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트로엥 뉴 C3 에어크로스 VS 르노삼성 QM3 (1)

COMPACT FRENCH EMOTION

서 있을 때도, 달리고 있을 때도 심미적 아름다움이 가득한 두 녀석을 마주 시켰다. 프랑스가 아닌 여기 대한민국 하늘 아래.

저렴한 가격에 혁신적인 기술 집약, 독특한 디자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다져온 시트로엥이다. 뉴 C3 에어크로스는 그런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와일드한 전면부에 헤드라이트를 가늘게 이었다. 그 중앙에는 엠블럼을 세웠다.

주간 주행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은 동글동글하게 사각형으로 배치했다. 헤드라이트와 대비되는 사이즈로 더욱 눈에 띈다. C 필러 부근 블라인드 디자인 요소를 입히고 입체감 돋보이는 리어램프까지 모든 요소가 앙증맞다.

여기에 1650 mm의 전고와 1279 mm의 높은 아이포인트, 그리고 175mm의 최저 지상고는 탁월한 시야 확보를 이뤄냈다. 마침 브리딩 블루 컬러의 시승차는 하늘을 담은 듯 푸르디푸르다.

귀염성이라면 지고 싶지 않은 QM3다. 동글동글한 이미지? 감히 어디서 명함을 들이미나. 차체부터 동그랗게 매만져졌고 크게 뜬 눈과 원형 엠블럼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주간 주행등과 리어램프는 ‘C’형태로 일체감을 준다.

QM3는 측면부에 힘을 실었다. 뉴 C3 에어크로스의 밋밋함을 비웃듯 캐릭터 라인은 사선으로 그어대며 보다 역동성을 드러낸다. 메마른 이소룡의 팔근육처럼 선명하다.

실내는 두 대 모두 심플의 극치다. 디자인은 기능에 따른다고 했던가? 꼭 필요한 기능만을 담아낸 듯 단출하게 구성됐다.

뉴 C3 에어크로스는 벤치형 직물 시트로 깔끔한 인상과 수평적 레이아웃, 공조장치 디자인 포인트로 미적감각을 뽐냈다. QM3는 곡선으로 꾸미고 대시보드 중앙 수납공간, 슬라이딩 글로브박스 등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존중합니다. 취향해주세요

같은 듯 다른 뉴 C3 에어크로스와 QM3, 주행감각은 서로 많이 다르다. QM3는 몇 번이고 몸을 실을 때마다 통통 튀는 느낌의 감각이 실로 흥미로웠다. 낭창거리는 차체와 절묘한 스티어링 휠 피드백은 QM3의 가장 큰 매력이다.

프랑스에선 좁고 굴곡 심한 골목길을 누비며 빛을 발했을 테다. 허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선 좁디좁은 골목길이 별로 없다. QM3가 빛을 보기 위해선 와인딩 구간에 올려야 한다.

1.5ℓ 터보 엔진을 올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성능을 내지만 오르막길에선 버겁다. 낭창함과 핸들링의 묘미도 퇴색된다. 특히 와인딩 구간을 찾아 나서며 들어선 고속도로, 여유가 필요하다. 승차감에 대한 아쉬움도 커지기만 한다. 골목길만 누빈다면 상관없겠지만.

뉴 C3 에어크로스는 꺾고 돌리는 맛은 없다. 차체를 휘두르며 달리는 맛은 QM3와 비교될지 모르겠으나 일상 영역에서 주행은 우위를 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