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를 아는 머슬 크루저, 트라이엄프 로켓3 R/GT

조회수 2019. 12.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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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UMPH

ROCKET 3 R/GT

2004년 크루저 시장을 뒤흔들었던 트라이엄프 로켓 3가 다시 돌아왔다. 더 큰 추진체를 장착하고 경량화까지 갖췄다. 이미 수치상으로 역대급 파워를 가진 모터사이클임을 증명하고 있는 로켓 3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ROCKET 3 R

로켓 3의 시작

트라이엄프의 로켓 3 프로젝트는 1998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 큰 인기를 끌던 아메리칸 크루저 시장을 견제할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초기 엔진 형식에 대한 고민으로 3기통, 4기통, V6 엔진까지 고려되었지만 전통적인 3기통을 살리기로 결정한다. 당시 타 브랜드는 1,600cc급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배기량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배기량을 더욱 높여 개발했다. 얼마 후 C15XB 시리즈 S1이라는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며 크루저 시장에 뛰어든다.

프로토타입에 불과하던 모델은 2003년에서야 ‘로켓’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BSA의 로켓3와 트라이엄프의 트라이던트를 계승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 해 가을 미국에 먼저 공개된 뒤, 이탈리아 밀라노 EICMA에서 유럽인들에게 공개되었고 바로 다음 해인 2004년부터 영국에서 출시되었다. 그 당시 로켓 3의 엔진은 2,294cc 직렬 3기통, 최대출력 127마력, 최대토크는 196Nm였다. 이후로도 콘셉트가 다른 로켓 3 클래식, 로켓 3 로드스터, 로켓 3 투어링이라는 모델들을 발표했다. 그중 2010년에 출시한 로켓 3 로드스터는 2,294cc 3기통 엔진으로 최대토크 221Nm, 최대출력 146마력을 내며 로켓 라인업 중에서 가장 강했다. 트라이엄프는 이 모델을 ‘얼티메이트 머슬 스트리트파이터’라고 불렀다.

ALL NEW ROCKET

새로운 로켓 3는 2014년에 공개된 10주년 한정판 모델을 제외하면 거의 10년 만에 등장했다. 로켓 3는 전작보다 큰 2,458cc 3기통 엔진으로 이목을 끌며 최대출력 165마력, 최대토크 221Nm의 힘을 발휘한다. 차량 무게를 40kg 감량했고 그중 엔진의 무게 감량이 18kg이며 크랭크 케이스의 무게만 11kg 감량했다. 15% 더 가벼운 알루미늄 스윙암을 채택하고 에어 인테이크를 전방을 향하도록 배치하여 효율을 높였다.

(좌) LED가 적용된 듀얼 원형 헤드라이트에서 로켓 3의 아이덴티티와 클래식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 (우) 연료탱크는 물방울 형태로 가운데 금속 스트랩이 있고 우측에 연료 주입구가 위치해 있다

듀얼 원형 헤드라이트를 채택하여 아이덴티티를 지켰으며, LED를 사용하여 보다 고급스럽다. 보통은 리어타이어로 사용되는 폭 150mm 17인치 타이어가 전면에 장착되고 후방에는 240mm 광폭타이어가 장착되어 박력과 풍만함이 느껴진다. 동시에 레이크 각을 27.9˚로 설정하여 가벼운 핸들링까지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로켓 3의 개발을 맡았던 엔지니어는 크루저다운 타이어를 선택하면서도 선회 동작, 핸들링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프런트에 풀 어저스터 쇼와 47mm 도립식 포크가 장착되고 리어에는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쇼와 피기백 쇽이 장착된 점에서 직진만 할 줄 아는 크루저가 아님을 한 번 더 각인시킨다.

