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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수첩] 윤 대통령 출근길 직접 가보니 '불편해 vs 참을만해'

신화섭 입력 2022. 05. 12. 15:00 수정 2022. 05. 13.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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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서초-용산 출퇴근 대통령' 시대가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 수리가 끝날 때까지 약 한 달간 서초구 자택에서 용산구 집무실 7km 구간을 매일 출퇴근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대통령의 출퇴근은 많은 시민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5월 4일 퇴근 시간에 있었던 갑작스러운 교통 통제로 인해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왔는데, 5월 10일 취임식에서도 여의도-용산 일부 도로가 통제되며 '교통 대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도로를 지나던 운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20~30분가량을 꼼짝달싹 못한채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만 했다. 기다리다 지친 일부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기도 했고, 도로 위에 갇힌 기사들은 차에서 내려 몸을 푸는 모습 등을 보이기도 했다. 한 운전자는 "앞으로도 이런 교통지옥을 매일 겪어야 하는게 아닌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드디어 첫 출근날. 우려와 달리 대통령이 자택을 떠나 집무실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8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를 두고도 시민들의 의견은 갈렸다. '8분이면 기다릴만 하다'는 옹호의 입장과 '대통령 출근 시간이 8분일 뿐 그 앞ㆍ뒤 통제로 인한 시민들 불편이 심각하다'는 입장이 충돌한 것. 과연 실제 출근길 상황은 어땠는지 모터그래프가 두 번째 출근길을 직접 찾아갔다.

▶ 아침 6시경. 대통령이 살고 있는 서초구 아파트 정문. 경호원이 배치되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일상과 다르지 않았다. 차량과 사람이 자유롭게 아파트 안팎을 왕래했다.

▶ 7시 35분경. 대통령을 호위할 경찰 오토바이 10여대가 등장했다. 해당 오토바이들은 아파트 뒤편 골목에 정차 후 기다렸다.

▶ 8시경. 교통경찰이 아파트 정문 사거리에서 교통정리를 시작했다. 아파트 정문에서는 경찰견까지 등장해 주변을 탐색했다.

▶ 8시 15분경. 대통령을 태울 S클래스 차량이 도착했다. 외관상 큰 차이는 없지만, 앞 펜더 부분에 국기를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있는 것이 특징.

▶ 8시 20분경. 제네시스 G80 경찰차, 벤츠 S클래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경찰 오토바이 등이 아파트 앞 한 개 차로를 막고 대기하기 시작했다.

▶ 8시 59분경. 대통령이 서초구 자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의 출근길을 방해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인지 8시 15분경 출발했던 어제보다 다소 늦은 시간이다. 또한, 첫 출근날과 달리 별다른 배웅 인원이 없었고 곧바로 준비되어 있던 벤츠 S클래스 차량에 빠르게 몸을 실었다.

▶ 9시경. 아파트 입구 밖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 오토바이들이 일제히 시동을 걸었고, 대기 중이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진행 방향을 가로막으며 교통 통제를 시작했다. 곧이어 경찰 오토바이와 G80 경찰차, 에스컬레이드와 벤츠 경호 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출발해 차량을 보호했다. 대통령이 아파트를 빠져나간 직후 통제는 해제됐다. 이 과정에는 채 1분이 소요되지 않았다. 이후 신호등이 다시 작동했고, 9시1분부터 차량이 정상적으로 통행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고속터미널역 인근

대통령 진행 방향 전방 1.5km 부근에서도 별다른 통제는 없었다. 경찰들은 차량이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신호를 조작했을 뿐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진행 방향 전체 통제'와 '수십 분간 교통 전면 차단'은 확인할 수 없었다.

대통령이 지나간 후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 근처까지 차를 타고 똑같이 따라가 봤다. 소요된 시간은 약 21분. 교통 통제를 받은 대통령이 10분 걸렸음을 고려하면 이후의 교통 정체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서초구 주민 A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경호원이 많이 배치되고 경호 차량이 많이 왔다 갔다 한다"면서도 "최근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몇 가지 걱정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단, 전체 출근길을 직접 본 것은 아니다 보니 확인하지 못한 크고 작은 교통 통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꽉 막힌 서울 도심을 단순한 신호 조작과 잠깐의 교통 통제로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집무실 근처인 용산의 복잡한 도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서초동 일대 역시 워낙 상습 정체 구간인 탓에 1분 남짓한 잠깐의 교통 통제에도 대기 차량이 잔뜩 쌓였다. 대통령이 지나가기 전에는 한 번에 2~3개 건널목을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신호 연동이 잘 됐는데, 지나간 이후에는 매 교차로에서 신호에 걸렸다. 인위적 통제 때문에 신호 체계가 뒤죽박죽된 느낌이 들었다.

또, 서초구 자택 뒷골목에는 경찰 오토바이 수십 대가 대기했고, 아파트 정문에는 경찰 오토바이와 에스컬레이드, S클래스, 벤츠 스프린터 등 수십 대의 경호차량 행렬이 끝차선을 막고 있어 원활한 통행이 어려웠다.

어쨌든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으로 인해 시민들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이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제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경로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다만, 윤 대통령이 움직이는 서초와 용산은 안 그래도 교통이 복잡한 곳으로 유명하다. 가뜩이나 교통체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시민들을 위해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한 달 뒤 한남동 관저가 완성된 이후의 출퇴근 길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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