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면 도로, 사막이면 사막! 만능 재주꾼 포르쉐 911 등장
아버지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와 함께 '포르쉐'를 창립했던 페리 포르쉐. 그는 911 개발 당시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르망으로, 다시 극장으로, 그리고 미국 뉴욕 거리로 몰고 갈 수 있는 유일한 차'를 제작 목표로 삼았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비포장도로를 막힘 없이 달리는 포르쉐 911 '사파리'가 탄생했다. 딱 페리가 품었던 바람대로다.
이 차는 1978년식 포르쉐 911(930) SC에 기반을 둔다. 포르쉐에서 개조한 정식 '사파리'는 아니지만 그 이름에 걸맞게 어떤 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네 바퀴에는 원래는 15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었지만 16인치 휠에 트럭용 타이어를 끼워 어떤 장애물도 쉽게 넘을 수 있다. 제작자는 뒷바퀴를 충분히 감쌀수 있도록 펜더를 확장했다.
엉덩이에는 75년형 이후부터 911 카레라에 달렸던 웨일 테일(Whale Tail, 고래 꼬리 모양 리어스포일러)을 옵션으로 장착했다. 거대한 밥주걱을 붙인듯한 이 구조물이 처음 등장했을 때, 수많은 포르쉐 팬들이 혹평 했지만, 지금은 클래식 포르쉐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가 됐다.
뒤로 갈수록 급격하게 떨어지는 지붕과 둥글둥글한 헤드램프는 오늘날 911에도 적용되는 디자인이다. 덕분에 40년이 지난 지금도 다른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911 SC는 출시 당시 3.0리터 최대출력 180마력 엔진을 탑재했다. 그러나 제작자는 경기에서 더 나은 성능을 내도록 하기 위해 최고출력 250마력을 내는 3.2리터 엔진으로 교체했다.
이 모든 것들은 1978년 포르쉐가 직접 참가했던 동아프리카 사파리 클래식 랠리(East African Safari Classic Rally)를 연상시킨다. 당시 포르쉐는 911 SC 두대를 랠리카로 개조해 4위로 골인했다.
클래식 911 랠리카는 지금도 현역에서 뛰고 있다. 개인 참가자 위주로 열리고 있는 동아프리카 사파리 클래식 랠리에 아직도 손때 묻은 클래식 911을 끌고 나와 사막길을 누빈다.
한편, 이 포르쉐 911 카레라 '사파리'는 현재 네덜란드에 위치한 고급 자동차 부티크 제임스에디션(James Edition)에서 위탁 판매 중이며 가격은 1억 7,500만원이다.
아래는 영국 투딜 랠리팀이 911 SC로 참가했던 클래식 랠리 현장.
이미지 : 포르쉐, James Edition
노상민 rsm@carlab.co.kr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