(좌) 유압식 클러치는 토크 어시스트가 적용되어 있어 가볍고 일정한 답력을 제공한다 / (우) 좌측 스위치 뭉치를 이용하여 주행 모드 변경 및 크루즈 컨트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320mm 더블 디스크에 브렘보 M4 스티레마 4피스톤 캘리퍼가 결합되고 리어는 300mm 싱글 디스크 M4.32 4피스톤 모노 블록 캘리퍼가 제동을 책임진다. 이 리어 캘리퍼는 일반적인 고성능 바이크의 프런트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연동 브레이크를 적용하여 제동성능이 더욱 높다. 전자식 스로틀과 IMU가 장착되어 있어 코너링 ABS, 더욱 세밀한 트랙션 컨트롤, 크루즈 컨트롤 등이 적용된다.

레이스를 아는 머슬 크루저

흔히 트라이엄프를 생각하면 클래식 라인업을 떠올리는 이가 많지만 본래 고성능에 집착하고 레이스를 즐기는 브랜드였다. 현재도 모토2의 공식 엔진 공급 브랜드로 활약 중이다. 로켓 3 R은 이러한 트라이엄프의 레이스 DNA를 품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묵직하고 둔탁한 크루저가 아닌 강력함이 무게를 압도하고 갖춘 구성이 크루저라는 설정을 뛰어넘게 만드는 바이크다. 특히나 추가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는 TSA(트라이엄프 시프트 어시스트)를 통해 가속 본능을 더욱 살릴 수 있다. 실제로 200Nm 가 넘는 토크를 2,500rpm 부터 5,500rpm 까지 꾸준하게 분출하며 100km/h의 속도까지 도달하는 데 고작 2.79초가 걸린다. 세로로 배치된 직렬 3기통 엔진은 샤프트를 통해 강력한 힘을 뒷바퀴로 모두 전달한다.


트라이엄프 TFT 커넥티비티 시스템

트라이엄프 모터사이클의 계기반에 전자기기들을 연결하여 주행 중 손쉽게 조작하는 시스템이다. 마이트라이엄프 (MyTriumph) 앱을 통해 라이더의 휴대폰을 바이크와 연동시켜 음악 재생 및 전화연결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액션캠 브랜드 고프로를 바이크와 연동시키면 핸들의 버튼을 조작하여 영상을 녹화하고 사진을 찍으며 기록할 수 있다. 또한 ‘Ture By Turn’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작동시켜 구글맵 기반으로 길 안내가 가능하다. 트라이엄프는 구글과 파트너십을 채결한 첫 번째 브랜드이기도 하다. 트라이엄프 커넥티비티 시스템은 딜러점을 통해 소프트웨어 활성화시켜 사용할 수 있다.


엔진 우측에는 세 가닥의 배기 라인이 나오고 두 개의 머플러가 위치해 있다

ROCKET 3 R

로켓 3 R의 중심에는 엔진이 있다. 엔진의 존재감이 주변부품들을 그저 장식처럼 만든다. 시트에 앉았을 때 예상보다 딱딱한 시트에 놀랐다. 푹신한 세단의 가죽시트를 예상했는데 스포츠카의 버킷시트에 앉은 느낌이다. 엉덩이 둘레를 받쳐주는 느낌이 꽤나 본격적이며 핸들에 손을 올려놓으면 상체가 둥글게 말아지면서 가속을 준비하는 포즈가 나온다. 풋패그는 시트에 앉았을 때 무릎에서 수직으로 내려간 위치에 자리 잡는다. 크루저 스타일의 전방으로 뻗은 자세보다는 뒤에, 네이키드 스타일보다는 앞에 있다. 시동을 걸면 이전의 3기통 엔진과는 전혀 다른 필링의 빅 트리플 엔진이 그릉거리며 깨어난다. 마치 사냥을 준비하는 포식자의 느낌이랄까? 아이들링부터 엔진의 존재감이 상당하며 곧 튀어나갈 듯 그르렁 거린다.

