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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꿈을 가진 현대자동차 캐스퍼

조회수 2022. 1. 9. 10: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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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진짜로 경차의 무덤인가? 캐스퍼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금방 드러난다. SUV라는 것 외에도 많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로를 잘 가리지 않고 다닐 수 있다. 자유로운 이동에 딱 맞는다.
글 | 조현규,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TERIOR & INTERIOR
글 | 조현규

UNFAMILIAR YET FAMILIAR
존재감은 일반적인 다른 것들과 다를 때 커진다. 사람의 경우에는 특이한 옷을 입고 있던지, 외모가 눈에 띄게 잘생기거나 예쁠 때, 혹은 비범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때 그렇다. 물건들 역시 마찬가지다. 특이한 색상이 적용되어 있거나 눈에 띌 만큼 예쁜 디자인을 하고 있으면 다른 물건들 사이에서 매력을 발산하곤 한다.

자동차의 경우도 그러한 맥락을 따른다. 스포츠카처럼 우리의 눈에 익숙하지 않을 만큼 낮고 넓은 형태를 하고 있거나, 독특한 컬러로 칠해졌을 때, 혹은 크기가 매우 클 때 도로에서의 존재감이 크다고들 한다.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 캐스퍼는 그러한 맥락과는 다르다. 평범한 색상을 칠했고, 낮거나 넓지도 않다. 심지어 크기는 경차의 규격에 딱 맞는 자그마한 크기다. 하지만 이 녀석이 도로를 달릴 때면 여느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내뿜는다. 그래서인지 시승과 촬영을 진행하는 내내 남녀노소 사람들이 말을 건다. 심지어 웬만한 스포츠카를 촬영할 때보다 더 많이 물어본다. “이 차 캐스퍼 아니에요?” 그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캐스퍼는 전체적으로 어느 풍경에서든 잘 어울리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 배경이 도심의 빌딩 사이 혹은 자연의 멋진 풍경 속 등 어느 곳이라도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생기발랄하게 자신의 개성을 내뿜으며 어느 그림이든 잘 스며드는 모습이다. 경차의 크기와 SUV의 실용성에 톡톡 튀는 디자인 덕분이다.

경차라는 규격에 SUV를 입히니 익숙한 듯 낯설어 자꾸 눈길이 간다. 캐스퍼의 길이는 3595mm, 너비는 1595mm이며 높이는 1575mm로 길이와 너비가 기아의 모닝, 레이와 같다. 흔히 보는 경차의 사이즈와 분명히 같은데, 볼륨감 있고 동글동글한 이미지 덕분에 차가 더욱 커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SUV답게 차고를 제법 높인 당당함도 느껴진다. 현대자동차 집안의 당돌하고 똘똘한 막내의 이미지에 아주 잘 어울린다.

시승 모델은 터보 엔진이 장착된 액티브 모델이다. 액티브 모델의 특징은 프런트에 작은 원이 두 개가 추가된 것인데, 공기의 유입을 더욱 원활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형태가 다른 차들에서는 볼 수 없던 것이라 눈길을 더 끌도록 만든다. 동그란 헤드램프는 원의 테두리를 따라 주간주행등이 켜지는 형태이며 이는 현대의 다른 SUV 모델들과 같은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17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어 더욱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뒷모습 역시 독특하다. 트렁크에 있는 램프는 삼각형으로 구성된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다. 그 형태가 꽤나 미래지향적이어서 눈에 띄는 편인데, 개성을 중시하는 캐스퍼에게 알맞은 이미지를 형성한다. 뒤 범퍼에는 헤드램프에서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동그란 램프가 장착되어 있다. 앞모습과 통일감을 형성하고 있어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여기에 리어 디퓨저 모양의 장식을 덧댄 것도 나름의 개성 표현이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리어 펜더는 각을 주면서도 꽤 부풀어 있는 모습이다. 덕분에 작은 차지만 약간의 근육을 드러내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기에 도어캐치 옆에 나사로 만든 유령 이모티콘이 있어 유머 포인트를 더한 것은 칭찬할 점이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 보면 어떨까? 작은 크기이지만 그 공간을 알차게 이용하여 실용성을 높였다. 우선 1열은 아이오닉5에서 보았던 구조와 비슷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컵 홀더가 운전석에 합쳐진 방식이며 그 아래 공간이 비어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센터페시아가 경사진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것도 공간 활용성에 도움 된다. 다만 실내에 사용된 소재의 경우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 차의 가격과 목적을 생각했을 때 당연한 것이고 단점은 아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마감 품질이다. 실내를 구성하는 부품 곳곳에서 제법 큰 유격이 발견되는 것은 아쉽다.

