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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그 본성을 마주하다. 두카티 스트리트파이터 V4 S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2020. 07. 03. 11:00 수정 2020. 07. 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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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그 본성을 마주하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슈퍼바이크에서 파생된 변종 네이키드를 의미한다. 파니갈레V4의 카울을 도려내고 바이크를 지배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바꾼뒤 여기에 첫인상만으로 상대의 기를 꺾는 공격적인 스타일을 더하면 진정한 싸움꾼, 스트리트 파이터 V4 가 탄생한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휴양도시 리미니에서 열린 두카티 월드프리미어 현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최초로 공개된 스트리트 파이터 V4의 실물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날카롭고 풍만한, 열정과 이성을 모두 갖춘, 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바이크는 팜므파탈이 따로 없었다. 괜히 시트 위에 앉아보고 만져보고, 개발진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지만 머릿속에는 하루라도 빨리 이 바이크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지난 3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테스트에서 소원을 이루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고 현지 테스트 이벤트도 취소되었다. 결국 국내 출시만을 기다리며 궁금증을 키워왔다. 그리고 드디어 시승차가 준비되었다는 소식에 두카티 코리아로 단숨에 달려갔다. 

“아직 길들이기 전이라 6,500rpm까지만 써주세요”


두카티 코리아에서 테스트 차량을 받을 때 담당자에게 특별한 부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시승차는 길들이기를 마치고 차량을 내주지만 이번에는 일정상 완전한 새 차를 받게 된 것이다.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하기에는 너무 엄격한 제한이지만 진짜 새 차를 산 라이더의 마음으로 최대한 여유롭게 스트리트 파이터 V4를 느껴보기로 했다. 미리 주의를 주자면 결론적으로 스트리트 파이터에 홀딱 반했으니 이 글은 시승기보다는 러브레터에 가까운 글이 될 것이다.


섬세한 주행 성능

6,500rpm까지만 쓰기로 스스로 엔진의 출력을 봉인한 상태지만 사실 스트리트 파이터V4는 이 제한 속에서도 충분히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여유롭게 달려도 어지간한 쿼터급이 전력을 다하는 것과 비슷한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 회전 수를 낮게 쓰니 V4엔진은 진동도 거의 없이 야들야들하게 돌아간다. 제대로 길들이기를 하는 느낌이다. 저회전에서의 가속은 상쾌하고 힘 부족은 전혀 느낄 수 없이. 강화된 저속토크와 짧은 기어비 덕분이다. 회전수를 낮게 달리려다보니 자주 변속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왼발이 바빠지긴 하지만 퀵시프트가 매끄럽게 작동하며 잦은 변속을 돕는다. 예전에 파니갈레V4를 타고 시내주행 했을 때는 봄인데도 뜨거워서 난리였는데 슬슬 여유롭게 달리니 여름 날씨에도 그리 뜨겁지 않았다. 역시 뭐든 사람이 문제지 기계는 죄가 없다.


이정도 출력(6,500rpm이하)에 이정도 바이크 무게, 그리고 전자장비의 도움이라면 정말 어렵지 않게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부드럽게 다루면 부드럽게 답해준다. 바이크를 다루며 유일하게 불편했던 것은 타이트한 유턴이나 직각으로 틀 때 핸들각이 슈퍼바이크 수준으로 좁다보니 쉽게 각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이럴 때야 비로소 이 바이크의 뿌리가 파니갈레 V4에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코너가 즐겁다

스트리트 파이터 V4를 끌고 와인딩로드에 들어서서 딱 코너 두 개를 지날 때 감탄사가 터졌다. 코너와 코너를 잇는 구간에서 기울었던 바이크를 일으켜 세우고 반대편으로 다시 기울이는 과정까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어안이 벙벙했다. 방향전환이 마치 쿼터급 바이크처럼 빠른데 잔망스럽게 빠른 것이 아니라 정교하고 정확하게 빠른 것이 차이점이다. 덕분에 코너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기울일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라인을 그릴 수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이는 분명 크랭크 축을 반대로 돌려서 자이로효과를 억제하는 역회전 크랭크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역회전 크랭크 엔진을 쓰는 파니갈레V4보다도 그 효과가 극적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높아진 핸들 바와 그로인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된 포지션 덕분일것이다. 촬영을 위해 거의 두 시간 연속으로 와인딩 코스를 달렸고 꽤 빠른 페이스로 달렸음에도 피로하지가 않다. 페이스가 점점 올라가도 차체의 안정감이 높아 불안함이 없었다.