‘R’을 품은 로켓

221Nm 라는 경험해 본적 없는 엄청난 수치의 토크는 스펙만으로 살짝 긴장하게 했지만 묵직한 무게와 상쇄되며 의외로 다루는 게 불편하지 않다. 다만 회전수와 상관없이 스로틀을 여는 대로 토크가 터져 나오는 건 처음인 것 같다. 프런트에 150/80-17사이즈의 타이어와 리어에 240/50-16 사이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크의 움직임은 당연히 둔하고 묵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일반 크루저 바이크와 달리 레이크 각도를 가파르게 설정했다. 덕분에 선회 시 낮은 무게중심과 부드러운 핸들링의 두 가지 이점을 얻었다.

시승을 진행했던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섬은 높은 산을 오르고 내리는 코스가 많았기 때문에 좁고 급격한 코너와 헤어핀이 계속되었다. 시승 초반에는 선회할 때 스텝의 뱅킹 센서가 금방 닿을까 봐 공격적으로 기울이지 못했는데 한계가 쉽게 닿지 않자 점점 페이스를 올렸다. 가속하는 순간은 모든 기어 전 영역에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화끈하다. 또한 프런트 브레이크만 사용해도 리어 브레이크와 연동되어 안정감 있게 제동하며 코너를 진입한다. 라이더가 직접 리어 브레이크의 개입 정도를 늘려 제동거리를 좁힐 수도 있다. 코너 진입 속도를 맞추지 못해도 코너링 ABS가 있기 때문에 선회 도중 라인 수정이 쉽다. 하지만 차량 무게가 많이 나가니 가속에 비해 감속은 항상 신경 써야 한다.

휠베이스는 1,677mm로 보편적인 크루저 수준인데 핸들링이 가볍다 보니 좌우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빠르다. 이때 쇼와 조절식 서스펜션은 차체 질량이 급격하게 쏟아지는 것을 잘 받아낸다. 주행모드에 따라서 출력의 변화 폭도 크기 때문에 노면이나 라이더의 컨디션에 따라 설정하고 달리면 좋겠다. 주행 중에도 모드를 변경할 수 있으며 레인 모드는 최대출력을 낮추지만 토크는 동일하며 전자장치 개입 시기가 빨라진다.


ROCKET 3 GT

작은 변화, 커다란 효과

로켓 3 R과 GT의 차이점은 핸들 바, 풋 패그 위치, 시트, 동승자 등받이, 윈드스크린의 유무 정도다. 그런데 로켓 3 GT는 앉았을 때부터 푹신한 느낌으로 기분부터 사뭇 다르다. 로켓 3 R보다 20mm 가량 낮은 시트고는 푹신함이 더해져 더 낮게 느껴지며 차량을 지탱하는 무게 부담이 적다. 게다가 핸들이 R 모델보다 25mm가량 가깝게 다가온 투어링 핸들 바라서 상체를 세우게 만든다. 스로틀을 쥐는 방향도 R 모델에 비해 안쪽으로 들어오며 갑자기 나이가 20살은 늘어난 느낌이다. 포워드 풋 패그의 위치도 179cm에게 불편함이 전혀 없으며 전방과 후방으로 25mm씩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라이더의 체형에 맞출 수 있다. R 모델은 동승자 시트가 작아 누군가를 태우기 미안했지만 로켓 3 GT의 편안한 시트와 등받이를 보니 아무라도 뒤에 태워보고 싶다.

(좌) 금속 연료 캡은 물리적으로 열 수 있고 내부의 주유 마개를 스마트키에 붙어있는 열쇠로 잠그거나 열 수 있다 / (우) 포워드 풋 패그가 기본 적용되며 전후로 25mm씩 옮겨 장착할 수 있다

우아하고 부드럽게 빠르다

로켓 3 R 모델은 공격적으로 취해지는 자세부터 스포츠 모드가 어울렸다. 하지만 로켓 3 GT는 최대출력을 낮춘 레인 모드부터 로드 모드, 스포츠 모드 순으로 설정했다. 같은 엔진과 차체인데 라이더가 바로 닿게되는 핸들과 시트, 풋 패그의 위치가 다르니 완전히 다른 감각이다. 자연스레 스로틀을 부드럽게 전개하고 변속 충격이나 요철 충격을 시트가 한 번 걸러내니 더욱 편안하다. 상체를 세우고 달려도 시트가 낮아진 덕에 무게중심이 낮다. 모터사이클로 코너를 선회할 때 프런트에 하중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론을 알면서도 느긋하게 뒤에서 조작한다. 차량 무게가 아스팔트를 꾸준히 누르고 있어 매 순간이 안정적이다.

