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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향기,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모터트렌드 입력 2022. 06. 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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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0 롱휠베이스는 지금 이 순간 제네시스의 최상위 리무진인 동시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현재진행형 증거이기도 하다. 디자인과 공간, 소재와 성능의 조화가 남다르다


등장부터가 압도적이다. 어떤 식으로든 진부하지 않은 표현을 찾아보고 싶지만, ‘압도적’이라는 말 외에 엄청난 첫인상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이보다 더 강렬하고 명징한 표현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다. G90 롱휠베이스(이하 G90 LWB)와 마주치는 순간 모든 감각이 마비되면서 일순간 두뇌 회전까지 멈춘 느낌이다.

길이 5465mm의 차체가 이토록 거대할 줄은 몰랐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롱휠베이스의 차체가 5290mm이고 르노 마스터 밴 중에서 사이즈가 더 큰 L 모델의 길이가 5575mm다. 차체 길이만 놓고 보면, G90 LWB는 어지간한 미니버스에 견줄 만한 엄청난 사이즈를 자랑한다.

그런데 이 거대한 차체가 전혀 둔해 보이지 않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특히 측면에서 바라보면, 둔해 보이기는커녕 날씬하게 잘빠졌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기에는 전 세계 양산차 중 가장 슬림한 헤드램프도 큰 역할을 한다. 신형 G90의 헤드램프는 현미경과 망원경에 쓰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로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살렸다.


새로운 헤드램프는 좌우 각 23개, 총 46개의 MLA 렌즈 브래킷을 촘촘히 박은 형태로 15X15mm 크기의 MLA 렌즈 하나마다 200여 개의 미세한 옵틱 렌즈가 빼곡하게 들어간다. 이 최첨단 헤드램프 라인이 리어램프로 이어지며 차체에 미래 감각과 브랜드 정체성을 불어넣는다.

2겹으로 독특하게 구성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롱휠베이스 전용 휠도 눈길을 끈다. B필러를 늘리고 뒷문은 일반형과 함께 쓰곤 하던 이전의 국산 리무진과 달리, G90 LWB는 190mm나 늘어난 휠베이스를 고스란히 뒷문 사이즈에 반영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G90 LWB의 뒷문은 그야말로 거대하다.


그 거대한 문이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활짝 열려 뒷좌석에 오르내리는 VIP를 반긴다. 적절히 사용한 크롬 장식도 인상적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라디에이터 그릴 테두리에서부터 차체 아랫부분, 옆 유리창 둘레 등 G90 LWB의 차체 곳곳에는 크롬 장식이 아주 풍부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럼에도 전혀 과하거나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보기 좋게 조절한 크롬 광택과 꼭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 과감하게 적용한 선택적 사용이 효과를 본 듯하다. 유리창 둘레를 크롬으로 둘러싼 덕분에 가뜩이나 큰 뒷유리창 면적이 더 커 보인다.

리무진의 존재 의미를 생각하면, 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실내다. 2열 공간은 대단하다. 고급 리무진의 2열 시트를 설명할 때 ‘여객기 비즈니스석’을 흔히 언급하는데, G90 LWB의 2열이야말로 공간의 진수를 보여준다. 도어트림의 ‘레스트(REST)’ 버튼을 살짝 누르면 보르도 브라운 컬러 시트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더불어 1열 동승석 시트는 앞쪽으로 바짝 당겨지고 등받이도 앞으로 누우면서 2열 공간을 최대치로 확장한다. 약 10초에 걸친 작동이 모두 끝나고 나면 2열 시트는 두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열 동승석 등받이 뒤에서는 발 받침대까지 내려오는데, 키가 크지 않은 사람이라면 2열 시트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눕더라도 발 받침대에 두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상태에서 등과 허리, 심지어 발 마사지까지 받고 있으면 이렇게까지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이 호사를 누리고 싶다면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 옵션(500만 원)을 선택하면 된다.

차체가 워낙 크고 실내도 너무 넓은 만큼, 자칫하면 탑승자의 승하차 동작이 멋쩍어 보일 수도 있다. G90 LWB는 그런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실내에서는 버튼으로 도어를 닫거나 열 수 있다. 차에 탔을 때는 버튼만 누르면 도어가 완전히 닫히고, 내릴 때는 버튼을 눌러 도어를 살짝 열 수 있다. 혹시라도 차 옆에 사람이 서 있을 수 있으므로, 문을 열 때는 활짝 열리지 않고 도어맨이 하차를 도와줄 수 있을 정도로만 조금 열린다. 섬세한 조율이다.

