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현대 팰리세이드 vs 포드 익스플로러③

조회수 2020. 8. 11. 16: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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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승기는 영상리뷰 1, 2편에서 이어집니다.

‘42만 대’. 올해 1~7월 국내 신차 판매대수 약 97만 대 가운데 SUV가 40만 대 이상 팔렸다. 특히 3열 시트 갖춘 7~8인승 대형 SUV 인기가 매섭게 치솟고 있다. 이 가운데 국산과 수입, 두 영역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차종을 <로드테스트> 링 위에 올렸다. 최근 연식변경 치른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와 2020 포드 익스플로러다.

두 맞수는 국내뿐 아니라 북미 미드사이즈 SUV 부문에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올해 2/4분기 미국 판매량을 살펴보면, 익스플로러가 4만4,839대를 기록했고 팰리세이드는 1만9,366대 팔렸다. 참고로 같은 체급의 토요타 하이랜더가 3만1,181대이며 쉐보레 트래버스가 2만2,315대, 폭스바겐 아틀라스가 1만6,321대다. 포드의 인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상리뷰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익스플로러는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GLE와 동급인데, 왜 팰리세이드랑 붙이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링컨 에비에이터라면 모를까. 또한, 국내 시장에선 국산차가 저렴할 수밖에 없다.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팰리세이드가 31,550달러(약 3,751만 원), 익스플로러가 32,765달러(약 3,896만 원)부터 시작한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국내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령, 올해 1~7월 누적 판매대수는 3,538대로 폭스바겐 티구안에 이어 수입 SUV 판매 2위에 올랐다. 동급 유일의 뒷바퀴 굴림 기반 플랫폼과 넉넉한 차체, 낮은 배기량에 따른 합리적 유지비에 힘입은 결과다. 또한, 살뜰한 효율 앞세운 PHEV 모델이 곧 나올 예정으로, 판매량이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Round 1. 적재 공간

외모는 익스플로러가 좀 더 우람하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팰리세이드가 각각 4,980×1,975×1,750㎜, 익스플로러가 각각 5,050×2,005×1,775㎜다. 휠베이스 역시 익스플로러가 125㎜ 더 넉넉하다. 반면 적재공간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우선 제조사가 밝힌 트렁크 기본 용량(3열 시트 뒤 / VDA 기준)은 팰리세이드가 509L, 익스플로러가 515L다.

실제 가로세로 길이는 팰리세이드가 조금 더 넉넉했다. 가령, 좌우 길이는 팰리세이드가 136㎝, 익스플로러가 122.5㎝였고, 세로 길이는 각각 53, 52㎝였다. 높이 차이도 흥미롭다. 트렁크 바닥면을 들추지 않은 상태에서 지붕까지 높이를 측정하니, 팰리세이드는 83㎝, 익스플로러는 79㎝를 기록했다. 물론 두 차 모두 3열을 갖추고도 넉넉한 공간을 지녔다.


3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 차이는 어떨까? 제조사가 밝힌 2열 뒤 용량은 팰리세이드가 1,297L, 익스플로러가 1,356L다. 실제 측정해보니 좌우 너비(최소 폭)는 각각 111, 122㎝로 포드가 10㎝ 이상 여유로웠다. 즉, 3열 승객이 앉았을 때도 익스플로러의 좌우 폭이 더 넉넉하다는 느낌을 준다. 뒷바퀴 때문에 튀어나올 수 있는 부위를 매끈하게 다듬은 결과다.

그러나 세로 깊이는 팰리세이드가 22㎝ 더 길다. 각각 157, 135㎝다. 이유는 2열 시트. 의자의 앞뒤 슬라이딩 폭이 팰리세이드가 한층 넉넉하다. 또한, 익스플로러는 2열 양 끝 시트만 조절할 수 있고, 중앙은 움직이지 않는다. 정리하면 익스플로러는 골프백을 가로로도 4개 이상 실을 수 있고, 팰리세이드는 뒷바퀴 부위 때문에 4개 이상 품으려면 세로로 넣어야 한다.

Round 2. 누가 더 튼튼할까?


