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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농익은 국산 픽업의 현주소..렉스턴 스포츠 칸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입력 2022. 01. 14. 17:59 수정 2022. 01. 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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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툴툴거리는 승차감, 덩치에 비해 비좁은 실내, 헐렁이는 스티어링 시스템. 3년 전 기억을 더듬어 찾아낸 렉스턴 스포츠 칸의 한줄 평이다. 유일한 국산 픽업트럭이라는 타이틀에 기대한 나머지 실망으로만 가득찼던 기억은 같은 시기 국내 땅 밟은 수입산 픽업트럭과 격차가 뚜렷했다.

그 사이 쌍용차는 한 차례 부분변경을 치렀고 2022년 새해 또 다시 렉스턴 스포츠의 상품성을 다듬었다. 3년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은 쌍용차의 노력은 국산 정통 픽업트럭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까.

쌍용 무쏘 스포츠

2002년. 월드컵 열기에 전국이 뜨겁던 시절 쌍용차가 전에 없던 픽업트럭을 내놨다. 정통 SUV 무쏘를 바탕으로 적재공간을 살린 무쏘 스포츠가 그 주인공. 요즘 표현을 빌려 K-픽업의 시발점이다.

이후 액티언 스포츠를 거쳐 코란도 스포츠, 현재의 렉스턴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20년의 시간동안 쌍용차가 써내려가는 국산 픽업트럭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새단장한 렉스턴 스포츠&칸은 선굵은 매력으로 정통 픽업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매끈한 아스팔트 위보다 흙먼지 풍기는 오프로드 코스가 제집인듯 첫 인상부터 ‘예쁨’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앞모습을 가득 채운 커다란 그릴, LED 촘촘히 박힌 주간주행등, 성인 가슴 높이에 위치한 보닛은 도심형 SUV와 선을 긋는 렉스턴 스포츠&칸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무늬 뿐인 SUV를 탈피하기 위해 차체 곳곳에 플라스틱 장식을 더한 점도 맘놓고 오프로드를 누빌 수 있도록 만든 쌍용차의 배려다.

시승차인 렉스턴 칸 익스페디션 기준 길이 5405㎜, 너비 1950㎜, 높이 1895㎜, 휠베이스 3210㎜의 커다란 덩치는 차선을 가득 채울 만큼 높고 길다. 2열 뒤로 마련된 적재공간은 1262ℓ(VDA 기준)로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 시승차는 500㎏ 짐을 너끈히 견뎌낸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이전과 달리 적재공간 부분의 편의성도 높아졌다. 수입 픽업트럭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발판이 새롭게 추가됐고 작동과 동시에 ‘쿵’하고 떨어지던 무거운 적재함도 이제는 한 손으로 열고 닫을 수 있을 만큼 움직임이 개선됐다. 초기 렉스턴 스포츠&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눈에 띄지 않는 변화지만 픽업트럭 소비자에게는 달가운 일이다.

묵직한 문짝 넘어 위치한 실내는 대형 SUV 렉스턴 판박이다. 국내 소비자들 입맛에 맞춰 플라스틱 가득한 미국산 픽업트럭 대신 질좋은 나파가죽과 쓰임새 좋은 물리버튼으로 넓은 실내를 가득채웠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손에 잡히는 두툼한 스티어링 휠,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앞좌석 열선 및 통풍시트 등도 짐차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픽업트럭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기 충분하다.

길이가 5M가 넘는 픽업트럭이지만 2열 공간은 여전히 열세다. 덩치 큰 성인이 앉기에는 무릎공간,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포함, 밖에서 바라본 덩치가 2% 아쉽게 느껴진다.

2022년형으로 바뀌면서 새로워진 파워트레인은 이번 변화의 핵심이다. 배기량은 기존 2.2ℓ를 유지하되 최신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D 스텝2를 충족할 수 있도록 내부 개선이 이뤄졌다. 디젤차를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을 줄이고 출력과 효율을 높여 쓰임새가 더욱 높아졌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f·m의 힘은 이전 대비 15마력(8%), 2.2㎏f·m(5%)가 향상됐다. 특히 가장 많이 쓰이는 회전 영역(1600~2600rpm)에서 최대토크를 모두 쏟아내 무거운 짐을 싣고도 힘 부족을 느끼지 않도록 조율했다.

새로운 엔진과 손발을 맞추는 변속기는 검증을 끝낸 아이신의 6단 변속기로 변속충격 없는 동력전달과 내구성을 앞세운다. 짐을 싣지 않은 가벼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잔잔한 진동과 함께 제법 날쌘 몸놀림으로 도심을 휘젓는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생각보다 예민한 가속페달은 발을 얻음과 동시에 회전수가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가다서다 반복되는 도심 환경에서도 반응 느린 디젤엔진의 단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반면 브레이크 페달은 깊숙이 밟아야만 제동이 시작된다. 오프로드 주행까지 염두해둔 방식으로 세단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웬만한 SUV 조차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시트가 선사하는 시야는 커다란 덩치 부담을 덜어내는데 한몫한다. 무거운 짐이 실려야 차분해지는 승차감은 이전보다 나아졌다. 시승차에 적용된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하는 탓도 있지만 편평비 두꺼운 오프로드용 타이어가 삼켜내는 충격도 편안한 주행을 거든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프레임 섀시가 만들어내는 잔진동도 과거보다 말끔히 처리한다. 모노코크 SUV 만큼은 아니지만 방지턱을 넘긴 이후 동작이 이제는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지 않는다.

코란도 스포츠&칸에게 불리한 고속도로 주행도 한결 나아졌다. R 타입으로 변경한 스티어링 시스템과 4륜구동 장치는 NVH, 크루징 안정성에서 불리한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규정 속도내에서는 풍절음을 제외한다면 노면 소음도 크게 들이치지 않는다.

새롭게 적용된 주행안전 보조(ADAS) 시스템도 수입 픽업트럭에 꿀리지 않는다. 앞 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스스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외한다면 차선 이탈 경고 및 중앙 유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후측방 접근 경고, 전방 추돌 경고 등 16가지의 능동형 안전 장비가 가득하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이름만 대면 역사가 줄줄 읊어지는 수입산 픽업트럭이 밀려드는 요즘 국산 유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칸은 느리지만 우직하게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조금씩 부족한 모자람은 251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표로 충분하다.

아직까지 수입 픽업트럭이 넘을 수 없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진 만큼 렉스턴 스포츠&칸의 미래도 맑음이다. 수십 년 노하우 격차가 단숨에 사라지는 동화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어려운 시기 비난보단 응원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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