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모터바이크

원초적 본능, BMW M135i x드라이브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2022. 06. 25. 1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원초적 본능


BMW M135i xDrive

매끈하게 다듬어진 최신형 자동차들 사이에서, BMW M135i는 다소 거칠고 본질에 가까운 운전 즐거움을 강조한다.



‘사과’하면 떠오르는 특징이 있다.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 빨간색 껍질에 달콤한 과즙을 가진 사과나무의 열매이다. 물론 시대에 따라서 사과가 가진 의미는 다르게 해석된다. 태초 이후엔 아담과 이브가 처음으로 신의 뜻을 거스르게 된 이유였다. 수 세기 전에는 아이작 뉴턴의 머리 옆으로 떨어지며 현대 물리학의 첫 페이지에 기록된 이야기 소재이기도 했다. 21세기에 들어선 최첨단 IT 기업의 브랜드명이자 스마트폰이라는 장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이처럼 단순한 과일조차도 시대에 따라 저마다 표현되고 해석되는 방식이 다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 시대에 자동차가 과거와 전혀 다른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직렬 6기통 자연흡기 실키식스는 사라지고, 4기통 터보가 들어앉았다.” BMW M 배지가 붙은 135i x드라이브의 존재가 과거의 입장에서 볼 때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135i는 뒷바퀴 굴림 드라이브 트레인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지능형 전자제어식 네 바퀴 굴림을 사용하는 해치백이다. 다시 말해 BMW에게는 상당히 신선하고 도전적인 영역이다. 비록 폭스바겐 골프가 수십 년 동안 선점해온 시장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A 45 AMG로 비슷한 핫-해치백 시장 확장에 동참하고 있다. 아우디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고성능 터보와 네 바퀴굴 림을 기술을 바탕으로 핫해치 시장을 조용히 공략하고 있다. 럭셔리의 대중화를 위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어쩌면 이것은 트렌드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트렌드일지도 모른다.

요즘 시대를 겨냥한 신선한 표현력

과거 BMW M 배지를 트렁크에 붙인 자동차들은 분위기가 비슷했다. 뒷바퀴에서 자욱한 연기를 뿜으며 코너의 밖으로 멋지게 꽁무니를 이끄는 드리프트로 세상을 유혹했다. 대배기량 엔진에 괄괄한 엔진 사운드가 보는 이의 심장박동수를 높였다.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기술을 도로용 자동차에서 선보이며 어필했다. 엔진 회전수를 레드존까지 쥐어짜면서 경쟁 모델보다 한층 스포티하고, 민첩한 움직임으로 기분 좋은 달리기 성능을 추구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M135i x드라이브의 등장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정통 M이 아니라 M 퍼포먼스(M 패키지) 등급의 자동차라고 이해하더라도 전혀 다른 부류다. 이 차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BMW M이라는 과거의 데이터를 즉시 버려야 한다.

M135i x드라이브는 입문형 제품에 속한 소형차지만, 화려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가 돋보인다. BMW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입장에선 당연한 접근이다. 그러나 대중 해치백 시장 분위기에 휩쓸린 젊은 고객 입장에서는 입을 딱벌리고 군침을 흘릴만한 요소로 가득하다. 이번에 시승차로 경험한 모델은 M135i x드라이브 퍼스트 에디션이었다. 2021년형 모델로, 현재 판매 중인 M 스포츠 모델보다 더 공격적인 외관 디자인 패키지를 갖추고 있다. 둥글둥글하고 순둥이 같은 1시리즈에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BMW는 과감한 터치를 시도했다.

검게 그을린 무광 키드니 그릴과 커다란 공기 흡입구로 프런트 마스크에 힘을 줬다. 퍼스트 에디션에 달린 립 스포일러와 디퓨저, 블랙 컬러로 처리된 트윈 테일 파이프는 제법 진지한 분위기를 만든다. 앞 범퍼에 실제로 측면 와류를 정리해주는 에어 덕트를 만들고, 앙증맞은 M 퍼포먼스 리어 스포일러로 세련미를 더했다. 19인치 M 더블 스포크 휠 안쪽으로 파란색 M 퍼포먼스 브레이크가 보이는 것도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실내 분위기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대담한 디자인 터치로 완성된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앉고 싶고, 운전하고 싶은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센터패시아와 스티어링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죽 소재를 썼다. M 퍼포먼스 모델치고는 다소 평범해서 아쉽다. 대신 스웨이드와 직물을 혼합해 제작한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를 달아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앉았을 때도 기분 좋은 느낌을 제공한다. 10.25인치 고화질 계기반에 같은 크기로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하는 중앙 디스플레이를 달아 차의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기능을 확인하고 제어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만카돈 오디오, 파노라믹 글래스 선루프, LED 하이빔 어시스트뿐 아니라 ‘일루미네이트 베를린’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앰비언트 라이트같이 고급 편의장비를 두루 갖췄다.

