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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아우디 더 뉴 A5 쿠페 시승기

조회수 2019. 10. 17. 14: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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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가 새로 나왔다. A4 기반으로 스포츠 유전자를 불어 넣은 라인업이다. 이 시장엔 경쟁자가 득실거린다. 하지만 국내에서 신형 A5 인기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9월 판매 대수는 483대. D 세그먼트 수입차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기록이다.

더 뉴 A5는 스포트백, 카브리올레, 쿠페 세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5도어형인 스포트백이다. 카브리올레도 제법 팔린다. 오히려 수요보다 공급이 달린다는 후문이다. 우리는 인기 모델들을 제쳐두고 우선 쿠페부터 만나기로 했다. 추후 A5 카브리올레도 시승할 예정이다. 다른 언론에서 많이 다룬 A5 스포트백은 패스하되, "만나기 힘든 모델 위주로 탄다"는 우리 나름의 전략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1세대 A5를 답습했다. 루프에서 트렁크까지 떨어지는 라인, 차체 측면을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까지 선대의 자태를 이어 받았다. 대신 쿼터 글라스의 끝을 각지게 다듬고 사이드 패널도 주름 잡아 남성성을 키웠다.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휠이다. 20인치 5-암 로터 디자인 알로이 휠이 휠하우스를 채웠다. 폭이 265mm에 이르는 타이어도 눈길을 끈다. 참고로 시승차는 컨티넨탈 컨티스포트 컨택트 5P를 신었다. 출고분에 따라 던롭 스포트맥스 RT로 신기도 한다. 두 타이어 모두 스포츠 주행에 초점 맞췄다. 설령 콰트로일지라도 겨울에는 윈터 타이어가 필수인 이유다.

전면부와 후면부는 공격적으로 손봤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모서리를 각지게 다듬었다. 테일램프는 사진 상으로 비춰지는 것보다 입체적이다. 듀얼 배기 파이프는 달리기 실력을 암시하는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양은 S-LINE 디자인을 적용해 한층 스포티한 감각이다. 참고로 쿠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 디퓨저, 아웃사이드 미러를 까맣게 칠한다. 스포트백, 카브리올레와는 다른, 쿠페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다. 다만 시승차 보디 컬러가 블랙이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무난하다. 플로팅 타입 모니터와 가로로 길게 뻗은 송풍구, 버추얼 콕핏 클러스터, 쿠페만 누릴 수 있는 D컷 스티어링 휠, 전자식 기어 노브가 보인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기어 노브에 팔 올린 채 다이얼 돌리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조작이 가능하고 일부 버튼은 터치까지 지원한다. 아우디 특유의 버튼 작동감도 잘 살렸다.

아쉬운 점도 있다. 블랙 하이그로시와 메탈 소재를 곳곳에 발랐지만 딱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센터페시아를 덮은 우레탄과 도어 트림의 마감도 눈에 밟힌다. 야간에는 그나마 괜찮다. 은은한 무드 조명 덕분에 고급스러운 ‘척’ 한다.

시트는 천연가죽으로 둘렀다.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전동 조절이 가능하며 열선도 마련했다. 뒷좌석은 의외로 앉을 만하다. 여성이라면 충분히 탈 만한 크기다. 파노라마 선루프 덕에 갑갑함이 덜하다. 뒷좌석을 위한 편의장비도 채웠다. 송풍구는 물론 3존 에어컨, 센터 암레스트, 12V 아웃렛도 있다. 스포트백과 달리 2열 열선이 빠진 게 아쉽지만 쿠페의 성격을 떠올리면 당연한 일이다.

더 뉴 A5는 직렬 4기통 2.0L 직분사 터보 엔진을 품었다. 아우디가 주력으로 삼는 가솔린 엔진이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252마력, 최대토크는 37.7kg·m다. 여기에 7단 S 트로닉 자동변속기를 물려 스프린터 자격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9초면 충분하다. 스포트백(6초)이나 카브리올레(6.3초)보다 빠르다. 최고속도는 210km/h. 안전 상의 이유로 ‘제한’된다.

엔진을 깨울 차례다. 칼칼한 사운드와 함께 크랭크가 돌기 시작했다. 첫 인상은 실망스러웠다. 직분사 특유의 소음이 실내로 들이닥쳤다. 과장 조금 보태 디젤 엔진을 연상케 했다. 분명한 건 매력적인 사운드를 내는 차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히 속도를 높이면 차분하게 군다. 이제야 가솔린 엔진답다. 달리기 성능은 예상했던 바 그대로다. 시내에서든 고속도로에서든 부족함 없이 뻗어나간다. S 트로닉 변속기는 운전자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고 빠르게 대응한다. 터보랙은 느낄 새 없었다. 드라이브 모드 간 변화가 또렷한 것도 장점. 효율과 주행성 사이에서 조율하는 ‘AUTO’ 모드도 기대 이상으로 똑똑하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하체다. 20인치 휠을 단 탓에 ‘승차감은 포기하는 게 낫겠다’며 어림짐작했다. 필자가 틀렸다. 전자식 댐핑 컨트롤이 적용된 더 뉴 A5 하체는 주행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 시내에서는 사이드월 두꺼운 타이어를 쓴 것처럼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하다가도 경우에 따라 하체를 단단히 조인다.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상당하다. 빠르게 달리다가 예상치 못한 범프 구간을 만나도 자세가 흐트러지는 일이 없었다.

굽잇길에서의 운동성도 수준급. 전자식 댐핑 컨트롤은 기울어짐을 적극적으로 억제하고 네 바퀴는 노면을 붙들고 놓치지 않는다. 타이어와의 궁합도 잘 맞아 떨어진다. 평상 시 대부분의 구동력을 앞바퀴로 보내는 '콰트로 울트라' 사륜구동 특성 상 언더스티어 내는 건 태생적 한계다. 다만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다루는 법만 터득하면 어떻게든 코너 안쪽을 바라보며 내달릴 수 있다. 코너 안쪽을 파고드는 BMW 스타일은 아닐지언정 아우디만의 ‘끈덕진 느낌’이 매력적이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스티어링 휠을 꼽겠다. 잘 달리는 걸 떠나 운전대의 감각이 살짝 어색하다. 빠르게 달릴수록 이질감이 또렷하게 느껴지는 게 아쉽다. 노면의 전달력 역시 라이벌에 비하면 흐릿한 편이다.

테스트가 끝났다. 모처럼 재미난 시승차를 만나 와인딩 코스를 오랫동안 오르내렸다. 그 덕에 연비는 6km/L 대를 기록했다. 더 뉴 A5 쿠페의 공인 복합 연비는 10.3km/L다. 제원 상 도심에서는 L당 9.2km를, 고속도로에서는 L당 11.9km를 달린다. 참고로 A5는 옥탄가 95 이상의 고급유를 권장한다. 연료 탱크는 58L.

시승을 마치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됐을지언정 아쉬울 건 없다. 어차피 신형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까지는 1~2년 기다려야할 것이다. 환경부 인증이 날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것도 문제다. 인증 받고 나면 또 다시 신형 소식이 들릴 테니까.

더 뉴 A5 쿠페의 공식 출시 가격은 6,384만 원. 여기에 아우디코리아의 프로모션까지 끌어들이면 5,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D 세그먼트 쿠페치고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스타일리쉬한 디자인과 주행성을 원한다면 꼭 한 번 살펴보시길. 더 뉴 A5 쿠페는 상당히 매력 있다.

이정현 기자 urugonza@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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