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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시승] '튜닝 필요 없어요',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박상준 입력 2020.09.21. 18:49 수정 2020.09.2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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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부분변경으로 다듬은 디자인에 레저용 장비를 더했다. 전화도 터지지 않는 오성산 일대 오프로드 코스를 즐겼다. 견고한 프레임, 강력한 V6 3.6L 가솔린 엔진은 그대로다. 어떤 지형에서도 페달만 지그시 밟았다. 그러면 믿음직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알아서 제어했다. 시작 가격은 낮췄다. 새로운 Z71-X 트림에는 프리미엄 사양을 더했다. 차체 곳곳을 전부 검은색으로 바꾼 미드나잇 스페셜 에디션도 추가했다.

글 박상준 기자
사진 쉐보레

출시 1년 만에 부분변경
쉐보레 콜로라도는 2019년 8월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남짓 만에 부분변경을 치러 2.5세대로 거듭났다. 언뜻 보면 대형급으로 착각할 만큼 크다. 하지만 북미 기준으로는 미드사이즈 픽업트럭이다. 더 큰 실버라도를 형님으로 모시고 있다. 본고장에서는 포드 레인저, 토요타 타코마, 혼다 릿지라인 등과 경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공식 판매 중인 픽업트럭은 3종이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와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다. 픽업트럭은 크게 상업용과 레저용으로 나눈다. 전자라면 렉스턴 스포츠가 유리하다. 가격이 비교적 싸기 때문. 일부 트림 가격은 콜로라도와 겹치지만, 소위 ‘풀 옵션’과 ‘깡통’의 비교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값비싼 상업용도 있다.

그런데 레저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글래디에이터는 랭글러와 꼭 닮은 외모와 험로 주파 능력을 가졌다. 7,000만 원에 육박하는 데도, 첫 물량 300대를 보름 만에 다 팔았다.콜로라도는 상업과 레저 중간에 있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내년에는 포드가 레인저를 출시할 예정인데, 콜로라도와 직접적으로 경쟁한다.

쌍용자동차가 코란도 스포츠를 판매하던 시절, 연간 판매량은 약 2만~2만5,000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면서 2018년 약 4만2,000대로 껑충 올라섰다. 당시 쌍용차 전체 판매의 40%에 육박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렉스턴 스포츠 21,659대(칸 포함), 콜로라도 3,272대다. 콜로라도는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 5위를 달성했다.

진정한 오프로더 디자인
콜로라도의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5,395×1,885×1,795㎜. 이전 모델보다 약간 짧고 낮다. 디자인 변경에 따른 변화다. 길이는 렉스턴 스포츠 칸과 비슷하다. 글래디에이터는 5,600㎜로 훨씬 길다. 휠베이스는 3,258㎜로, 렉스턴 스포츠 칸과 글래디에이터 중간이다. 너비와 높이는 셋 중 가장 작다. 그럼에도 주차칸 밖으로 코끝을 내미는 경우가 있다.

시승 모델은 Z71-X 트림. 부분변경과 함께 추가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 장식을 바꿨고, 가운데 크롬 바는 진회색으로 칠했다. 블랙 보타이 윤곽엔 LED를 넣었다. 흡기구와 안개등 전체를 감싼 범퍼, 스키드 플레이트 디자인도 손봤다. 전체적으로 두터운 실루엣과 입체적인 그릴, 범퍼 등이 조화를 이룬다. 다만 헤드램프가 여전히 할로겐인 점은 아쉽다.

옆모습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앞문부터 뒷펜더 직전까지 뻗은 캐릭터 라인은 그대로인데, 윈도 및 벨트라인을 까맣게 칠했다. 사각형 휠 아치 안쪽 공간은 여유롭다. 새로운 투톤 디자인의 휠이 아주 스포티하다. 여기에 255/65 R 17 사이즈의 올-터레인 타이어를 끼웠다. 같은 크기의 여분 타이어는 트렁크 아래 매달았다. 오르내리기 편하도록 사이드 스텝도 마련했다.

적재함 용량은 1,170L다. 최대 400㎏까지 실을 수 있다. 범퍼 모서리 발판과 적재함 끝 손잡이 덕에 짐칸에 올라서기 좋다. 적재함 안쪽은 표면 보호와 미끄럼 방지를 위해 특수 코팅했고, 뒤 유리 위쪽엔 라이트도 달았다. 바깥에는 Z71-X 데칼을 붙였다. 적재함 도어에는 쉐보레 레터링을 큼지막하게 음각으로 새겼다. 과거 쉐보레 트럭과 같은 레트로 감성이 돋보인다. 테일램프는 변함없고, 뒤 범퍼만 모양을 조금 바꿨다.