반대로 안전 및 주행보조 장치는 과하지 않게 구성했다.안전은 중요한 사항이지만, 꼭 필요한 부분만 실속있게 갖춰서 가격과 패키징에 균형을 이루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 범퍼 하단에 커다란 레이더 센서를 달고 최첨단 이미지를 뽐내는 겉모습과 달리 실제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보조 같은 장비만 갖췄을 뿐, 반자율 주행 같은 기능은 지원되지 않는다. 운전하는 과정을 즐기라는 M 브랜드의 콘셉트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성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날 것을 숨기지 않아서 더 재미있는 주행 감각

M135i x드라이브의 앞머리에 얹힌 2.0L 4기통 터보 엔진은 6,000rpm까지 회전한다. 최대 출력은 306마력, 최대 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몸집에 비해 높은 출력을 제어하기 위해 네 바퀴 굴림(x드라이브)의 도움을 받는다. 가속은 경쾌하다. 0→시속 100km 가속은 4.7초 수준. 약간은 거칠게 반응하는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막힘없이 출력을 이어서 붙인다. 저속 회전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분명한 터보 래그가 있다. 페달에 힘을 주는 즉시 잠깐 여유가 생긴다. 길거리에 새로 생긴 카페를 발견하고, 머릿속에 데이트 코스로 입력할 정도의 시간이다. 엔진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작업이 끝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차가 갑자기 전력을 다해 돌진한다.

이 차에서 터보 래그는 단점으로만 보기 어렵다. M135i x드라이브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 2.0리터 엔진으로 306마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득과 실이 있다고 보면 되겠다. 터보 지연 시간을 상쇄하려면 변속기를 수동 모드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아니면 순간적으로 터지는 이런 가속 능력에 재미 요소라고 보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반대로 코너링은 스스로를 잘 다스린다. 단단한 차체와 M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롤링에 강력하게 저항한다. 요철을 빠르게 지나 코를 박거나 엉덩이가 솟구친 뒤 곧바로 서스펜션이 자세를 추스른다.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 장치(ARB)와 토크 비례식 차동 제한장치를 통해 급한 코너에서 발생하는 휠 슬립을 최소로 줄여준다.

네 바퀴 굴림이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 상태를 똑똑하게 이해한다. 정보를 정확히 받아들이고, 운전자가 요구할 때 방향 전환에 도움을 준다. M135i x드라이브는 ‘프리미엄’이란 무게를 더해 해치백 그룹의 평균치보다 몸무게가 무거운 편이다. 그래서 좀 무리한 코너링에서는 으레 가벼운 언더스티어로 흐름을 탔다. 자세제어장치 해제하면 이런 움직임이 도드라졌다. 이 차에 달린 지능형 네바퀴굴림이 정확히 어떤 스펙인지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이전에 다른 여러 BMW를 경험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앞바퀴 굴림을 기반으로 상황에 따라 최대 100% 동력을 뒷바퀴로 보낼 수 있다. 이런 빠른 반응은 코너의 입구나 탈출 부분에서 타이어 접지력을 살리는데 도움을 준다. 반응이 빠르고 정확해서 믿을 수 있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높은 출력과 단단한 서스펜션, 앞바퀴 굴림 기반 AWD 시스템의 한계가 명확했다. 한계로 밀어붙일수록 앞머리가 무거운 느낌도 받았다. 아주 정교한 움직임과 직관적인 피드백을 전달해주는 자동차로 분류할 수 없다. 그보단 운전 실력과 상관없이 차의 거의 모든 성능을 뽑아낼 수 있도록 영리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굽이치는 산길에서 M135i x드라이브를 운전하며 코너링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만큼 자동차 스스로 불안한 요소를 잘 걸러냈다. 이 차를 타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중화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프리미엄 기준의 패키지구성과 비용 문제의 경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보였다. 결국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대중성이란, 제품의 퀄리티를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젊은 소비자에게 어울릴 제품을 만드는 일이 진정한 의미에서 프리미엄의 대중화다. M135i x드라이브는 그런 시장을 바라보고 만든 제품이다. 폭스바겐 골프 같은 고전적인 핫 해치백과 경쟁하지 않는다. 골프 R이나 그보다 상위 버전을 꿈꾸는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목표다.



/



BMW M135i xDrive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해치백  엔진형식 직렬 4기통 2.0L 터보, 306마력, 45.9kg·m  변속기 8단 자동  휠베이스 2,670mm  길이×너비×높이 4,320×1,800×1,435mm  복합연비 8.9km/L  CO2배출량 170g/km  무게 1,590kg  판매 가격 5,830만 원(기본) 6,000만 원대(퍼스트 에디션)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사진 양현용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시각 추천뉴스

인사이드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