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아우디 A6,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회수 2019. 10. 29. 09: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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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한테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유명한(?) 중년남성 성기능 강화제 광고 속 문장이다. 이날 아우디의 신형 A6 소개도 추상적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랑 비교해보니 차가 참 좋다”며 A6의 복귀를 기다려온 나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아우디, 강준기

아우디가 신형 A6 국내 출시를 맞아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약 7년 만에 8세대로 거듭난 풀 체인지 모델이다. 그동안 디젤 게이트 여파 이후의 ‘개점휴업’과 까다로운 인증절차 덕분에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완성도 높은 안팎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안전장비의 기본화로 도전장을 던졌다.

이날 시승행사는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렸다. 신차 발표회 이후 5일 만이다. 호텔 야외 수영장을 배경 삼아 독특한 분위기의 행사장을 꾸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제대로 된 평가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전체 시승 시간은 남산 소월길을 한 바퀴 둘러보는 단 20분에 그쳤기 때문이다. 아우디에게 A6는 중요한 차가 아닌 걸까? 아니면 미디어 평가가 중요하지 않은 걸까.

‘시승기’를 쓰는 게 무리지만, 짧은 시간 신형 A6를 경험한 소감을 적는다. 이번 A6는 A6 45 TFSI 콰트로와 A6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등 두 가지 가솔린 트림으로 나눈다. 신차인 만큼 차체는 이전보다 넉넉하다. 차체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950×1,885×1,460㎜. E-클래스보다 25㎜ 길고 5㎜ 넓으며 높이는 같다. 휠베이스는 2,924㎜로 이전 A6보다 12㎜ 늘었다. 아우디 특유의 눈매&콧날은 이전보다 각을 세워 더욱 매섭고, 두 줄기로 나눈 사이드 캐릭터 라인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S 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도 기본이다. 단, 18인치 휠과 두꺼운 편평비의 타이어가 산통을 깬다.

실내는 아우디가 제안하는 미래가 녹아있다. 센터페시아엔 두 개의 터치스크린을 계단식으로 배치했고, 계기판은 이전보다 진보한 ‘아우디 버추얼 콕핏 플러스’를 심었다. 항공기를 연상시키는 두툼한 기어레버와 스티어링 휠도 운전욕구를 자극한다. 운전대 열선 기능과 엠비언트 라이트 패키지도 엔트리 모델부터 담았으며, 파노라믹 선루프 역시 기본이다.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이전보다 한층 넉넉한 거주성을 뽐낸다. 단, 사륜구동 시스템 덕에 가운데 바닥이 봉긋 솟아 3명이 앉긴 무리다.

또한,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통해 운전자의 스마트폰 컨텐츠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4존 에어컨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넣었다. 핵심은 터치 조작. 공조장치 등 어지간한 물리 버튼은 디스플레이가 몽땅 삼켰다. 대신 화면을 누를 때 진동과 소리로 반응하기 때문에 직관성은 뛰어난 편이다. 단, 맥북 터치패드처럼 자연스러운 조작감을 기대하긴 힘들다. 누르는 힘도 커야하고, ‘딸깍’거리는 진동도 둔탁하다.

두 줄기로 나눈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압권이다.

신형 A6는 남다른 충돌안전성을 뽐낸다. 유로 NCAP에서 별 5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받은 까닭이다. 패밀리 세단을 고민하고 있다면, 매우 반길만한 소식이다. 또한, A필러를 얇게 빚은 결과 운전석에 앉으면 주변 시야가 기대 이상 쾌적하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만 출시

A6의 보닛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 한 가지만 품는다. 기존엔 앞바퀴 굴림(FF) 모델을 판매했지만, 이번엔 콰트로 시스템이 기본이다. 7단 S 트로닉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7.7㎏‧m를 뿜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3초로 ‘동급최강’이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품었지만 복합연비는 11.4㎞/L로 E 300 4매틱(10.3㎞/L)보다 뛰어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0g/㎞로 더 친환경적이다.

225㎜ 사이즈 타이어는 다소 의외다.

실제 도로에선 어땠을까? A6의 성능을 오롯이 느끼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바닥에 낮게 깔려 가는 느낌이 만족스럽다. 또한, 기본 모델부터 콰트로 시스템을 품은 점도 안정감을 높이는 데 한 몫 톡톡히 보탠다. 단, 네 발에 18인치 휠과 너비 225㎜ 사이즈의 미쉐린 프라이머시4 타이어를 짝지었는데, 250마력대 출력을 지닌 차의 성능을 감안하면, 다소 작은 느낌이다.

경쟁차와 비교하면 어떨까?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매틱은 앞뒤에 245㎜ 타이어를 끼우며, BMW 530i x드라이브는 앞 245㎜, 뒤 275㎜ 타이어를 신는다. 현대자동차 그랜저도 18인치 휠부터 245㎜ 타이어를 쓰며, 17인치 소위 ‘깡통’ 휠에 225㎜를 물린다. 물론 타이어 너비가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접지 한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단, 짧은 시승 탓에 A6의 잠재력은 엿볼 수 없었다.

오랜 시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아우디. 최근 Q7, A6와 함께 화려한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신차 소개만큼이나 고객 신뢰회복도 중요하다. ‘라이벌’ BMW 역시 5시리즈 화재사건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빠른 대처로 신뢰를 완벽히 회복했다.

‘절박함’ 또는 ‘간절함’. 이번 A6가 부족했던 건 감성적인 부분이었다. 차는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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