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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에 불운이 겹치다, 기아 K7 프리미어

모터트렌드 입력 2019.12.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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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차를 여러 번 이용했지만, 문제 된 경우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거로 생각했는데 팰리세이드를 지급받은 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두 번째 사고가 터졌다

주행거리가 길다 보니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1~2년에 한 번 이상은 접촉사고를 겪었는데, 불행하게도 이달에는 연달아 발생했다. 첫 번째 사고는 점멸 신호로 운영되는 작은 교차로였다. 교차로를 거의 다 건너갔을 무렵 우측에서 진입하는 싼타페가 내 차의 뒷부분과 추돌했다. K7은 생각보다 크게 망가졌다. 뒷바퀴 휠하우스를 감싸는 리어 쿼터패널이 완전히 구겨졌다. 새 철판으로 교체가 불가피해 보였다. 구입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K7이 사고차로 전락한 것이다. K7에 블랙박스가 달려 있지 않아 사고 정황이 담긴 영상을 확보할 수 없었다. 상대방과 과실 싸움에서 크게 불리한 조건이지만, 다양한 사고를 겪으며 얻은 자동차보험 관련 지식 덕분에 어렵지 않게 상대방 100% 과실로 결론 지을 수 있었다.

수리는 집 근처에 있는 현대자동차 블루핸즈 정비소에 맡겼다. 공장 규모가 크고 비교적 최근에 생긴 곳이라 차를 잘 고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블루핸즈는 개인이 운영하는 정비소로 현대자동차와 제휴를 맺어 보증수리를 제공한다. 다른 회사의 자동차라도 일반 정비나 사고 수리는 가능하다. K7 수리를 맡길 수 있었던 까닭이다. 사고 피해자는 상대방 보험사를 통해 수리하는 동안 렌터카, 즉 보험대차를 이용할 수 있다. 보험대차를 전문으로 하는 렌터카 업체에 연락해 팰리세이드를 지급받았다. 검은색으로 래핑한 데다 앞범퍼 하단에는 카나드까지 달린 차였다. 짧은 기간 이용하는 보험대차로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렌터카를 이용할 때는 해당 차의 보험 보장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팰리세이드는 대물 한도가 1억원에 불과하고, 자기차담보(일명 자차보험)는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충분한 보장범위라 보기는 어려운 수준. 또한 렌터카는 본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수리 기간 사용하지 못한 렌터카 이용료(휴차료)를 지급해야 한다. 내 차를 운전할 때보다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보험대차를 여러 번 이용했지만, 문제 된 경우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거로 생각했는데 팰리세이드를 지급받은 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두 번째 사고가 터졌다. 새벽 2시에 집으로 돌아가던 중 어두운 도로에 새끼 고라니 세 마리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는데 이를 피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충돌하고 말았다. 사고 현장은 참혹했다. 어둡고 추운 새벽 아스팔트에 쓰러진 고라니는 피를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런 사고는 처음이라 ‘멘붕 상태’에 빠졌다. 통행하는 다른 차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고라니 사체를 도로 밖으로 옮기고 차도 갓길로 이동시켰다.

팰리세이드도 적지 않게 망가졌다. 앞 범퍼 하단이 모두 부서졌고, 라디에이터도 찌그러져서 교체해야 했다. 그제야 팰리세이드의 보험 보장범위가 생각났다. 자기차담보가 전혀 없는 렌터카를 이용하다 본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면 수리비는 물론 휴차료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지불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팰리세이드는 튜닝까지 돼 있었다. 원상복구가 원칙이기 때문에 원래 모습대로 튜닝될 때까지 수리 기간이 늘어나고 휴차료 비용도 그만큼 올라갈 거란 예상을 할 수 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글_이인주(디지털 마케터)


기아 K7 프리미어

가격 3207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6 3.0ℓ LPG, 235마력, 28.6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1635kg
휠베이스 2855mm
길이×너비×높이 4995×1870×1470mm
연비(복합) 7.6km/ℓ
CO₂ 배출량 175g/km

구입 시기 2019년 7월
총 주행거리 9650km
평균연비 9.2km/ℓ
월 주행거리 328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6만원(LPG)



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