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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MINI JCW와 함께 트랙에서 한 바탕 놀고 오다

조회수 2020. 9. 17. 14: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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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600마력 스포츠카와 1t(톤) 남짓한 경량 해치백. 당신의 선택은? 쭉 뻗은 도로에서 계기판 꺾는 희열을 맛보고 싶다면 전자, 꼬부랑길에서 짜릿한 핸들링을 즐기면 후자다. 만화 <이니셜 D>를 선망했던 마니아들의 선택은 ‘작은 차’일 듯하다. 다부진 체격으로 두 배 이상 출력(or 가격)의 스포츠카를 요리하는 상상, MINI JCW라면 가능하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신동빈 기자
취재협조 MINI 드라이빙센터



물론 JCW를 샀다고 해서 운전 스킬까지 ‘타쿠미’ 급으로 올라가는 건 아니다. 이름 난 산길에서 운전 실력을 연마하고 싶지만, 고수의 가르침 없이 뛰어들기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사고위험은 물론 주변 차에 피해도 끼친다. 이런 갈증을 해결할 짜릿한 행사가 영종도 MINI 드라이빙 센터에서 열렸다. JCW 오너만 참가할 수 있는 ‘MINI JCW 오너스 트랙 데이’다.

JCW를 즐기는 방법, 제조사에서 알려 드릴게요

스포츠카 관련 기사엔 항상 이런 댓글이 붙는다. “우리나라에서 마땅히 달릴 곳도 없는데, 뭐 하러 사나요?”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BMW/MINI는 예외다. 축구장 33개 규모의 전용 서킷을 영종도에 지을 만큼 열정적이다. 고객뿐 아니라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그렇다면 JCW 오너만 초대하는 이번 행사는 어떻게 진행했을까?



토요일 아침,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니 알록달록 JCW들이 ‘그르렁’대며 분위기를 달궜다. 중대형 SUV가 판치는 시대에 이렇게 작고 다부진 차가 한 곳에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각종 스티커와 파츠로 저마다 개성을 추구한 JCW 오너들, 다른 참가자와 가벼운 담소 나누며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우선 센터 안쪽으로 들어가 전문 인스트럭터의 이론 교육부터 들었다.



운전면허 딸 때 들었던 지루한 ‘비디오 교육’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스포츠 주행에 필요한 운전 자세부터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의 꺾임 각도, 스티어링 휠을 빠르게 돌리는 요령,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맞닥뜨렸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 운전면허 기관에서 가르치지 않는 알토란같은 교육을 진행한다.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 속에 질문도 하며 30분을 보냈다.

안전 확보한 장소에서 원 없이 즐기자!

드디어 트랙으로 입장할 차례. 참가자 3명 당 전문 인스트럭터 1명이 조를 이뤄 ①서킷 주행 ②리버스 턴 및 메뉴버링 ③드리프트 등 3가지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반나절에 걸쳐 진행했다. 우선 내가 속한 A조는 트랙 주행부터 치렀다. 잘 몰랐던 내 차의 한계, 안전이 확보된 장소에서 맘껏 밟아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인스트럭터가 선두에 서 대열을 이끌었다.




MINI 드라이빙 트랙은 긴 직선주로와 타이트한 연속 코너를 갖춰 차의 기본기를 확인하기 ‘안성맞춤’이다. 서킷 한 바퀴의 길이는 약 2.6㎞. 앞 차의 궤적 그대로 레코드 라인을 밟아가며 서서히 페이스를 높였다. 사소한 브레이킹 실수나 운전대 조작 미숙은 인스트럭터가 귀신 같이 알아채, 무전으로 알려준다. 덕분에 코너를 통과할수록 자신감이 듬뿍 쌓였다.

안전을 위해 천천히 달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약 20분 정도 지나자 이탈자가 나왔다. 기대 이상 빠른 주행으로, 일부 참가자가 포기하고 피트로 복귀했다. 결국 트랙에 나와 인스트럭터, 달랑 2대만 남았다. 다른 참가자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속으로 ‘만세’를 외쳤다. 남은 시간 1:1로 강습 받을 절호의 기회니까. 교관이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20분 더 달리잔다.



혹자는 말한다. 200마력 대 전륜구동(FF) 차가 빨라봤자 얼마나 빠르겠냐고. 그러나 짜릿한 희열은 꼭 출력에서만 오는 건 아니다. MINI 고유의 짧은 오버행에서 비롯한 칼 같은 핸들링, 재빠른 운전대 조작에도 허둥대지 않는 꽁무니, 가속 페달에서 발 뗄 때마다 요란스레 쏘아대는 머플러. JCW에게 가장 어울리는 장소는 도심이 아닌 트랙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

다음 프로그램은 ‘리버스 턴 및 메뉴버링’이다. 영화 속 흔히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 신에서 다루는 스킬이다. 후진으로 빠르게 달리다가, 스티어링을 돌려 차를 정방향으로 맞춘 뒤 주행을 이어가는 기술이다. 한 번쯤 해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그 테크닉, 축구장만한 공터에서 인스트럭터에게 제대로 전수받았다. 의외였던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선 후진 기어에 놓고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아 빠르게 달린다. 그 다음 기어를 중립에 놓고 스티어링 휠을 약 1바퀴 정도 돌린다. 앞머리가 주행 방향으로 돌아가는 순간, 기어를 D에 놓고 가속하면 완성. 사이드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매끈하게 돌아간다. JCW로 즐기는 ‘어른의 놀이’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나중에 여자친구 구출할 때 써먹어도 좋다.

오버스티어? 두려워하지 말고 즐기자!



이번 트랙 데이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드리프트’다. 앞바퀴 굴림 해치백으로 어떻게 드리프트가 가능하냐고? 엄밀히 말하면 젖은 노면에서 오버스티어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이를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다. 꼭 뒷바퀴 굴림 모델에서만 오버스티어가 생기는 건 아니다. 빗길에서 과속할 때, 내리막 코너에서 차체 하중이 앞으로 급격하게 쏠렸을 때 간간이 접할 수 있다.

마침 날이 궂어 꽁무니를 흔들기 딱 좋았다. 코스는 간단했다. 시속 약 60㎞로 가속한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180° 회전해 출구로 나가는 구간이었다. 오버스티어를 만드는 방법은 2가지. 코너 진입 전, 브레이크 페달을 깊숙이 밟아 하중을 앞으로 옮긴 후 운전대를 왼쪽으로 급격하게 돌리면 엉덩이가 미끄러진다. 두 번째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는 방법.



익숙해지니 사이드 브레이크를 통해 더욱 과격하게 미끄러트렸다. 꽁무니가 바깥쪽으로 ‘쭉’ 빠지는 순간, 다시 주차 브레이크를 내리고 운전대는 코너 반대 방향으로 돌리며 가속 페달도 힘껏 밟았다. 모든 조작을 비슷한 타이밍에 해야 차가 돌지 않고, 출구까지 매끈하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매 시도마다 인스트럭터가 보완할 부분을 알려주니, 점점 자신감이 쌓였다.



3가지 프로그램을 마치고, 지금도 그때의 짜릿함이 생생하다. MINI JCW의 가치는 단순히 소수점 단위 스펙을 내세운 성능 제원이 아니다. 자동차를 이동 수단이 아닌 ‘장난감’의 영역으로 가져와, 어른들에게 ‘놀이의 방법’을 가르친다. 그리고 원 없이 하루 즐길 ‘놀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는 앞으로 10월 말, 12월 초에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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