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800 시리즈 비교시승 : 오프로드를 호령하다. 타이거 800 XCA

조회수 2019. 9. 5. 10: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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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엄프의 듀얼퍼퍼스 모델은 이제까지 국내 라이더들에게는 미지의 세계였다. 유럽에서 베스트셀러라는 타이거 800시리즈는 오랜 시간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3기통과 함께하는 어드벤처는 과연 어떤 세계일까?

양현용 편집장 : 현행모델은 기존모델의 부분변경으로 업데이트된 것이지만 기존 모델의 경험이 없는 한국시장에서는 완전한 신 모델이다. 처음 접한 타이거 800의 첫인상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조건희 기자 : 어드벤처 장르에 3기통인 모델은 MV아구스타의 투리스모 벨로체나 야마하 MT-09 트레이서가 있었다. 하지만 철저히 온로드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었기에 진정한 3기통 듀얼퍼퍼스를 접하는 것은 타이거가 처음이다. 기존의 3기통의 특성에 비춰 투어링에 특화된 모델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임도를 달려본 결과 생각보다 제대로 된 듀얼퍼퍼스의 성능이었다.

윤연수 기자 : 이전에 800XRT는 시승한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표현한 바 있다. 3기통이라는 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부정적이다. 나도 처음에는 오프로드에서 주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XRT도 생각보다 오프로드 성능이 좋았고 XCA 모델은 프런트에 21인치 휠을 적용하고 꽤 진지하게 오프로드를 향해있다.

: 첫인상을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프로드 주행에 대해 이야기한 것 같다. 어느 순간 어드벤처 바이크는 온로드 주행은 기본이고 오프로드 주행 성능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웃음) 타이거를 처음 접했을 때 핸들링이 인상적이었다. 선회가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라 바이크를 다루기 쉽다고 느끼게 한다.

: 초반에는 부드럽고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배기음이 즐거움을 계속 채워주었다. 온로드에서 출력은 조금 아쉬웠다. 배기량과 3기통에서 기대하는 펀치력은 없었다.

: 그 말에 동의한다. 출력보다 차체 안정감이 높아서 사람에게 오는 느낌이 적은 것 같다. 막상 속도계를 보면 꽤 빠르다.

: 저 회전에서 미들급처럼 만만한 느낌이고 고회전으로 돌리면 리터급을 타는 느낌을 준다. 저 회전에서는 부담이 없고, 고회전에서는 짜릿한 맛을 준다는 의미다.

: 실제로 최고출력은 1000cc인 혼다 아프리카 트윈과 비슷하다.

: 3대의 겉모습이 비슷해 보이지만 서스펜션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XRX의 서스펜션은 다소 무르게 느껴졌다.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가격이 매력적이라서 XRX도 눈길이 간다.

: 사실 서스펜션이 조절식이든 아니든 순정 상태로 타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조절식이 아니더라도 표준체중에 속한다면 문제가 없는 것 같다.

: 3대 모두 앞모습이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XRX와 XRT의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다르고 XCA에는 비크가 추가되어 있기 때문에 한눈에 구분이 된다.

: XRT는 풍부한 전자, 편의장비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 고맙다. 특히 4계절이 있는 한국에서는 열선그립과 열선시트가 기본 장착되는 점은 무척 반갑다.

: XRT는 편의 장비의 혜택을 누리며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면 가장 매력적이다. 시트고와 풋페그가 함께 낮아 다리가 편안하다. 무게 중심도 낮아지니 선회를 꽤 안정적으로 돌아나간다. 어드벤처를 입문하고 싶은 라이더에게 쉽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 XRX와 XRT를 번갈아 가면서 탔는데 사실 큰 차이를 못 느꼈다. 열선 옵션은 겨울이 아니면 모르는 거니까. XRT의 경우 미들클래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증거 같다. 이제 상위 모델의 옵션을 거의 모두 갖추었다. 프리미엄 미들 클래스, 전체적으로 단점이 적은 모터사이클이었다.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프런트 비크가 없다는 점?