글을 쓰는 와중에 댓글이 또 달렸다. “강판, 디자인 모두 팰리와는 비교 불가죠.” 디자인 평가는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차치하고, 두 차의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자료를 찾아봤다. 우선 종합점수는 팰리세이드가 우세하다. 현대는 ‘2020 탑 세이프티 픽’을 받았고, 포드는 스몰 오버랩 운전석 부위와 헤드램프에서 Acceptable 등급을 받았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시속 64㎞로 차 앞 25%만 고정 콘트리트 벽에 충돌시킨다. 실제 충돌사고 사망자 중 1/4이 이 유형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세부 점수를 보면 팰리세이드는 운전자(더미)의 머리/목, 흉부, 엉덩이/골반, 다리/발 모두 Good 등급이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다리/발 부위가 Poor 등급이며, 흉부와 머리 등 나머지 부위는 모두 Good 등급이다.

두 차의 ‘튼튼함’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테스트는 ‘Roof Strength(지붕 강도)’다. 지붕이 버틸 수 있는 최대 힘은 팰리세이드가 19,634lbs(약 8,905㎏), 익스플로러가 24,237lbs(약 10,993㎏)다. 즉, 차가 전복했을 때 안전성은 포드가 한층 우세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참고로 트래버스는 24,360lbs(약 11,049㎏), 혼다 파일럿이 22,025lbs(약 9,990㎏)다.

Round 3. 주행성능 비교

팰리세이드의 보닛은 2.2L 디젤, 3.8L 가솔린 등 두 가지 엔진을 품는다. 익스플로러는 2.3L 가솔린 터보 한 가지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당시 3.8L 가솔린 모델을 경험했고, 이번에 2.2L 디젤 모델을 데려왔다. 시승차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4,000㎞ 안팎.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정차 중에는 물론 주행 상황에서도 페달에 진동이 올라와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최근 현대‧기아차에서 새롭게 개발한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이 나오고 있다. 기아 쏘렌토, 현대 더 뉴 싼타페 등이 주인공이다. 사실 신형 쏘렌토를 타고 적잖이 놀란 바 있다. 무게중심이 낮아 고속주행 안정감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새로운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은 구형 R 엔진보다 소음‧진동이 적을 뿐 아니라 고회전에서도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3세대 플랫폼이 들어간 차를 경험한 이후라 그런지, 팰리세이드는 구형 플랫폼의 한계가 엿보였다. 속도 높일수록 차체를 짓누르는 신형 싼타페와 달리,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N.V.H 대책도 새 골격이 한 수 위다. 3열을 그렇게 많이 활용하지 않는다면 싼타페나 쏘렌토 구입을 권하고 싶다. 아니면 향후 플랫폼 바꿀 신형 팰리세이드를 기다리는 게 낫다.

익스플로러는 풀 체인지를 치르며 기존 앞바퀴 굴림 플랫폼에서 뒷바퀴 굴림 뼈대로 바꿨다. 옆모습을 보면 변화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앞 범퍼와 바퀴 사이의 거리가 한층 짧다. 덕분에 코너에서 앞머리를 가볍게 찔러 넣는 느낌이 좋다. 무게배분 이점이 있는 후륜구동 방식 덕분에 고속주행 안정감도 팰리세이드보다 뛰어나다. 확실히 운전대 돌리는 맛이 좋다.

그러나 트래버스만큼은 아니다. 고속에서 차체를 바닥으로 ‘꾹꾹’ 짓누르는 느낌이나 ‘쫀쫀한’ 핸들링은 두 차 모두 트래버스보다 부족하다. 정리하면 주행 안정감은 트래버스>익스플로러>팰리세이드, 핸들링 역시 같은 순이다. 하지만 승차감은 순위가 다르다. 트래버스와 팰리세이드는 저속에서 요철 처리하는 능력이 제법 투박했고, 익스플로러는 상대적으로 포근했다.


또한, 호쾌한 가속 성능은 익스플로러가 압도적이다. 직렬 4기통 2.3L 가솔린 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은 10단 자동기어와 맞물려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2.9㎏·m를 뿜는다. 주목할 부분은 토크다. 과급 엔진 특성상 저회전부터 줄기차게 뿜어낸다. 또한, 보어와 스트로크가 각각 87.55×94㎜로 전형적인 롱 스크로크 심장이다. 발진가속이 즐거운 이유다.

비교시승을 마치며 우린,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주행의 즐거움, 즉 운전자의 ‘기쁨’이 더 중요하다면 익스플로러가 좋은 선택이다. 스타일도 역동적이다. 그러나 2열에 탈 가족이 더 중요하면 팰리세이드가 낫다. 공간이 더 넉넉하고, 시트 품질과 안락감도 뛰어나다. 시승차의 가격은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가 5,125만 원(옵션 포함), 익스플로러가 6,01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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