(좌) 리어에 에이본 코브라 240/50-16 사이즈의 광폭 타이어가 장착된다 / (우) 프런트에 320mm 더블 디스크와 브렘보 M4.30 스틸레마 4피스톤 모노 블록 캘리퍼가 결합된다

2,500cc가 뿜어내는 출력은 앞서가던 미들급 네이키드 바이크와 투어링 바이크들을 어느새 추월한다. 핸들 자체가 라이더에게 가깝게 다가와 있으니 차퍼 같은 느낌도 난다. 레이크 각도를 좁게 설정해 핸들링은 가볍고 핸들 위치 설정만 바꿔 또 다른 분위기를 내는 것이 재밌다. 2,500rpm부터 5,500rpm까지 200Nm 이상의 토크가 꾸준히 나오기 때문에 매 순간 강력함이 이어진다. 이전까지 느껴볼 수 없었던 토크를 매 순간 즐기니 황홀하다. 고속영역으로 갈수록 헤드라이트 위의 작은 윈드스크린이 큰 효과를 준다. 귀여운 포인트로만 보였던 윈드스크린은 고개를 조금만 숙여도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기특한 방패가 된다.

ROCKET 3 R VS ROCKET 3 GT

로켓 시리즈의 생김새와 옵션 차이만 보고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큰 오산이다. 로켓 3라는 이름 뒤에 붙은 R과 GT에 따라서 그 모델의 색깔이 명확하다. 엔진은 어디에 붙어도 완벽한 모습이니 크루저가 가진 박력으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고 나만의 여행을 떠나겠다면 R 모델을 선택하고 크루저다운 분위기와 편안함을 추구하고 동승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GT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R 모델은 레드와 블랙 컬러가 출시되고 GT 모델은 블랙과 실버/레드 색상이 출시한다. 원하는 차체 색상이 콘셉트와 다르다면 옵션을 구매하여 원하는 모델로 꾸밀 수 있다. 이 밖에도 50가지 이상의 전용 액세서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나만의 로켓을 만들고 목표를 향해 날아가자.

Tenerife Canary Islands

이번 로켓 3 시리즈 시승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테네리페에서 진행되었다. 테네리페는 스페인의 인기 있는 휴양지 중 하나로 강수량이 많지 않고 1년 내내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어 많은 세계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섬의 중앙에 솟아 있는 화산인 테이데 봉은 스페인에서 가장 높고 라이더들에게 즐거운 와인딩을 제공한다. 로켓 3의 폭발적인 토크로 산을 막힘 없이 오르고 연속되는 코너에서 뛰어난 핸들링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테네리페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카니발 축제가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매년 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국내에서는 TV프로그램인 윤식당2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TRIUMPH ROCKET 3 R/GT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직렬 3기통    보어×스트로크 110.2 × 85.9(mm)    배기량 2,458cc    압축비 10.8 : 1    최고출력 165hp / 6,000rpm    최대토크 221Nm / 4,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8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7mm조절식 도립 (R)피기백 리소버(프리로드 조절식)   타이어사이즈 (F)150/80 ZR17 (R)240/50 ZR16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30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889×1,065(미발표×886×1,066)mm    휠베이스 1,677mm    시트높이 773 (750)mm    건조중량 291(294)kg    판매가격 가격미정 (*)는 로켓 3 GT 사양

윤연수 기자 (월간 모터바이크)  사진 트라이엄프 취재협조 트라이엄프 코리아 triumphmotorcyc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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