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파격과 혁신의 경계에서 만난 투싼 하이브리드

조회수 2020. 11. 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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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행보로 사라질까? 혁신적인 변화로 기억될까?



지난 9월 초에 신형 투싼 티저 영상이 공개되자 뜨거운 반응이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주간주행등은 마치 천사 날개 같았다. 콘셉트카가 아니라 곧 도로 위에 등장할 양산차라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신형 투싼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너무 파격적이다’라는 의견과 ‘혁신적이다’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파격’ 쪽에 한 표를 던졌다.


먼저 논란의 중심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자.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으로 가득 채운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번 변화 핵심 중 하나다. 기능보다 디자인적인 면을 더 강조한 느낌이다. 햇빛을 받으면 패턴이 두드러지는데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이미지가 인상 깊다. 주간주행등은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그릴과 하나 된 모습이 촌스럽지 않아 다행이기는 한데 낯설다. 주간주행등에서 시작해 보닛 위를 가로질러 앞펜더와 문 쪽으로 주름을 잔뜩 줬다. 측면부는 면을 깎고 날을 살려 마치 초현실주의 그림을 보는 기분이다. 테일램프도 완전히 바꿨다. 가로로 길게 배치해 측면부터 시작한 캐릭터라인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뒤펜더에 부풀어 오른 볼륨과 후면을 부드럽게 연결해 빵빵한 뒤태를 완성했다. 뒷범퍼 아래 스키드 플레이트 위로 다이아몬드처럼 디테일을 더했다. 시선이 잘 가지 않는 곳에 이 정도 디자인을 넣는 정성이 갸륵하면서도 조금 과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디자인에 대한 의심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디지털화로 완성한 실내는 익스테리어만큼 크게 변화했다. 좌우 문부터 시작해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송풍구 디자인은 탑승객을 감싸 안듯이 둘러져 있다. 계기판 덮개도 제거했다. 10.25인치 LCD 계기판은 시원시원한 시인성을 갖췄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와 모든 버튼이 정전식 방식이라 살짝만 손끝을 대도 즉각 인식한다. 아쉬운 점은 소리로만 피드백이 온다는 점. 적응하기 전까지는 버튼을 제대로 눌렀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다. 이 점만 제외하면 앞으로 나올 현대차 인테리어 디자인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신형 투싼에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이 감정을 달리기 능력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번 시승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1.6L 터보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가 합을 맞춘다. 초반 가속은 최고출력 60마력, 최대토크 26.9kg·m 전기모터가 책임진다. 부드럽게 시작해 최대토크를 거침없이 도로에 뿌린다. 답답함과 소음 없이 즐겁게 달리기 시작한다. 물론 속도를 조금 높이면 1.6L 터보 가솔린 엔진이 깨어나며 180마력을 더한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전기모터에서 엔진으로 전환되는 감각이다. 다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모터에서 엔진으로 옮겨갈 때면 덜컹거리거나 엔진 소리를 크게 내며 티를 낸다. 반면에 신형 투싼은 언제 바뀌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고요하고 부드럽게 엔진으로 배턴을 넘긴다. 계기판에서 현재 어떤 구동계를 사용하는지 확인해야 알 수 있을 정도다. 속도를 줄여 회생제동하거나, 초반부터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 스페인 축구의 티키타카처럼 팀워크가 좋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로 정리되는 최근 현대자동차 결과물에 의견이 갈리는 편이다. 어떤 차는 비난과 냉랭한 시장 반응에 못 이겨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넘겼다. 파격적 행보가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투싼은 어떨까? 현재 투싼은 파격과 혁신의 경계에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남은 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는 일뿐. 한순간의 파격적 행보로 남을지, 미래를 이끌 혁신적 변화로 기억될지 흥미진진하게 기다려 봐야겠다.

김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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