: 그럼 이제 XCA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 최상급 모델이라는 플라시보 효과 때문인지 서스펜션의 느낌이 확 달랐다. 아니 전체적인 주행감각이 가장 고급스럽다. 특히 오프로드에서 움직임은 차이가 크다. 험로를 달리지 않아도 초보자 입장에서 도전 욕구를 만드는 것 같다.

: XCA를 처음부터 주행했는데 시야가 높고 자세가 편안하고 스스로 위풍당당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온로드에서 고속으로 코너를 들어가면 확실히 무섭다.

: 물론 프런트의 타이어 폭이 좁다는 심리적인 영향도 크다. 프런트 휠 자이로가 커서 직선은 안정적이지만 고속주행 시 안정성이 떨어진다. 21인치 프런트 휠은 확실히 오프로드 주행에 집중한 세팅이다.

: 어드벤처로 오프로드에 집중하겠다면 XCA는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 오프로드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하지만 공도만 주행하더라도 외형이 주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다면 구매해도 좋겠다. 스타일이 정말 멋지다.

: 다른 모델에도 비크를 달아준다면 좋을 테지만 XCA에만 비크가 있는 덕에 더 돋보인다. 나는 온로드 에서도 21인치 휠과 긴 서스펜션 트래블이 주는 여유로움이 좋다. 온로드에서도 XCA가 너무 좋았고 오프로드에서는 솔직히 비교할 수 없었다.

: 타이거 시리즈는 무게 밸런스가 좋다고 느껴진다. 조금만 몸을 써도 다양한 코스를 주파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프로드 성능이 더 높은 타이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 실력이 부족하다면 발착지성이 좋은 모델이 최고인 것 같다. 오프로드는 무섭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사실 딜레마다. 21인치 휠 모델이 오프로드에서 확실히 주파력이 좋지만 발이 안 닿고, 19인치 휠은 주파력이 떨어지지만 발이 잘 닿아서 마음이 편하다.

: 21인치 휠을 사용하는 모델인 XCA는 노면 추종성이 높고 충격 흡수에 유리하다. 실력이 부족한 초보자라고 무조건 시트고가 낮은 모델을 선택한다면 한계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에디터들의 선택

양현용 : 사실 덩치 때문에 뭐든 제일 큰 걸 선호는 경향이 있다보니 XCA가 답입니다. 그리고 21인치 휠 특유의 훌쩍훌쩍 눕는 감각이 좋습니다. 그리고 모험의지를 돋구어주는 터프한 스타일도 마음에 듭니다.

윤연수 : 저라면 XRT를 선택합니다. 투어를 나갈 때나 들어올 때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현재 21인치 휠을 가진 모델을 타고 있는데 공도에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낮은 점도 선택에 한몫했네요.

조건희 : 저는 XRX가 좋습니다. 타이거 800 시리즈를 어드벤처의 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 모델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랄까요? 남는 돈으로 원하는 옵션을 추가할 수 있고 다양한 타이어를 경험하는데 사용해도 좋을 것 같네요.



오프로드를 호령하다.  TIGER 800 XCA

글 양현용 편집장

타이거800XCA의 첫인상은 당당함이다. 800시리즈 셋이 나란히 세워두었을 때도 XCA에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건 공격적인 스타일과 당당한 프로포션 덕분이다. 다른 모델에는 없는 부리가 헤드라이트 아래 붙어있으니 한층 공격적인 인상이 되었다. 부리가 붙은 스타일은 현재 듀얼퍼퍼스 장르에서 공식처럼 사용되고 있는 스타일이다보니 이쪽이 오히려 익숙한 느낌이다. 차체의 기본 구성은 XRT와 거의 유사하지만 오프로드를 준비하는 옵션들이 더해진 점이 차이가 난다. 우선 듬직한 엔진가드와 스키드플레이트가 기본 장착되고 CNC 가공된 고품질의 오프로드용 풋패그가 장착된다. 또한 앞뒤 모두 길어진 트래블의 WP서스펜션과 21인치와 17인치의 와이어 스포크 휠이 조합되었다. 투어러 인상이 강했던 XRT에 비해 확실히 실전 분위기가 폴폴 풍기는 오프로드 머신이다.

