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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사야 해! 푸조 2008 SUV & 지프 레니게이드 & 르노 캡처

모터트렌드 입력 2020.10.2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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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민감하고 디자인도 스펙이라 생각하는 20, 30대 여성들에겐 어떤 SUV가 어울릴까? 작고 예쁜 것은 물론 위트와 실용성까지 갖춘 SUV는 없을까? 섬세하고 꼼꼼한 <모터트렌드> 여성 에디터 세 명이 자신의 차를 고르듯 세심하게 살폈다





개성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얼굴과 실내를 갖췄다

푸조 2008 SUV

큰 차는 부담스럽다. 세단은 좀 지루해 보인다. 해치백은 요즘 유행이 아니다. 작지만 실내 공간이 비좁지 않고, 디자인이 예쁘면서 흔하지 않은 차 없을까? 이 조건에 맞는 차가 바로 수입 소형 SUV다. 사실 3000만원 언저리면 옵션이 풍성한 국산 중형세단이나 SUV를 살 수 있다. 그런데도 같은 값으로 더 작고 옵션도 덜 챙긴 수입 소형 SUV를 사라는 이유는 바로 ‘예쁘면서 흔하지 않은’이란 수식어에 있다. 20, 30대라면 머리보다 가슴, 실용성보다 개성에 비중을 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국산 소형세단에서 국산 중형세단, 국산 대형세단으로 이어지는 ‘카 라이프’는 좀 지루하지 않을까?

푸조 2008 SUV는 개성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얼굴과 실내를 갖췄다. 1세대 2008의 얼굴도 잘생기긴 했지만 솔직히 SUV다운 당당한 매력은 부족했다. 해치백을 부풀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세대는 크기가 커지면서 실루엣과 비례가 좀 더 SUV에 가까워졌다. 여기에 요즘 푸조 모델이 물려받는 송곳니 모양 주간주행등을 챙기고 프런트 그릴을 키워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얼굴이 됐다. 소형 SUV라고 무조건 귀엽고 앙증맞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험상궂은 얼굴이 든든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도로에서 누구도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인상 쓰고 있는 것 같으니까.

개성 넘치는 디자인은 실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깔끔하면서 고급스럽지만, 곳곳에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GT 라인은 가운데 ‘Y’자 모양으로 스웨이드를 덧대고 형광색 스티치로 포인트를 줬는데 꽤 근사하다. 푸조 모델의 상징이 된 작은 운전대는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좋다. 그 위에 놓인 디지털 계기반은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센터페시아 위쪽에는 각을 살짝 세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그 아래에는 피아노 건반처럼 누르는 버튼이 자리하는데 모든 구성이 간결하지만 세련됐다. 마음이 흡족해지는 실내다. 눈길을 끄는 건 센터페시아 아래 수납공간을 2단으로 만들어놓은 점이다. 위쪽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를 얹고 아래쪽엔 수납공간을 마련했는데 지갑이나 자잘한 소품을 놓기에 그만이다.

2008 SUV는 최고출력 130마력을 내는 1.5ℓ 디젤 엔진을 얹었다. 이전 모델보다 최대토크는 같지만 최고출력이 10마력 높아졌다. 6단 자동변속기도 8단 자동변속기로 달라졌다.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우면 가르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실내로 들이친다. 저속에서는 귀를 자극하는 엔진 소리가 좀 거슬리기도 하지만 속도를 붙이고 나면 엔진 소리는 이내 차분해진다. 디젤 엔진의 명가답게 푸조는 작은 차에서도 엔진 소리를 잘 다스렸다. 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덕에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엔 차 안이 조용하다. 디젤 엔진이 좋은 건 뿌듯한 연비 때문이다. 2008 SUV의 복합연비는 17.1km/ℓ. 휘발유 엔진을 얹은 지프 레니게이드가 10km/ℓ인 것을 생각하면 가르릉거리는 엔진 소리쯤 참아줄 수 있다.

뒷자리 공간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키 160cm인 내가 앉기엔 크게 비좁지 않다. 단, 시트가 단단한 편이라 푸근하진 못하다(이건 레니게이드나 캡처도 마찬가지다). 뒷시트는 어깨에 있는 버튼을 눌러 손으로 접을 수 있다. 2008은 준자율주행 장비도 살뜰히 챙겼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조작 레버가 운전대 뒤에 있는 게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며 달리는 기능을 발휘하고, 차로 유지 어시스트는 비상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으면 운전대에 힘을 주며 차선 안으로 밀어 넣는다. 아,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기본으로 챙겼다.