G90 LWB의 2열 구성은 4인승과 5인승 2가지다. 5인승이 기본이고 높은 센터터널로 좌우 공간을 갈라놓은 4인승은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라는 이름의 옵션(400만 원)으로 제공한다. 4인승 시트는 ‘뒷좌석 컴포트 시트 패키지’와 함께 선택해야 하므로 총 옵션 금액은 900만 원으로 올라간다.

G90 LWB의 2열 시트는 공간의 극치를 보여준다. 발 받침대에 발까지 올리고 편안히 누워 있으면 이보다 더한 호사가 없을 정도다

무려 23개의 스피커가 지원하는 뱅앤올룹슨 3D 사운드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탑승자에게 최적화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최상의 음질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그때 탑승자가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맞춤형 음질을 제공한다고 정의할 수는 있겠다.

특히 2열 시트에서 듣는 23개 스피커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실내에 설치한 8개의 마이크로 소음을 수렴해 반대 주파수의 음을 쏴 최상의 정숙성을 유지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갖추고 있으나, 이미 워낙 고요한 실내인지라 이 기능의 효과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도어 포켓 안쪽까지 모두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마감한 꼼꼼함이 더 두드러졌다.

G90 LWB의 운전석 또한 예사롭지 않긴 마찬가지다. 12.3인치 LCD 클러스터와 역시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지원하는 운전석은 다른 제네시스 모델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시보드 상단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나란히 배치한 건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구성.

다만, 클러스터 좌우에 설치한 칸막이는 낯설다. 그리고 양쪽 칸막이에 달아놓은 계기반 조명 조절 버튼과 트렁크 오픈 버튼도 걸맞은 자리를 찾은 것 같진 않다. 헤드업디스플레이 각도 조절이나 주행모드 선택 같은 기능을 넣는 게 운전자에게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론 G90 LWB가 운전자를 위한 차는 아니지만, 운전자가 쓰기 편해야 뒷좌석의 VIP가 더 안락할 수 있으니 말이다.

G90 LWB의 파워트레인은 V6 3.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반의 일렉트릭 슈퍼차저로 이뤄진다. 이전의 V8 5.0ℓ 타우 엔진을 대체하는데, 배출가스와 효율성 등을 두루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일렉트릭 슈퍼차저는 이름 그대로 전자식으로 흡기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초기 발진가속을 부드럽게 이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 공간에는 일렉트릭 슈퍼차저 작동을 위한 리튬이온 플리머 배터리팩과 컨버터, 스타트 제너레이터가 자리 잡고 있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룬 G90 LWB의 최고출력은 415마력. 넘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큰 차체를 이끌어가기에 모자랄 것 없는 힘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하게 밀고 나가는 주행감이 은근하다.

무거운 차체 탓에 저속에서 가속할 때 rpm이 솟구치면서 엔진 소음이 유입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저속에서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가 적절히 서포트하는 덕분에 거슬리는 소음 없이 매끈하게, 마치 거대한 덩치가 유영하듯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G90 LWB 섀시의 핵심은 3체임버 에어 서스펜션이다. 현대는 과거 다이너스티 세단 시절부터 에어 서스펜션을 지속적으로 다듬어왔는데, 마침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완성도에 다다른 느낌이다. G90 LWB의 3체임버 에어 서스펜션은 세밀하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차체를 가장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한다.

차체 높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의 진면목은 과속방지턱을 진행 속도 그대로 넘을 때 드러난다. 2열 VIP의 ‘한국적 정서’를 고려한 엔지니어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절로 느껴진다. 노면 요철을 흡수하는 능력으로는 국내 판매 중인 모든 고급 세단과 리무진 통틀어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최대 4도까지 돌아가는 뒷바퀴 조향 기능 덕분에 큰 차체임에도 회전반경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제네시스는 젊은 고급 브랜드다. 경쟁사들보다 내공은 얕을 수밖에 없지만, 해볼 수 있는 가능성과 진취성 면에서는 유리한 면도 많다. 발전을 위한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G90 LWB의 등장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규모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히 있는 리무진 시장에 이처럼 공들인 모델을 내놓았다는 건, 제네시스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을 정립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큰 성과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퍼포먼스’를 인정받았다면, 이번에는 리무진을 통해 마침내 ‘순수한 고급스러움’을 겨냥하는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이미 기대 이상의 성취를 일궈내고 있다. 그들이 보여준 발전 속도라면, 여기에서 다시 한번 도약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G90 LWB를 보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를 기대하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CREDIT
EDITOR : 김우성 PHOTO : 이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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