롤

쌍용자동차가 자랑하는 차량 제어기술인 딥 컨트롤(Deep Control), 흔히 말하는 반자율주행 기술이다. 티볼리에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쌍용자동차의 딥 컨트롤은 상당 수준에 올랐다. 주관적인 견해를 내비치자면 국내에서 마주한 브랜드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법하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주변 차량 및 사물을 인식하고 위험상황에서 탈피, 차량을 제어하여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반자율주행 시스템의 기본 취지다. 반자율주행 기술에 적용되는 것은 각 브랜드마다 대동소이하다. 허나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감각은 차이가 있다.



예컨대 측면에서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차량을 얼마나 빠르게 인식하고 제동에 도움을 주는지, 차간 거리를 인식하고 제동 시 울컥거림이 심한지, 앞 차가 차로를 벗어났을 때 급가속으로 위험성을 동반하지 않는지 등말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딥 컨트롤은 여타 반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모델보다 뛰어나다.

차선 보조 기능의 경우 차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고 앞 차 주행 환경에 맞춰 동선을 구축하지도 않는다. 오롯이 코란도를 기준점으로 반자율주행 기술이 이행된다. 신호 대기 중 앞차가 출발하면 경고음으로 알려주는 ‘앞 차 출발 알림’은 요즘 같은 시대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고속도로에 올랐을 땐 세팅 속도에 따라 주행을 도우면서 과속카메라 근접 시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것도 상당히 유용하다. 이는 국내에서 현대, 기아, 쌍용자동차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기자가 강원도에서 서울 간 편도로 코란도의 반자율주행을 체험했을 때 톨게이트 이후 가, 감속 페달을 밟은 기억이 없었다. 그 정도로 안정성과 편리성에 모두 부합한다.




딥 컨트롤의 뛰어난 성능은 안전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코란도는 Euro NCAP에서 최고 등급인 5스타를 획득했는데 성인 및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뿐 아니라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 부분까지 활약했기에 가능한 성과다.

또한 충돌 시 안전벨트가 신속하게 가슴과 골반 부분을 잡아 상해를 방지하는 프리텐셔너와 시트벨트의 과도한 압박을 완화해 2차 상해를 방지하는 로드 리미터가 1열, 2열에 모두 적용됐고,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으로 충돌 안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즉, 코란도는 쌍용자동차의 안전과 기술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모델이라는 것.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450×1870×1630mm
휠베이스 2675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배기량 1497cc
최고출력 170ps 
최대토크 28.6kg·m
변속기 6단 자동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10.1km/ℓ
가격 ​​​​​​275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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