각종 버튼과 8인치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디자인은 현대차에서 익숙하게 보던 그것이다. 이미 완성도가 높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니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은 없다. 여기에 스마트키, 풀오토 에어컨, 선루프, 운전석 통풍 시트 등 경차라고 하기에는 꽤나 화려한 옵션들이 장착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 안전장비도 꼼꼼하게 챙겼으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까지 장착된 호사도 누릴 수 있다.

2열의 구성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각 좌석은 슬라이딩과 개별 폴딩을 지원하는데, 덕분에 작은 공간이지만 알찬 활용도를 자랑한다. 짐을 많이 실어야 할 때는 시트를 앞으로 당기고 눕혀 화물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각 시트를 개별적으로 눕힐 수 있어서 3명이 탑승하고 남는 공간에 짐을 싣는 등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짐을 싣지 않을 경우 시트를 뒤로 밀어 승객이 탑승할 공간을 넓힐 수 있는데, 키 183cm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큰 아쉬움이 없는 공간이 마련됐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1열 시트 역시 앞으로 눕힐 수 있다. 2열과 함께 눕히면 꽤 널찍한 공간이 등장한다. 덕분에 차박 역시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겠다. 대신 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공간이 있고 1열과 2열 사이도 공간이 있기 때문에 평탄화를 위한 별도의 매트가 필요하다. 비록 스티어링 휠에 머리 혹은 발이 닿을 정도이긴 하지만 의외로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정도면 아웃도어 라이프를 누리는 것도 합격이다.

개인적으로 ‘MZ 세대’ 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이들을 하나의 거대한 프레임에 가두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캐스퍼는 이러한 마음과 비슷하다. 다양한 매력을 갖추고 있지만 ‘경차’라는 테두리에 가두어 평가를 낮추기엔 그 매력이 너무나 거대하다.

PERFORMANCE
글 | 유일한

QUEEN OF WINDING
캐스퍼가 도심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사실에 이견을 달 운전자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최고출력 100마력의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라면 말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그만큼 더 빨라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데 있어서도 큰 무리가 없다. 다단 변속기가 대세가 된 시대에 4단 자동변속기가 약점으로 다가올 수는 있지만, 적어도 회사와 집을 오가는 평범한 주행에서는 그 약점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캐스퍼로 산을 오르면 어떻게 될까? 만약 도심을 벗어나서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주행하고 싶다면? 그래서 갑자기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파하고 싶다면, 여기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르막과 내리막의 느낌이 크게 다르다. 그리고 어디에서 운전의 즐거움을 찾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르막보다는 내리막 주행이 좀 더 즐겁게 느껴질 것이다. 만만하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큰 재미를 준다.

일단 올라가 보자. 아마도 경사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기어는 L보다 D에 놓는 게 더 좋을 것이다. 완만한 오르막길이라면 오른발에서 힘을 풀거나 다시 살짝 주는 정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고, 그 경우에는 자동변속기에 변속을 맡겨버리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캐스퍼는 기어 선택을 단순화했기 때문에, D와 L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다른 경차와는 달리, 운전 스타일에 따라 적극적으로 필요한 기어 단수를 선택할 수 없다.

그러니 D에 놓은 뒤 오른발의 움직임에 따라 킥다운이 걸리는 범위를 익혀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니, 익숙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웬만한 산길에서는 대응하기가 쉽겠지만, 급경사를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엔진 출력을 변속기가 제대로 앞바퀴에 전달을 못 하는 것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다. 트럭조차 느리게 올라갈 정도의 급경사이니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오르막보다는 손실이 느껴지지 않는 내리막이 더 즐겁다. 게다가 캐스퍼의 작은 차체는 코너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다. 최저지상고가 높다고는 하지만, 극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라서 코너에서 차체가 생각보다 작게 기울어진다. 그리고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생각보다 손에 잘 감긴다. 웬만한 코너는 스티어링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되지만, 180도 이상 돌리는 구간에서도 생각보다 기민하게 돌릴 수 있다.

내리막을 꽤 신나게 달리면서도 생각보다 신체가 움직이지 않았다. 상체는 어쩔 수 없이 좌우로 움직이지만, 중요한 조작을 해야 하는 발과 하체가 꽤나 잘 고정된다. 왼발은 도어 쪽에서 풋레스트를 밟은 채로 고정되고, 오른발은 변속기를 품기 위해 불룩 튀어나온 센터페시아 하단에 자연스럽게 지지된다. 상체를 안전벨트로 단단하게 고정하면, 코너가 연속되는 산길에서도 빈틈없이 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차체와 디자인이 주는 뜻밖의 즐거움이다.

