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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막내 SUV 베뉴 디자인에 얽힌 비화(秘話)

다음자동차 입력 2019.07.15. 10:50 수정 2019.07.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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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라는 온전히 새로운 차종을 빚은 연구원들.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부터)외장을 빚은 현대외장디자인1팀 이찬희 책임연구원, 윤지원 연구원, 황덕현 책임연구원, 내장을 빚은 현대내장디자인1팀 정도영 연구원, 차일회 책임연구원, 이원찬 연구원

베뉴는 현대차에 없던 자동차다. 새로 모든 걸 잡아나갔다. 제약도 분명했다. 한정된 재료에서 최고의 효율을 추구해야 했다. 베뉴의 안팎을 그려낸 사람들은 오히려 그 제약을 완성도 꾀하는 통로로 활용하려 했다. 그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베뉴를 그려냈을까?

베뉴 외장 디자인팀

캐릭터가 분명한 자동차. 효율을 생각해 구입하기보다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구입할 사람을 생각하며 그렸다. 베뉴 외장 디자이너 팀이 베뉴를 디자인하며 고수한 지점이다.


소형 SUV 프로젝트를 맡고 나서 어떤 콘셉트를 생각했나?

이찬희 | 소형이면서 엔트리 SUV이기 때문에 SUV 같은 느낌부터 실용성,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위치까지 생각하며 디자인했다. 작고 당찬 소형 SUV를 만들고자 해서 스타일링에 들어가기 전에 패키지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굉장히 많이 조율했다. 기존에 하던 모델보다 초반 작업에 신경 썼다.

소형 SUV라면 아기자기한 외관이 먼저 떠올린다. 베뉴는 다부진 느낌을 강조했다. 어떤 부분을 부각했나?

황덕현 | SUV로서 기본 요소들을 유지하면서 모던하고 아이코닉(Iconic)한 느낌을 강조하려고 했다. 스포티하면서 단단해 보이는 사이드 프로파일에 휠아치 펜더 볼륨을 강조해 다부진 자세를 구현했다. 앞뒤로 아이코닉한 램프 디자인을 적용해 베뉴만의 캐릭터를 강조했다. 소형 SUV, 하면 떠오르는 귀여운 이미지를 벗어나 작지만 당당한 성격의 차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운전자의 개성을 부각시켜 줄 수 있는 베뉴만의 캐릭터로 다른 SUV들과 차별되도록 디자인했다. 회사 내에서 이런 방향성을 공감했다.

기존에 없던 차종을 디자인하며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고

기존 현대차와 다르게 많은 부분 덜어낸 간결한 면이 보인다. 작으면 뭔가 더 넣어서 시선을 끌려고 하잖나. 덜어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황덕현 | 우선 엔트리급 소형 SUV이지만 시각적으로 커보이게 하는 점이 중요했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사이드 캐릭터 라인 하나가 차체를 한 바퀴 돌 듯 이어진다. 이런 부분이 차를 커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디자인 효과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고, 그 과정에서 많이 덜어낼 수밖에 없었다. 디테일로 시선을 끌기 이전에 전체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이찬희 | 초기에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장난감 같은 디자인부터 재밌는 디자인까지 아이디어가 많았다. 지금까지 현대차 디자인에서 하지 않은 재밌는 것들을 스케치 단계에서 제안했다.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가면서 점점 복잡한 걸 줄이고 단순하화면서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필요한 요소만 남은 게 지금의 베뉴다.

윤지원 | 기존 SUV들이 단차가 강한 디자인이었다면 베뉴는 앞면이 크고 시원한 한 덩어리로 되어 있다. 그 위에 헤드램프나 방향지시등을 그래픽으로만 분리해놓아 간결하다고 느낄 수 있다. 작지만 커 보이도록 하기 위해 와이드한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해 당당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당당하게 보이는 디자인으로 잡으면 공기저항계수가 높아져 연비 면에서 손해가 생긴다. 효율성 면에서 어떤 점을 고려했나?

황덕현 | SUV지만 연비를 중요 시 하는 최근 시장상황을 반영해 공력적인 측면도 신경 썼다. 기본적으로 에어커튼 인테이크 홀, 루프 스포일러와 C필러 가니시를 적용했고, 공력을 고려한 사이드미러 디자인까지 SUV의 사이드 프로파일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력 목표치를 달성했다.


주간주행등에서 자동차의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노력한 듯 보인다. 실내에도 비슷한 디자인 요소가 적용되며 통일성을 느끼게 한다. 어디서 영감받아 적용했나?

황덕현 | 각인하기 쉬운 상징적인 도형을 적용해야 사람들이 아이코닉하다고 느낀다고 생각한다. 처음 봤을 때 인식하기 쉬운 여러 도형들 중에서 베뉴는 볼드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사각형을 주로 사용했다. 그렇다고 단순히 각진 사각형이 아니다. 사각형을 이룬 선에도 살짝 힘이 들어가다가 풀어진 부분, 얇다가 두꺼워지는 부분들이 다르고 강약을 조절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전반적으로 앞뒤 램프류들은 사각 형태로 통일감을 주려고 했다.