최상위 라인으로 Z71-X 미드나잇 트림도 추가했다. Z71-X의 ‘블랙 에디션’ 정도로 보면 된다. 외장 색상은 물론이고 그릴 바, 휠, 심지어 머플러까지 까맣게 칠했다. 블랙 크롬 머플러 팁은 한국 유일 사양이라고 한다. 도어에 붙인 두툼한 Z71 배지도 눈에 띈다.

투박하되 사용성 좋은 실내
실내 디자인은 투박하다. 얼핏 보면 깔끔하고 자세히 보면 트럭 분위기가 짙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고급스러운 소재는 아니지만, 사용 편의성을 생각해 디자인했다. 큼지막한 운전대는 두툼해 움켜쥐기 편하다. 계기판은 바늘과 눈금, 디지털 정보창을 섞었는데, 3.5인치가 기본이고 Z71-X 트림부터 4.2인치다. 부분변경 전엔 전부 4.2인치였는데 내심 아쉽다.

센터페시아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8인치다. 그 밑엔 각종 버튼을 조작하기 쉽게 늘어놨다. 피아노처럼 누르는 버튼에는 내리막 저속 주행을 돕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 내리막 주행 안정장치)’을 추가했다. 이번에 새로 넣은 기능이다.

시트는 높낮이 조절 범위가 커 좋다. 뒷자리 공간은 충분하다. 다리와 머리 공간 모두 여유 있다. 앞자리보다 떨어지는 승차감은 푹신한 시트로 만회했다. 등받이 각도는 다소 서 있는데, 크게 불편하진 않다. 뒷자리 방석 아래엔 수납함을 숨겼다. 뒤 유리 가운데 작은 창문은 보기보다 크다. 그래서 적재함의 동료가 건네주는 물건을 손 뻗어 받기 충분하다.

느긋한 변속, 부드러운 승차감
국내 판매 중인 픽업트럭은 모두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이다. 뼈대인 프레임을 차체 하부에 깔고, 보디를 얹는 방식이다. 대부분 승용차는 프레임과 보디를 하나로 합친 모노코크 방식이다. 항공기 동체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 예컨대 콜로라도 뼈대는 처음부터 픽업트럭용으로 개발했다. 반면 글래디에이터와 렉스턴 스포츠는 SUV 기반이다.

우선 포장도로를 달렸다. 페달이 민감하지 않아 가속이 편하다. 엔진과 변속기는 이전과 같다. V6 3.3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0㎏·m를 낸다. 국내 판매하는 픽업트럭 중 가장 강력하다. 비슷한 배기량의 글래디에이터보단 30마력 가까이 높다. 참고로 렉스턴 스포츠는 2.2L 디젤 엔진으로 187마력을 낸다.

ISG 기능은 없다. 하지만 엔진 공회전 소음이 적어 정차 땐 고요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엔진음이 확 도드라진다.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반박자 늦다. 픽업트럭에 어울리는 세팅이다. 덕분에 짐을 싣거나 트레일러를 연결했을 때도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들어오는데, 픽업트럭 기준으론 준수하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거친 오프로드도 여유만만
오늘의 하이라이트, 오프로드 코스로 진입했다. 주행 모드는 상황에 따라 2H, 오토, 4H, 4L로 바꿀 수 있다. 일단 ‘오토’로 시작했다. 눈앞에 거대한 벌판이 펼쳐졌다. 어떤 코스가 기다리고 있을지 가슴이 두근댔다. 첫 번째는 25° 안팎의 사면로. 만만히 볼 각도가 아니지만, 아무런 느낌 없이 지나갔다. 다음 락크롤링 코스로 진입했다. 바닥에 바위를 깔아놨는데 크기가 크진 않아 시시하게 지나갔다. 훨씬 큰 바위도 충분히 지나갈 만큼 여유 있다.