OFFROAD MAGIC
무릇 SUV라면 오프로드를 달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도심형 SUV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그 성능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으나, 일반 세단보다는 높은 최저지상고와 별도의 주행 성능으로 적어도 포장이 안 된 시골길 정도는 신경 쓰지 않고 달릴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SUV임을 주장하는 캐스퍼는 과연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을까? 바위를 넘거나 사막을 돌파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시골길에서 차체 하단이 긁히지 않으면서 달릴 수 있다면 성공일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굳이 캐스퍼를 오프로드로 끌고 갔다. 왜냐면, 캐스퍼가 뜻밖의 주행 모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스포츠를 준비했고, 스노우, 머드, 샌드로 나누어진 별도의 트랙션 모드가 있다. 준비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성능을 보수적으로 잡는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진흙 또는 모래를 만났을 때 허둥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아직 눈이 내리지는 않으니 일단 스노우 모드는 넘어가고, 진흙 속으로 뛰어들어 보았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는데, 캐스퍼가 일반 세단보다 최저지상고가 높긴 하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느낌상으로는 SUV가 아니라 크로스오버인데, 예전에 시승했던 DS4 크로스백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SUV처럼 극적으로 높지는 않고, 세단 또는 해치백이 약간 지상고를 높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깊은 진흙에 뛰어들면 안 된다.

그 점에 주의해서 주행해 보면, 생각보다 진흙을 잘 돌파해낸다. 바퀴가 조금씩 미끄러지기는 하는데, 빠져서 못 나올 것 같아 불안한 정도는 아니다. 대신 물이 고인 곳은 조심해야 한다. 만약 하체 일부가 닿을 정도로 깊은 웅덩이라면 빠져나오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뭐 이런 곳은 랜드로버의 SUV도 조심해야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절대로 멈추면 안 된다. 느리더라도 계속 움직여야 돌파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모랫길은 돌파하기 참 쉽다. 사막처럼 고운 모래가 아니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자신감이 붙으면, 마치 WRC에 출전한 자동차처럼 모래를 흩날리며 바퀴를 미끄러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사이드 브레이크가 발로 밟는 방식이라는 게 이럴 때는 꽤나 아쉽다. 그 모래 속에 자갈이 좀 섞여 있어도 괜찮다. 꽤나 의연하게 그리고 하체가 긁히지 않을 것 같은 안심감을 주면서 대부분의 도로를 돌파해 나간다.

본격적으로 오프로드를 찾는 것이 아닌 이상, 이 정도면 캐스퍼에게는 필요충분한 성능이다. 캐스퍼를 타고 오프로드를 통과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캠핑장 정도를 찾는 수준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곳을 큰 걱정 없이 통과할 수 있다는 정도만으로도 할 일은 다 했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솔직히 말해 욕심이다.

CONCLUSION
JO’S CONCLUSION
삶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시대에 경차 SUV라는 새로운 장르가 등장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가격이다.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경차치고 조금 비싼 가격이 아쉽다. 물론 그만큼 더 많은 편의사양을 장착해서 상품성을 올렸으나, 경차가 가지는 최고의 경쟁력이 다소 희석된 느낌이다. 한 단계 위의 모델과 가격대가 겹치거나 넘어버리니 말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 그만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자동차라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어쨌든 소비자들이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은 우선 디자인이 예쁘기 때문이기 아닐까? 역시 보기도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은 법이다.

YU’S CONCLUSION
캐스퍼의 주행 성능에 대해 완전히 만족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특히 4단 자동변속기에는 불만이 가득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레이서가 아니기에, 이 정도라면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게다가 작은 차체는 코너에서 그리고 도심에서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있어 큰 재미를 부여한다. 여기에 적당한 최저지상고까지 더해져 요철도, 조금 거친 도로도 아무 걱정 없이 극복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만약 이런 성능에 적당히 만족하고 가격을 납득할 수 있다면, 캐스퍼 구매에 있어 망설임이 없을 것이다. 지금도 캐스퍼는 ‘없어서 못 파는 자동차’이지 않은가.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3595×1595×1575mm
휠베이스 2400mm | 엔진형식 I3 터보, 가솔린
배기량 ​​​998cc | 최고출력 ​​100ps
최대토크 17.5kg·m | 변속기 4단 자동
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12.3km/ℓ​
가격 200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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