(좌) 노면을 끈끈하게잡아주는올린즈전자제어 쇽업소버 / (우) 최신TFT계기반은 시인성이좋다


(좌) 파니갈레 V4와 꼭 닮은 리어는 카리스마를 더한다 / (우) 중립과 1단 기어에서 확연히 다른사운드를 들려주는 배기시스템

테스트 차량은 올린즈 NIX30 스마트EC 2.0 서스펜션과 마르케지니 단조휠이 기본으로 포함된 S모델이다. 믿고 쓰는 올린즈 답게 가속과 제동, 코너링 등 모든 주행 성능에서 영향력은 지배적이며 라이더에게 시종일관 높은 만족도를 준다. 다만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전자식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받아주지 못하고 끝에 탁 치는 움직임이 남는 것이 영 어색했다. 아무래도 두카티와 올린즈의 주행 데이터에는 우리나라 과속방지턱은 없었나보다.(웃음)



부드럽게 강하다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스트리트 파이터의 정교한 움직임은 라이더가 원하는 대로 답을 준다. 처음에는 출력을 다 못쓰는 것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막상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출력보다 차량 각부 완성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강력한 출력에 가려 인상을 남기지도 못할 부분들까지 더 세밀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트랙에서 본성을 드러내다

엔진 한계인 14,500rpm의 절반도 안 되는 6,500rpm까지만 써보고 스트리트 파이터V4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스트리트 파이터의 절반도 못보고 이야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며칠 뒤 레이싱 슈트를 갖춰 입고 영암 F1트랙에서 스트리트 파이터V4와 마주했다. 208마력의 슈퍼 네이키드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한 복장과 장소 선택이다. 타이어의 예열을 끝내고 난 뒤 주행모드를 레이스로 바꾸고 트랙션 컨트롤과 윌리 컨트롤의 개입을 최저로 설정했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스로틀을 크게 열었다. 치솟는 회전계가 6,500rpm을 넘기자 수많은 엔진속의 폭발이 쌓여 만들어진 응축된 토크가 터져 나온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속감과 파워, 그 순간의 해방감과 희열은 상상 이상이었다. 가속하면 프런트 휠이 떠오르지만 트랙션컨트롤은 개입하지 않고 최대 가속력을 유지하며 그대로 밀어붙인다. 지평선 너머로 시선을 고정하고 엔진의 비명소리에 맞춰 시프트 레버를 몇 번 위로 차올리면 순식간에 시속 200km를 넘긴다. 계기반을 체크할 여유가없어 당시 최고속은 몇 km/h였는지 확인 할 수 없지만 250km/h너머까지 주저하는 기색 없이 순식간에 치고 올라간다. 도로의 길이만 충분하면 시속 300km도 우습게 넘길 것 같은 기세다. 신기한 점은 속도가 빨라질수록 프런트의 안정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좌) 330mm 대구경디스크에 브렘보스티레마캘리퍼의 조합은 강력한 제동력을 만든다 / (우) 올린즈 전자식 서스펜션인 스마트EC 2.0이 적용되었다


윙렛의 효과는 네이키드에서도 확실하게 느껴진다. 1번 코너가 다가오면 여유롭게 제동을 걸어주고 체중을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니 슬라이더가 노면에 갈리는 서걱거림과 함께 1번 코너를 지나 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2번 코너까지 탈출한 뒤 스트레이트에 들어섰다. 그 동안 할 말을 잃은 채 달리다가 직선에 접어 들어서야 짧은 탄식과 함께 숨을 길게 내뱉었다. ‘네이키드 바이크가 트랙에서 이렇게 재미있다고?’ 포지션 설정이 억지스러움도 없이 상당히 절묘해서 도로주행에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서킷주행도 완벽히 대응해낸다. 스트리트 파이터 V4를 트랙에서만 타기 위해 선택한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네이키드라서 상체가 공기저항에 노출되는 것이 조금 피로도를 높이지만 초를 다투는 레이스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한 트랙주행이라면 적당한 공기 저항은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매력적인 폭군

스트리트 파이터는 그 이름만큼이나 강력한 모델이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바이크인 파니갈레 V4가 기본이 되며 208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하는 슈퍼네이키드가 결코 만만한 모델일 수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타보았던 바이크 중 도로와 서킷 양측에서 가장 편하게 달릴 수 있는 바이크였다. 왜 그렇게 다리 사이에는 착착 감기는지, 코너를 돌때는 왜 그렇게 매끄럽게 잘 돌아가는지, 스로틀은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지, 스파의 움직임은 무수한 의문을 남겼다. 결국 이번 테스트가 끝나고 심각한 스파앓이에 빠져버렸다.


DUCATI STREETFIGHTER V4 S

엔진 형식 수랭 V형 4기통 데스모드로믹 4밸브   보어×스트로크 81 × 53.5(mm)   배기량 1,103cc   압축비 14:1   최고출력 208hp / 12,750rpm    최대토크 123Nm /11,5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6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 도립식포크 (올린즈 NIX30 스마트 EC 2.0) (R)싱글 쇽업소버 스윙암 (올린즈 TTX36 스마트 EC 2.0)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7 (R)200/60 ZR17   브레이크 (F)330mm 더블디스크 (R)245mm 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488mm   시트 높이 845mm    차량 중량 199kg   판매가격 3,590만 원(노멀 모델 2,990만 원)




양현용 편집장 (월간 모터바이크) , 사진 양현용 편집장 (월간 모터바이크)/윤연수 기자 (월간 모터바이크), 영상 AFRO FILM, 취재협조 두카티 코리아 www.ducati-korea.com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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