이찬희 | 면을 심플하게 만든 것처럼 차량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디자인 방향성을 심플하게 한 가지로 맞추고 싶었다. 이런 부분이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테일램프나 포그램프 등 차량 전체에 적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 부분은 내장 디자인팀과 협업해 내·외장 디자인의 통일감을 줬다.

윤지원 | 보통 주간주행등은 대부분 라인으로 돼 있다. 한 줄 혹은 두 줄 긋든가 휘어지든가. 베뉴는 단절된 라인이 아닌 하나로 연결된 도형을 사용함으로써 램프를 더 특별한 요소로 보이게 했다.


반면 전면과 측면에 비해 뒷모습이 상대적으로 심플하다는 얘기가 나올 듯하다.

이찬희 | 차 전체 디자인을 한 번에 아울러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디자인은 이 부분이 좋고 저 부분이 좋아서 서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강조하는 부분과 보조하는 부분이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차량 전체적인 바디와 펜더의 볼륨을 강조하고 리어에서 심플하면서 모던한 면으로 조화를 이루려고 했다. 대신 테일램프에 신기술이라든지, 포인트 컬러라든지, 아이코닉한 그래픽을 새롭게 시도해 임팩트 있게 보여주려 했다. 테일램프 속 기하학적 이미지와 렌티큘러 렌즈는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부분으로 디자인 효과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코닉한 디자인. 외장 디자인팀이 베뉴에 넣고 싶은 키워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부분과 막판까지 조율하다가 포기한 부분이라면 뭐가 있나?

윤지원 | 사이드미러와 도어핸들 같은 작은 요소들도 초기 스케치에서는 더 파격적인 디자인이 많았다. 그러나 기능과 법규적인 제약으로 콘셉트를 더 개성 있게 완성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반면 17인치 휠 디자인은 초기 안을 양산까지 밀어붙여서 끝까지 지켜낸 부분이다.

이찬희 | 재밌는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루프랙이라든가, 휠 디자인이라든가, C필러의 배지라든가 있는데, 양산과정에서 빠진 부분을 커스터마이징 파츠로 구현하기도 했다.

황덕현 | 엔트리 SUV인데도 베뉴의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디자인 아이템들이 많이 살아남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찬희 | 엔트리 SUV인데도 디자인 면에서 필요한 부분을 끝까지 유지해서 집어넣었다는 점에서 작업하면서 굉장히 자부심을 느꼈다.

처음 생각한 모습과 완성된 베뉴를 보면 애초 기대한 부분을 많이 담은 편인가?

황덕현 | 지금껏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감히 최장기간 걸렸다고 얘기할 수 있다.

이찬희 | 소형 SUV 세그먼트에서 이 정도의 볼륨감과 이미지가 나왔다는 점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더구나 계속 다듬는 과정을 거쳐서 나왔다는 점이 뿌듯하기도 하다.

윤지원 |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했던 부분이 아예 없을 순 없으니까. 그래도 제한된 환경에서 최대한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회사 들어와서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라서 개인적으로 애착도 많이 간다.

베뉴 실내 디자인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공간. 베뉴 실내 디자이너는 베뉴의 실내를 사용하기 편하고 쾌적한 공간을 짜는 데 집중했다. 전통적인 SUV의 실내가 그렇듯이.

선택과 집중으로 베뉴의 실내를 구성했다.

소형 SUV는 흔히 발랄한 디자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베뉴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했다. 인테리어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반영했나?

이원찬 | 실내 디자이너로서 SUV의 기본이라고 하면 단순히 형상이 볼드하고 툭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사용성 측면을 고려했다. 기능성, 즉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정통 SUV의 헤리티지라고 생각했다. 베뉴는 그 부분을 많이 담아내려고 했다. 공조기 조작부도 디지털이지만 다이얼로 디자인하고, 인사이드 레버도 O자형으로 디자인해 사용자가 조작할 때 힘이 덜 들게 했다. 전반적인 디자인을 사용성 측면에서 고려해 형상적으로 기능미가 드러난다.

차일회 | 소형 SUV라고 하면 아기자기함, 귀여움, 작지만 소중한 팻의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베뉴는 실용성과 공간성을 제일 강조했다. 넓어보여야 한다. 베뉴는 옆에 동급 이상의 차와 같이 보면 작다고 느낄 수 있지만, 베뉴 하나만 봤을 때 작은 차로 안 느끼게 공간을 디자인했다. 조수석 오픈 스토리지나 공간을 더 쓸 수 있는 2단 트렁크 선반 등 이곳저곳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베뉴 인테리어의 특징은 연결성이다. 스마트 환경에 익숙한 고객이 개인 IT기기를 차량 시스템과 연결해 자동차를 더 스마트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부분이 강점이다.

