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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수첩] 'Made in USA' 전기차 강요하는 미국..현대기아 큰일났네!

조회수 2022. 8. 10. 17: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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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내년부터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행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상원의회가 지난 7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분야까지 탈(脫)중국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편안의 핵심은 전기차 보조금이다. 기존에는 7500달러(한화 980만원)의 보조금이 '누적 판매 20만대 미만'의 제조사 차량에만 지급됐지만,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조립된' 차량에만 제공되는 것으로 바뀐다.

자동차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은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건 현대차그룹이다. 아이오닉5, EV6가 전량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어 앞으로는 보조금 없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재 아이오닉5와 EV6는 미국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데 난데없이 악재를 만난 것이다.

물론, 올해 말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지만, 큰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존재감은 미미해 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 발표한 신공장도 아직은 먼 얘기다. 당시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했지만, 본 가동은 2025년부터다. 법이 통과되면 적어도 2~3년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전기차 시장 초반 경쟁에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기아는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지을 계획도 없다. 기아는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투자자들에게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 없다"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 투입할 아이오닉7과 EV9 등도 보조금 없이 팔아야 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에 기아는 조지아에 공장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내연기관 생산 기지일뿐, 이를 전기차 설비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던 전기차 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넘기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노조와 협의가 필수인데, 최근 들리는 대규모 미국 투자 소식에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사측이 강행한다면 대규모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

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부품 및 원자재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2024년부터 보조금 중 절반을 받으려면 차량에 들어간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사실상 중국산 소재를 배제하는 조처다. 사용 비중은 일단 40%로 설정됐지만, 2026년에는 80%까지 늘어난다.

나머지 절반까지 모두 받기 위해서는 분리막, 양극재, 음극재 등 주요 부품도 절반 이상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는 배터리 원재료, 제작, 차량 조립까지 전기차 생산 과정 전반을 재구성해야 한다.

문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소재다. 주요 광물인 리튬과 코발트의 90%가량은 중국에서 가공되고 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원재료 수입선을 다변화 해야 하지만, 중국 의존도는 되려 높아지고 있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에 따르면, 이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와 배터리 중간재인 '기타축전지'의 대중국 수입액은 작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그나마 다행인 점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모두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조지아에 신설할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함께 만들 계획이어서 생산 조건을 맞추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된 직후 현대차그룹, 토요타, BMW, GM, 포드 등이 소속한 미국 자동차 혁신연합(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자동차 혁신연합 존 보젤라 대표는 성명을 통해 "불행하게도 이번 조치로 인해 대부분의 차량이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 중 절반을 전기차로 구성하는 우리의 목표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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