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모터트렌드

비 사이로 막 간 콰트로, 아우디 S6 & e-트론

모터트렌드 입력 2020.08.05. 08: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아우디가 오랜만에 성대한 시승행사를 열었다. 하필 비가 왔지만 다행히 전화위복이 됐다


아우디 e-트론

그날, 사진과는 다르게 비가 쏟아졌다. 하늘도 아우디의 시승행사가 열리는 걸 알았나 보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콰트로를 시험해보라는 듯했다. 절묘한 우천 타이밍을 보니 한국은 ‘콰트로의 나라(Land of Quattro)’가 맞나 싶다.

아우디 S6

메인 시승은 e-트론이었다. 아우디가 만든 전기차는 과연 어떨지 너무 궁금했지만  e-트론 시승은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했다. 첫날은 SUV와 고성능 S 모델이 대기 중이었다. 강원도 홍천에서 고성으로 향하는 고속 와인딩 코스를 S6로 달렸다. 이때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 아우디 특유의 엔지니어링과 콰트로 덕분에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았다. 서스펜션은 전 세대보다 말캉해지며 일상에서의 불쾌감을 대부분 해소했다. 하지만 댐핑 스트로크를 짧게 조정하고 전자식 댐핑 컨트롤이 감쇄력을 조절하며 코너에서 무게 이동을 최소화했다. 콰트로는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접지력이 떨어지는 쪽으로 빠르게 더 높은 토크를 배분해 자세를 바로잡았다. 특히 코너 정점을 지나며 오버스티어를 줄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우디 S6의 V6 3.0ℓ TDI 엔진

디젤 엔진으로 바뀌었지만 파워트레인의 조화도 만족스러웠다. 묵직한 배기음이 뿌듯했던 V6 3.0ℓ TDI 엔진은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71.3kg·m를 발휘한다. 과급기를 두 개나 붙였는데 하나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이용한 전자식 터보차저다. 배기가 아니라 모터로 터빈을 돌려 깔끔하게 터보래그를 지웠다. 고압에서 출력을 높이는 다른 하나는 가변식 터보다. 스트로크가 긴 디젤 엔진이지만 빠르게 엔진회전수를 올리며 강하게 출력을 끌어낸다. S6의 매력은 힘을 뿜어내는 양상이다. 풍부하고 여유롭다. RS보다 좀 더 느슨한 것 같지만 운전자의 제어에 오히려 더 많은 여지를 준다. 스티어링휠로 전달되는 피드백도 한계에 다다를수록 명료해진다. 이때 긴장감이 꽤나 짜릿하다. 다만, V8 4.0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갔던 전 세대보다 부족한 박력은 아쉬웠다.

아우디 e-트론의 버추얼 사이드 미러

e-트론은 하룻밤을 보내고 동이 튼 뒤에야 만날 수 있었다. 가장 궁금했던 건 버추얼 사이드미러였다. 거울 대신 들어간 문손잡이 앞 디스플레이가 처음엔 낯설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다만 주차할 때는 쉽게 적응되지 않는다. 그래서 차체 주변 360°를 보여주는 어라운드뷰를 많이 보게 된다.

주행감은 전형적인 아우디다. 탄탄한 골격과 유연한 서스펜션, 빠른 조향 반응 덕분에 잘 만든 아우디라 느껴졌다. 반면 모터 반응은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에 가깝다. 전기모터는 돌기 시작하면서 바로 최대토크를 내뿜는데, e-트론은 오히려 이를 억제시키며 반응을 내연기관차와 비슷하게 맞췄다. 급가속할 때도 발사되듯 달려 나가는 전기차 특유의 감각은 느낄 수 없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에서 제한했다. 안전 제한속도라고 했지만 사실상 배터리 보호 속도다. 전반적으로 배터리 수명을 고려한 부분이 꽤 느껴진다.

아우디 e-트론

95kWh 용량의 배터리를 썼지만 주행가능거리는 307km로 비교적 짧다. 2.6톤을 웃도는 육중한 무게와 주행성능 쪽에 무게를 둔 타이어 등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e-트론은 다시 만나 오래 시승하며 깊이 느껴볼 생각이다. 테슬라나 대중 브랜드가 내놓았던 전기차들의 성향과는 완전히 다르다. 아우디가 현재 전기차를 대하는 태도와 성향이 오롯이 느껴진다.

우천 속에 행사가 진행돼 불편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아우디 특유의 정교한 엔지니어링과 콰트로에 대한 높은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아우디와 콰트로의 나라는 이렇게 궁합이 좋다.



CREDIT
EDITOR :
고정식   PHOTO : 아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