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직접 출퇴근하며 살펴본 현대 캐스퍼의 장단점

조회수 2022. 1. 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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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좋아?” 지난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 1위다. 비슷한 또래의 2030은 물론, 아버지뻘 되는 분들도 현대차가 19년 만에 출시한 경차에 관심을 가졌다. 명쾌한 답변을 위해 3일 동안 캐스퍼를 시승했다. 사회 초년생과 초보 운전자, 출퇴근용 ‘세컨드 카’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뚜렷한 장단점을 찾을 수 있었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서동현

<현대 캐스퍼 액티브 인스퍼레이션>

장점
①시내에서 타기 충분한 1.0 터보 엔진
②쏠쏠한 경차 혜택
③개성 강한 디자인

단점
①이따금씩 머뭇거리는 4단 자동변속기
②차박용으로 구매하려면 레이가 비교적 낫다
③조금 부담스러운 가격

시승차는 캐스퍼 액티브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직렬 3기통 1.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17.5㎏·m를 낸다. 직렬 3기통 1.0L 자연흡기 엔진 모델보다 각각 24마력, 7.8㎏·m 더 강하다. 시승차 가격은 선루프(40만 원)와 스토리지 옵션(7만 원)까지 더해 총 2,007만 원.

캐스퍼 구매자는 주로 어떤 트림을 고를까? 현대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1~3위 트림 중 1·2위는 액티브 인스퍼레이션이다. ‘경차 치고 비싸다’라는 의견이 많은데, 의외로 실제 고객은 1,960만 원부터 시작하는 ‘풀 옵션’을 골랐다. 편의장비 구성은 저마다 나뉘겠지만, 터보 엔진이 들어가는 ‘액티브’ 옵션은 추천하고 싶다.

장점① : 시내에서 타기 충분한 1.0 터보 엔진

그 이유는 도심 퇴근길에서 찾았다. 사무실부터 은평구 자택까지 거리는 약 21㎞. 신논현역에서 출발해 반포대교 → 남산 → 숭례문 → 광화문 → 경복궁을 지나는, 그야말로 서울 한복판을 관통하는 길이다. 통행량과 교통 신호로 인한 정체는 기본, 틈틈이 오르막과 굽잇길도 있어 캐스퍼의 다양한 주행 특성을 알아보기 좋다.

결론부터 말하면 1.0 터보 엔진은 도심을 누비기 딱 적당한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신호를 받고 출발할 때도, 앞차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닐 때도 사뿐하게 속도를 올린다. 몸무게가 겨우 약 1t(톤)에 불과해 가파른 경사도 거뜬하다. 성격 느긋한 분들에게는 자연흡기 모델도 괜찮다. 하지만 답답함을 참을 자신이 없다면, 터보 엔진을 고르는 편이 후회 없다.


운전대 돌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과 작은 몸집이 만나 앞머리가 경쾌하게 움직인다. 차체 비례가 닮아서인지, 지프의 막내 레니게이드를 타며 느낌 감각과 꽤 비슷하다. 운전 재미가 경차를 구매하는 주요 목적은 아닐지라도, 드라이브 좋아하는 젊은 오너라면 반가워할 만하다.

장점② : 쏠쏠한 경차 혜택

경차를 사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경제성’이다. 우선 배기량이 1,000㏄ 이하라 자동차세가 저렴하다. 취등록세는 신차 가격의 4%다(기본 7%). 올해부터 2024년까지는 취등록세 면제 한도가 50→75만 원으로 늘어났다. 1,875만 원 이하 경차는 사실상 취등록세 면제다. 게다가 공영주차장 및 혼잡 통행료 50% 할인, 유류세 환급(카드 신청 시) 등 혜택이 많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할인 받는다. 불가피하게 도시와 도시를 넘나들며 출퇴근할 경우, 매일같이 대중교통 이용료 수준의 금액을 내야 한다. 경차는 일반 승용차 통행료의 50%만 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지출 차이가 크다. 경차를 오직 ‘시내’ 출퇴근용으로만 단정 지을 필요 없다는 얘기다.

장점③ : 개성 강한 디자인




캐스퍼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4개월. 슬슬 관심이 줄어들 법도 한데,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횡단보도 앞에 멈추면 행인 3명 중 1명과는 꼭 눈을 마주친다. 그만큼 캐스퍼의 디자인은 톡톡 튄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그릴 장식, 파라메트릭 패턴 리어램프, 소심하게 부푼 앞뒤 펜더, 뒷문 손잡이 위 캐릭터까지. 작은 차에 나름 풍성한 볼거리가 있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가 끌릴 수밖에 없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 엠블럼을 과감하게 뺀 운전대와 투톤 시트, 보라색 무드램프, 알록달록한 센터콘솔이 신선하다.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저렴한 느낌도 적다. 중심에 4.2인치 LCD 패널을 넣은 디지털 계기판은 전 트림 기본. 인스퍼레이션의 천장은 하운드투스 체크 패턴을 씌워 아늑하게 꾸몄다.