45° 경사로를 향해 이동했다. 도로 표지판에서 볼 수 있는 단위로 바꾸면 100%다. 올려다보면 목이 아프고, 내려다보면 아찔한 수준. 앞 차가 올라가는데 실패했다. 만만히 볼 코스가 아니다. 운전대를 꽉 잡았다. 앞차가 한 번 더 실패한 후 무전이 들렸다. 2H 모드로 시도했다는 얘기였다. 주행 모드를 오토로 바꾸자 손쉽게 올라갔다. 차례가 왔고 자신감 있게 페달을 밟았다. 탄력 받은 차는 미끄러짐 없이 여유 있게 올라갔다.

이번엔 범피 코스다. 바퀴 대각선 방향에 땅을 파거나 언덕을 만들어 놨다. 땅에 닿은 바퀴 2개로 이동한다. 트위스트 사면로도 지나갔다. 뾰족한 언덕을 대각 방향으로 넘는 코스인데, 차가 시소 타듯 기우는 모습이 범피 코스와 비슷하다. 뼈대가 약하면 비틀리며 ‘찌그덕’소음을 내는데, 콜로라도는 범피와 트위스트 사면로 지나는 내내 ‘찍’ 소리 한 번 없었다.

진흙탕 달릴 땐 가끔씩 좌우로 흔들렸다. 하지만 순식간에 자세를 잡고 탈출했다. 도강 코스로 진입했다. 처음엔 얕았는데 중간쯤 가니 범퍼 위까지 차올랐다. 앞차가 일으킨 물살이 대열 맨 뒤의 내 차를 향했다. 가속페달을 일정하게 밟으며 갈라지는 물살을 구경하다 어느새 땅을 밟았다. 콜로라도의 최대 도강 깊이는 800㎜로 발목 적시는 수준이었다.

마지막으로 소형 트레일러를 뒤에 매달고 달렸다. 콜로라도의 최대 견인능력은 3,175㎏, 최대 수직하중은 317.5㎏. 참고로 트레일러 히치 옵션을 넣은 렉스턴 스포츠 칸이 각각 3,000, 145㎏다. 매달은 트레일러는 500㎏ 수준인데, 가볍다고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험로에선 차와 트레일러가 심하게 요동치기 때문. 가속페달을 밟으니 묵직하게 움직인다.

코너 돌고 언덕 넘자 직선이 나왔다. 속도를 시속 40㎞까지 높였다.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지만 트레일러는 마치 한 몸인 양 흐트러짐 없이 따라왔다. 기본 옵션인 토우/홀,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모드 덕분이다. 토우/홀 모드는 견인 하중에 따라 변속 패턴을 변경하는 기능이고,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모드는 주행 간 트레일러 좌우 흔들림을 막는 기능이다.

차와 트레일러의 브레이크를 통합제어하는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은 익스트림 4WD 트림부터 기본이다. 기존엔 추가 옵션이었다.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션(LSD), 락업 기능도 기본이다. 사실 오프로드 코스에 아쉬움이 남았다. 만만치 않은 코스였지만 콜로라도에겐 쉬웠다. 북미에 판매하는 ZR2보다 한 단계 아래지만 충분했다.

대중화 꿈꾸는 수입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화물차여서 자동차세가 연간 2만8,500원이다. 취등록세도 5%로 승용차의 7%보다 적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는 면제다. 개인사업자는 부가세 환급도 가능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정기검사를 매년 받아야 한다. 또한, 승용 추월차선에 들어서면 과태료를 문다. 비싼 보험료를 낼 수도 있다. 승용에서 화물로 보험 승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리얼 뉴 콜로라도의 가격은 3,83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전보다 25만 원 내렸다. 다만, 가장 아래 트림은 뒷바퀴 굴림 방식이다. 사륜구동은 아예 고를 수 없다. 새로 추가한 Z71-X, Z71-X 미드나잇 트림에는 각종 순정 옵션들이 들어갔다. 대신 비싸다. 가령 미드나잇 트림은 4,649만 원인데, 여기에 각종 추가 옵션을 더하면 4,729만 원까지 올라간다.

‘리얼 뉴’라는 타이틀만큼 새롭진 않다. 하지만 튼튼한 하체, 높은 견인 능력 같은 기존 강점 이외에 적재 및 견인에 최적화한 기능과 옵션을 욕심껏 챙긴 점이 돋보인다. 그 결과 딱히 튜닝이 필요 없다. 나아가 수입차지만 400개 넘는 센터에서 수리 할 수 있다. 이번 콜로라도와 더불어 쉐보레는, 수입 픽업트럭의 대중화를 향한 꿈을 한층 구체화했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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