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확실한 연비 변화, 볼보 XC60 리차지 PHEV & XC60 B6

조회수 2022. 5.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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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볼보가 소규모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XC60 리차지 PHEV와 XC60 B6. 두 차종 모두 매끄러운 주행 감각과 승차감, 기대 이상의 효율성이 돋보였다. 물론 두 모델의 차이 또한 명확했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최지욱

안전에 진심인 볼보, 친환경에 눈뜨다

‘볼보 SUV’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012년,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테스트를 기습 도입했다. 시속 64㎞로 차 앞의 25%만 구조물에 ‘박치기’하는 시험이다. 실제 전방충돌 사망자 중 1/4이 이 유형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충돌 에너지가 집약돼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시 갑작스러운 IIHS의 테스트에 대응하지 못한 대부분의 제조사는 줄줄이 낙방했다. 그러나 볼보는 10살 먹은 XC90로 별다른 보강 없이 최고점을 받았다. 세단은 볼보 S60와 아큐라 TL만 유일하게 통과했다. 볼보 세이프티 센터에서 수천 건의 모의 충돌 시험과 약 100~150회에 달하는 실차 테스트로 맺은 결실이었다.

이처럼 안전에 대한 남다른 집착을 지닌 볼보가 최근엔 친환경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2020년부터 모든 라인업에서 디젤을 뺐다.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메뉴판을 새로 짰다. 최근엔 순수 전기차인 C40와 XC40 리차지를 선보이며 전동화 브랜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오는 2030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 XC60 리차지 PHEV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로 향하는 징검다리 역할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러나 이번에 느낀 XC60 라인업은 과도기가 아닌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파워트레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PHEV 모델의 가치가 단연 눈에 띄었다.

이유는 늘어난 EV 모드 주행거리. 최근 업데이트를 치른 XC60 리차지 PHEV는 배터리 용량을 11.6㎾h→18.8㎾h로 키웠다. 그 결과 순수 전기 모드로 57㎞를 달릴 수 있다. 어지간한 도심 출퇴근은 기름 사용 없이 가능하다.

공교롭게 이번 시승 코스는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도봉구에 자리한 야영장 무수아취를 방문한 후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총 50㎞ 구간에서 진행했다. 100% 시내 주행인 만큼, 이번 시승은 내연기관 대신 전기 모터와 배터리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참고로 출발 당시 배터리 잔량은 100%, 주행 가능 거리는 62㎞였다. 주행 모드는 퓨어(Pure)에 놓고 주행을 시작했다.

가속 감각은 전기차와 같다. 직렬 4기통 2.0L 트윈차저 엔진과 전기 모터가 조합한 시스템 총 출력은 455마력. 특히 전기 모터의 최고출력만 143마력으로, 기존보다 50마력 올라갔다. 덕분에 모터로만 달려도 기대 이상 시원하게 속도를 붙인다. 회생제동 시스템의 개입도 자연스럽다. 덕분에 가다 서다 반복하는 도심 정체구간에서 다루기 수월했다. 특히 B 모드에선 가속 페달 하나로 가‧감속을 할 수 있는 이른바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를 활성화한다. 적응시간을 마치면 꽉꽉 막힌 시내에서 편하게 주행할 수 있다.

1시간 10분을 달려 중간 기착지에 도착했다. 주행거리는 27.5㎞, 남은 주행거리와 배터리 잔량은 각각 39㎞, 60%였다. 더운 날씨 때문에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세게 켠 만큼 배터리 소모가 빠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뛰어난 효율을 자랑했다. 서울시 승용차 소유주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약 29.2㎞, 자가용 기준)에 준하는 거리를 소화했음에도 배터리는 절반 이상이 남았다. 소위 ‘발컨’에 조금만 신경 쓰면 60㎞ 이상은 거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듯하다.

XC60 리차지 PHEV를 타는 동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사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순수 전기차는 잘 나가고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마음 놓고 타기엔 걸리는 부분도 있다. 아직은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내연기관 대비 적은 주행거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비교적 자유롭다. 출퇴근 등 시내 주행할 땐 오롯이 전기로만 달려 기름 값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면, 주말엔 가족과 함께 주행거리 걱정 없이 엔진+배터리로 장거리 여행도 가능하다. 특히 이전보다 EV 주행거리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더욱 크다. 집 또는 직장에 완속 충전 여건만 잘 갖춰져 있으면, 만족감이 높을 듯하다.