송풍구 테두리 가니시 형상과 외관 주간주행등의 형상을 둥그스름한 네모로 구성해 일체감이 느껴지는 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이원찬 | 상황 상 고급스러운 재료를 마음껏 쓸 수 없다. 보통 차량 내장은 어두우니까 실내 가니시, 베젤류를 효과적으로 써야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실내 베젤류의 컬러 대비가 강하게 들어갔다. 이런 디자인 포인트들이 극적으로 살아나는 효과를 주고 싶었다. 한정된 재원을 뛰어넘고자 낸 아이디어였다.

정도영 | SUV를 생각하면 볼드하거나 직선적인 면을 떠올리는데 이 차는 SUV의 이미지를 가지고 가면서도 시티카로 쓰이는 소형 SUV니 부드럽고 감성적 부분도 넣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사각형이면서도 곡선을 가미해 디자인했다.

차일회 | 베뉴는 외장 디자인과 통일성에서 완성도가 높은 모델 중 하나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점에서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은 좀 절감하더라도 손에 닿는 부분은 고급스럽게 쓰려고 노력했다. 전체 형상은 볼드하지만 기능 파트는 섬세하게 디자인했다.

베뉴의 실내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각 요소를 디자인했다고.

실내를 디자인하면서 끝까지 관철시킨 부분과 반대로 한정된 재원에서 포기한 부분이라면 뭐가 있었나?

차일회 | 작업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8인치 디스플레이 사이즈다. 처음에는 7인치였다가 상품성을 위해 1인치를 간신히 넓혔다. 에어벤트가 모니터 양쪽 사이드로 잡힌 레이아웃이라서 더 큰 사이즈를 넣고 싶어도 넣을 수 없었다. 태생적 골격 때문에 더 못 키운 부분이 아쉽다. 그래도 풀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센터페시아 볼륨 노브와 튠노브의 사이즈를 비대칭으로 디자인한 부분도 신경 썼다. 보지 않고도 조작 버튼을 크기로 식별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큰 다이얼과 작은 다이얼로 구분해 큰 건 볼륨, 작은 건 트랙 전환 기능을 담았다. 금형을 하나만 파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적 유니크함을 위해 이 비대칭 다이얼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실내 질감을 전부 고급스럽게 만들 수 없다. 질감을 효율적으로 보여주는 방향성이 있었나?

차일회 | 우선 요새 기술이 발전해 재질을 급에 맞춰 고급스럽게 만드는 기술이 많다. 베뉴는 원소재 컬러, 즉 트림 내에 색을 칠하지 않고도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을 활용했다. 또한 원 피스인데 투 피스로 보이게 하는 공법 등 신기술을 많이 적용했다. 그런 기술이 한정된 상황에서 완성도를 높인 비결이었다.

타 모델에 비해 베뉴의 실내에서 자랑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뭘까?

이원찬 | 동급 대비해 재질이나 컬러 구성을 베뉴가 비교할 수 없이 좋다. 동급 타사 SUV를 보면 다양한 재질과 컬러가 부족하다. 베뉴에서 그 부분을 어떻게 다채롭게 보이게 할지 고민했다. 실내 재질 공법을 고민해서 여러 가지 공법을 시도했다. 실내 형상은 화려할지 몰라도 재질적으로 단조롭게 보이는 타사 동급 SUV들보다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베뉴의 차별성이다.

차일회 | 트랙션 모드는 소형 SUV에서 보기 힘들다. 베뉴의 실내 디자인 포인트이기도 하다. 인체공학적으로 걸리지 않게 좁은 콘솔 안에 배치했다. 밀리미터 단위로 찾은 공간 내에서 힘들게 구현했다. 공조기 정보를 보여주는 원형 디스플레이도 밀레니얼 세대가 베뉴에서 스마트한 조작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디자인했다.


처음 콘셉트 잡고 생각했을 때에 비해 완성한 베뉴에 얼마나 만족하나?

차일회 | 디자인 모델 단계보다 완성본이 더 잘나왔다. 디자인한 차가 움직이기까지는 많은 센터가 협력해서 만든다. 디자인할 땐 정적인 감흥만 느꼈다면 완성된 베뉴는 숨 쉬는 느낌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베뉴의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에 빛이 확 들어올 때면 비로소 생명을 넣었구나, 하는 감흥이 있다. 100% 만족한다.

실용성과 공간성을 최대한 신경 썼다는 내장 디자인팀

베뉴 프로젝트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차일회 | 팀 이동하면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였다. 소형차라서 제약도 있고 디자인 자유도가 낮을 수 있었지만 어떻게 보면 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절제하면서 넣을 수 있는 것만 넣은, 소형차 디자인만의 매력이 있는 모델이었다. 선택과 집중을 중시하며 디자인했다.

이원찬 | 2년차 때 맡았다. 처음으로 양산 프로젝트의 메인 디자이너로서 역할을 맡아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다. 이 프로젝트가 회사에 없던 차종이라서 초반에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시행착오가 많았다. 현대차의 소형 SUV의 인테리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또한 팀워크가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현대차에서 외장과 내장의 디자인 통일성 부분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정도영 |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이자 양산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음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서 의미 있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 사진 penn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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