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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초월' 운전 중 휴대폰 사용,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나

임유신 입력 2019.11.12 09:50 수정 2019.11.12 09:5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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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한 법 그대로 놔둬선 안 되는 까닭
운전 중 휴대폰 통화 금지나 공회전 금지 등은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안전이나 환경보호를 위해 필요한 만큼 지키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도로에서 좌우로 흔들거리며 가는 차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본 주변 차 운전자는 두 가지 상황을 떠올린다. 술을 마셨든가 졸면서 운전하는 차라고 추측한다. 대부분 운전자는 자신의 차에 부딪힐지 몰라 조심하며 피해 가거나 거리를 둔다. 좀 더 적극적인 운전자는 음주운전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졸음운전이라 생각해 정신 차리라고 경적을 울리고 지나간다. 드문 일이지만 운전자의 신체에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겨서 차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눈치 빠른 주변 운전자가 발견해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조치를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요즘 움직임이 이상한 차 원인을 꼽으라면 단연 휴대전화 때문이다. 좌우로 흔들거리거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천천히 간다거나, 주변 살피지 않고 차선을 바꾼다거나 하는 차를 보면 대부분 운전자의 손에는 휴대폰이 있다. 법으로 금지하는데도 별 일 아닌 듯이 사용하는 운전자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움직임이 이상한 차를 보면 “휴대폰 하나 보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휴대폰 사용은 도로 위의 일상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차 안에서 운전하면서 휴대폰을 들고 하는 행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문자 확인이나 통화는 단순한 동작에 속한다. 문자를 보낸다고 글자를 치거나,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눈에 띈다. 차가 밀려서 천천히 갈 때는 물론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도 휴대폰 사용한다. 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휴대폰 사용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는다.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이 없지는 않다. 도로교통법에는 운전 중 휴대폰 사용 금지 조항이 있다. 정지 상태, 긴급 자동차, 범죄 및 재해신고 등 긴급한 필요, 안전운전에 장애를 주지 않는 장치 이용 등 예외를 빼고 운전 중에 휴대폰을 사용하면 단속 대상이다.

그런데 법이 있어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한 해 단속 건수가 몇 만 건에 이른다고 하는데 정작 단속하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운전자가 있으나 마나 한 법으로 여긴다. 혹시나 걸리더라도 운이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더라도, 법 규정 자체가 휴대폰 사용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역할을 해낸다면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둔감해져서 위반해도 걸리지 않는 법이라는 인식만 커진다.

사고를 일으킬 위험성이 크고, 실제로 많은 사고가 휴대폰 사용으로 일어나는데도 처벌은 약하다.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을 받는데 그친다. 해외 여러 나라도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이 늘어나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벌금을 대폭 올리거나 징역형에 처하는 등 휴대폰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단속은 이뤄지지만, 체감상 있으나 마나 한 법으로 여기는 예는 휴대전화 사용만이 아니다. 운전 중 영상물 시청을 금지하는 법이나, 공회전 제한 지역에서 5분 이상 공회전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각 지자체의 조례는 있으나 마나 한 법 취급받는다. 안전이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제대로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효력을 잃은 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는 효력을 잃은 법은 없애기도 한다. 그러나 도로교통에 관한 법은 안전이나 환경에 관련 있고, 대부분 시행만 잘 하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폐기할 수도 없다. 운전자가 자율적으로 지키지 않는다면 지키도록 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요즘은 신고 앱이 발달하고 블랙박스가 늘어서 누구나 교통 위반을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사용은 그런 방식으로 신고가 쉽지 않다. 블랙박스로는 각도가 잘 안나오고, 신고하려는 차는 동승자가 찍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요즘에는 선팅을 짙게 해서 차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휴대전화 사용이 의심은 가지만 증거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단속에 걸려도 증거로 남기지 않으면 걸린 사람이 발뺌하면 끝이다. 무엇인가 다양한 단속 기법을 개발하든가 해서 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야간이나 선팅 여부에 상관없이 휴대전화 사용이나 안전벨트 미착용 등을 잡아내는 인공지능 단속 카메라도 해외에서는 이미 사용한다고 하니, 방법을 찾는다면 얼마든지 나온다고 본다.

요즘은 운전자 보조 기능이 늘어서 운전 중에 딴짓 하기 더 좋아졌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고 일정 시간 차선을 유지하며 알아서 달리고 선다. 편리한 기능이지만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어서 운전자는 보조 기능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기능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익숙해지고 의존하게 된다. 운전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고, 휴대전화 사용 등 집중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기 쉬워진다. 휴대폰 연결성 기능이 늘어서 운전에 집중하도록 유도 하지만, 휴대폰 이외에도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요소는 많다.

당연히 지켜야 하는데 지키는 않는 법이 있다. 적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없애 버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제대로 지키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치하면 없으니만 못 하다. 알지만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만 퍼질 뿐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evo>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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