효율 좋은 SUV, XC60 B6

물론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PHEV 모델의 가격은 8,570만 원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B6 버전보다 2,000만 원 이상 비싸다. 455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도 가격 차이에 한 몫 톡톡히 보탠다.

그렇다면 PHEV와 MHEV 가운데 저울질 하는 고객은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길은 XC60 B6와 함께했다. 엔진은 PHEV 모델과 같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트윈차저 엔진이다.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m를 뿜는다. 0→시속 100㎞ 가속 성능은 6.2초. 4초 대에 주파하는 PHEV보단 느리지만, 충분히 빠른 성능이다. 가속할 땐 10㎾급 전기 모터가 힘을 더한다. 덕분에 도심에서 움직임이 가뿐하다.

부드러운 엔진 회전 질감도 돋보인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의외로 엔진 음색도 날카롭게 변한다. 또한,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적당해 어느 방향으로 운전대를 틀어도 팔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XC60에는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랄 링크 리프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기본적으로 단단한 성향이지만, 노면이 불규칙한 곳을 지날 땐 충격과 진동을 말끔히 삼킨다. 과속방지턱을 넘는 느낌도 군더더기 없다.

XC60 B6의 공인 복합연비는 9.1㎞/L. 실제 효율은 이보다 높았다.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를 지나는 시승 코스에서 1L 당 13.1㎞를 기록했다. 한강을 벗어나 동대문과 종로, 광화문 등 좁은 시내를 지나면서 연비가 살짝 내려갔지만, 트립 컴퓨터 상 연비는 여전히 두 자리 수를 유지했다. 최종 기록한 연비는 10.1㎞/L. 무게 약 2t(톤)에 달하는 300마력 가솔린 SUV치고 꽤 준수한 효율을 보였다.

성능 확실한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 음성인식

괜찮은 효율만큼 반가운 부분은 국내 최초로 도입한 SKT 통합형 인포테인먼트다. 인공지능(AI) 기반 티맵과 누구(NUGU),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연동한 서비스로, 2년 동안 SKT와 협업해 자동차용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볼보에 맞게 재구성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처럼 필요한 기능을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음성인식 기능도 눈에 띈다. 운전대 3시 방향에 자리한 버튼을 누르거나, ‘아리아’라는 명령어를 말하면 시스템을 활성화한다. 열선 및 통풍 시트, 에어컨, 이오나이저, 내비게이션, 음악, 뉴스, 전화 및 문자 기능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다. 볼보에 따르면, 음성명령 서비스의 인식률은 약 96% 이상이다. 실제로 써본 결과 영어부터 한국어까지 거의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알아들었다.

아리아와 함께 놀던 중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특정 아티스트 또는 노래 이름을 말하면 플로(FLO)에서 곡을 직접 찾아 재생한다. 평소 나는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한 대만 가수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궁금한 마음에 대만 가수 이름을 대자, ‘OOO의 OO 들려드릴게요’라는 안내와 함께 음악을 틀었다. 플로가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화권 노래도 인식해서 재생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총평

매끄러운 주행 질감과 다루기 쉬운 소프트웨어, 뛰어난 효율이 돋보였던 XC60 리차지 PHEV & XC60 B6. 적당한 운전대 무게와 부드러운 승차감 덕분에 도심 주행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 리차지 PHEV는 이전보다 주행거리를 넉넉하게 확보해 시내 주행이 한층 쾌적했다. 가격은 XC60 B6가 6,190만 원, XC60 리차지 PHEV가 8,570만 원이다.

<볼보 XC60 리차지 PHEV & XC60 B6>

장점

1. 티맵과 아리아 덕분에 한층 쓰기 편한 인포테인먼트
2. 뛰어난 도심주행 효율과 승차감

단점

1. 넓은 면적을 잘 활용하지 못한 계기판 구성
2. USB로 음악을 듣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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