XCA는 새로운 형태의 DRL이 적용되며 안개등이 기본 옵션이다. 비크를 장착해 오프로드 룩을 강조했다
바라이저로 핸들바의 높이를 높였다. 풀 어져스터블 WP제 포크가 장착된다

21인치 프런트휠

개인적인 성향이지만 21인치 휠을 선호한다. 가느다란 폭의 21인치 휠은 온로드에서는 고속 코너링의 안정감이 부족하고 제동성능에서도 손해가 크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포츠 바이크처럼 몰아붙일 때의 이야기일 뿐 상식적인 수준으로 타기에는 충분하다. 대신 온로드에서 21인치 휠을 장착한 바이크는 특유의 야들야들한 핸들링이 좋고 앞바퀴가 돌고 있다는 실감이 확실해서 조작하는 재미를 준다. 게다가 포장도로라고 해도 도로 상태에 따라 가끔 튀어나오는 요철들도 21인치 휠은 노면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달릴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원래의 취지와 같이 오프로드에서 압도적인 주파력을 자랑하니 잃는 손해보다 얻는 이득이 더 커 보인다.

비크가 장착된 덕분에 프런트 펜더의 길이가 짧아졌다

오프로드에 최적화되다

WP서스펜션은 브랜드 명성만큼이나 오프로드에서가지는 입지가 탄탄하다. 타이거 XCA의 오프로드 성능에 대한 믿음의 근거는 이 서스펜션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면 추종성이 좋고 충격은 적게 전달한다. 거대한 바이크를 받치고 있지만 어지간한 주행에서는 한계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트래블이 긴만큼 온로드 주행 시 앞뒤 피칭 모션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기본 세팅이 잘 잡혀있어서 무르다는 느낌보다는 쫀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XRT와 XCA의 가격이 약 150만 정도 차이가 나는데 다른 요소들은 다 제쳐두고 이 서스펜션 하나만으로도 150만 원의 가치는 충분히 해낸다고 느껴졌다. 또한 XCA에만 있는 기능으로, 상급 라이더를 위한 ABS와 트랙션컨트롤의 개입이 없는 ‘오프로드 프로’ 모드가 추가되어있다.

WP제 리어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와 온로드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알루미늄 스키드 플레이트가 기본 장착되어 험로에서 하부를 보호한다

3기통의 매력

온로드 주행에서는 확실한 매력을 준다. 부드럽게 크루징 할 때는 투어러다운 질감으로, 고회전으로 돌리면 스포츠 바이크의 카랑카랑함이 있다. 과연 이 엔진이 오프로드에서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했다. 가장 걱정은 저회전 토크였다. 험로에서는 시동을 몇 차례 꺼뜨리기도 했는데, 스로틀 리스펀스가 좋은 만큼 플라이휠 질량이 조금 가볍게 느껴졌다. 하지만 회전수를 조금만 올려주면 쉽게 컨트롤 할 수 있었다. 1단 기어비가 오프로드에서 꽤 괜찮았고 예상보다 고회전으로 달릴 때도 리어 타이어의 트랙션을 느끼기가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고회전 성향이다 보니 어지간한 코스는 2단으로도 충분했다. 달리면서 그립과 슬라이드 사이를 원하는 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는 스로틀과 엔진의 반응이 빠르고 직관적인 덕분이다.

진짜 어드벤처

타이거800 XCA는 미들급이면서도 리터급을 넘볼만한 패키징과 당당한 사이즈와 스타일, 그리고 훌륭한 주행성능을 갖추었다. 트라이엄프의 성공적인 국내 런칭 이후 브랜드 이미지도 괜찮은 편이다. 오랜 경력단절 덕분에 오히려 타모델들보다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도 경쟁력을 더하는 포인트다. 특히 어드벤처 바이크의 오프로드 붐이 일고 있는 요즘이기에 XCA가 더욱 돋보인다.


글/사진 월간 모터바이크 편집부  취재협조  트라이엄프코리아 triumphmotorcyc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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