좁은 실내를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여럿 있다. 대시보드 선반이 좋은 예다. 휴대폰이나 지갑, 마스크를 올려두기 좋다. 선반 공간을 동승석에서 끝내지 않고 송풍구 아래까지 파낸 점도 마음에 든다. 또한, 1열 시트를 뒤로 밀면 운전석과 동승석을 편하게 오갈 수 있다. 컵홀더는 운전석 시트에 심었다. 다만 암레스트를 내려두면 접근이 쉽지 않다.

단점① : 이따금씩 머뭇거리는 4단 자동변속기


차를 받고 퇴근하는 길, 걱정과 달리 변속기에 대한 큰 아쉬움은 없었다. 물론 느릿느릿한 주행 속도 탓에 변속 횟수가 적어서일 수도 있다. 눈에 띄는 단점은 시승 이튿날,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쓰는 도중 찾았다. 가속할 때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엇박자가 난다.

가령, 시속 80㎞로 달리는 차 뒤에서 시속 100㎞에 맞추고 주행하다가, 앞 차가 빠지면서 속도를 올리는 순간 울컥댄다. 패들시프트나 변속기 수동 모드도 없어, 온전히 변속기의 판단에 의지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 캐스퍼를 먼저 경험한 선배 기자가 왜 베뉴의 IVT(무단변속기)를 언급했는지 이해했다. 8단 자동변속기로 빙의하는 IVT는 이질감이 적고 반응도 빨라, 심심한 차에 적당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단점② : 차박용으로 구매하려면 레이가 비교적 낫다


‘1인 차박’의 인기가 한창이다. 현대차는 유행의 흐름에 맞춰 캐스퍼 차박용 옵션과 애프터마켓 상품을 마련했다. 1·2열 시트를 모두 반듯하게 접고, 러기지 박스(1월 10일 기준 품절)를 더하면 실내를 완전히 평탄화할 수 있다. 여기에 에어 매트와 멀티 커튼까지 구매하면 차박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끝난다. 그러나 폭넓게 살펴보면, 여전히 레이가 차박에 더 유리하다.

이는 구조적 차이 때문이다. 레이의 오른쪽 뒷문은 미니밴처럼 열리는 슬라이딩 도어다. B 필러가 없어 실내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 트렁크 턱 높이도 낮아 타고 내리기 편하다. 또한, 캐스퍼는 트렁크 패널 길이가 짧다. 비 또는 햇빛 가릴 공간을 여유롭게 만들 수 없다.

더불어 레이는 1열 머리 위 ‘루프 콘솔’과 최상위 트림 전용 ‘동승석 시트 언더트레이’, ‘뒷좌석 플로어 언더트레이’ 등 알찬 수납공간도 챙겼다. 참고로 캐스퍼의 1열 시트 폴딩은 기본 기능이 아니다. 모던 트림에 컴포트 옵션(40만 원)을 더하거나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골라야 한다.

단점③ :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

현대 캐스퍼. 긴 시간 타보니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견적을 뽑아봤다. 그러나 쉽게 결단하기 힘들다. 디자인이나 편의장비 욕심을 조금만 부려도 1,800만 원을 넘기니까. 최근 벨로스터 N 수동 모델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벌써 최저가가 1,700만 원대로 내려왔다. ‘더 재미있고 넓은 차를 두고 경차를?’이라는 생각에 고민만 늘었다.

그래도 나름 합리적인 옵션을 꾸려봤다. 모던 트림(1,590만 원)에 캐스퍼 액티브Ⅰ(95만 원),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143만 원)를 더한 가격은 1,828만 원. 만약 순정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후방 모니터, 풀 오토 에어컨이 필요 없다면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 대신 현대 스마트센스Ⅰ(70만 원)만 넣어 다양한 안전 장비만 챙겨도 괜찮다(총 1,755만 원). 운전 시야가 워낙 좋아 선루프(40만 원) 욕심은 들지 않았다.


장단점과는 별개로, 기름 값은 얼마나 들까? 3일간 캐스퍼와 서울 신논현 – 은평구 출퇴근을 하면서 ‘풀-투-풀(Full-to-Full)’ 방식의 실제 연비를 측정했다. 17인치 휠을 단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는 1L당 12.3㎞(도심 11.0㎞/L, 고속도로 14.2㎞/L). 3일 동안 누적 주행거리는 약 220㎞로, 도심과 고속도로 7:3 비율로 달렸다.

시승 마지막 날 차, 출근 후 사무실 옆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넣었다. 총 21L 들어갔으며, 누적 연비는 1L당 10.5㎞가 나왔다. 계기판 트립 컴퓨터는 이보다 0.7㎞/L 높은 11.2㎞/L를 기록했다.

총평

초보 운전자도 적응하기 쉬운 차체 크기와 넓은 전방 시야, 개성 넘치는 디자인은 분명 2030 세대를 유혹할 매력 포인트다. 그 가치를 높게 판단한다면 비싼 가격은 걸림돌이 아니다. 또한, 옵션을 양껏 넣고 꾸준히 탈 세컨드 카로도 괜찮다. 경차 혜택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는 조건이라면 더더욱 쓸만하다. 그리고 가끔은, 소소한 차박을 떠날 수도 있고.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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