시트를 손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건 아쉽지만(아, 레니게이드와 캡처도 전동 시트를 챙기지 못했다) 수입 소형 SUV치고 편의·안전 장비가 꽤 풍성하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경쟁력 있는 장비까지 두루 갖췄는데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 가격은 알뤼르가 3248만원, GT 라인이 3545만원이다.

글_서인수

심쿵 포인트

신형 2008은 센터페시아 아래 공간을 2단으로 나눠 위엔 무선충전 패드, 아래엔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동안 아래엔 지갑 같은 소품을 둘 수 있다. 작은 배려에 마음이 흐뭇하다.




캠핑이나 서핑 등 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지프 레니게이드

누구에게나 차에 관한 아주 사적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한여름, 어느 야외 파티에서다. 낮부터 시작된 파티, 삼복더위에 하드톱을 들어낸 노란색 지프 랭글러가 힙합 음악을 흥얼거리며 굴러들었다. 헐렁한 힙합 바지 차림에 머리에 와이드 헤어밴드를 쓴 남자가 내렸다. 자신감과 여유로움, 그가 있는 곳이 곧 LA였다.

때론 몇 마디 말보다 내가 타는 차가 나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줄 때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차를 탈 것인가? 마냥 수입차의 하차감을 높게 사는 나이는 지났지만 여전히 폼은 좀 나고 싶다. 개인적으로 어릴 적부터 각진 박스형 차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기왕이면 지바겐이나 랭글러, 디스커버리를 선택하고 싶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좁은 이면도로가 많고 주차 공간도 여의치 않은 서울에서 덩치 큰 오프로드 차를 몬다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비합리적이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그것들을 끌 만한 능력이 없는 것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지는 도심과 교외에서 두루 실용적인 소형 SUV다. 그러나 무색무취의 흔해 빠진 디자인은 싫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하나, 지프 레니게이드다. 박스형 차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사실 레니게이드(Renegade)의 뜻을 직역하면 ‘변절자’ ‘이탈자’다. 현실은 ‘네’를 반복하는 대답 자판기일지언정 남의 눈에는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줏대 있는 사람으로 비치고 싶은 내 바람과도 맞아떨어진다.

지프 레니게이드 차체는 곡선 라인이 곳곳에서 눈에 띄지만 여전히 각진 박스형이다. 레니게이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동그란 헤드램프와 그 사이를 메우는 세븐 슬롯 그릴은 귀여운 얼굴에 단호한 인상을 더한다. 각진 휠하우스는 과거 군용으로 생산되던 지프의 혈통을 떠올리게 한다. 지프의 전신인 윌리스 MB의 보조 연료통에서 따온 X자가 새겨진 사각 테일램프 디자인도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매력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센터페시아는 8.4인치 터치스크린과 물리적 버튼이 적절히 조합됐다. 터치스크린 아래 서로 대칭하고 있는 2개의 다이얼과 그 사이의 각진 버튼은 레니게이드의 헤드램프와 그릴 형상을 닮아 있다. 이렇듯 레니게이드는 안팎 디자인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자세히 보면 컵 홀더 바닥에도 테일램프와 같은 X자 디테일이 새겨졌다.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것도 레니게이드 오너만 아는 기쁨이다. 이런 디테일은 레니게이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오너들로 하여금 특별한 차를 타고 있단 자부심을 갖게 한다.

레니게이드는 직렬 4기통 2.4ℓ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5kg·m를 발휘한다. 온로드뿐 아니라 오프로드 모두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지프의 막내로서 자존심을 지킨다. 레니게이드를 오프로드에서 운전할 기회는 없었지만 조수석 대시보드를 길게 가로지르는 손잡이와 눈, 모래, 진흙 등 모드를 지원하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 오프로더의 기질을 나타내고 있다. 다른 소형 SUV에 비해 오프로드 주행에 좀 더 신경을 써서일까? 온로드에서 주행감은 다소 아쉽다. 고속에서는 꽤나 부드럽게 달렸지만 중저속에서 초반 가속감은 둔한 편이다.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웅웅거리는 둔탁한 배기음과는 달리 번개 뒤에 천둥소리가 이어지듯 조금의 시차를 두고 튀어나가는 기분이다. 멈췄다 달리는 일이 반복되는 도심에서는 더딘 반응이 꽤 스트레스가 될지도 모른다. 또 연비도 생각보다 그리 좋지 않았다. 시내, 고속도로, 복합 연비가 각각 8.9, 11.9, 10.0km/ℓ다.

그러나 3000만원 후반대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지원하는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점, 더구나 그것이 아이코닉한 레니게이드라는 점만으로도 분명 경쟁력이 있다. 535ℓ의 짐 공간이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1440ℓ까지 늘어나는 것과 도로나 험준한 산길, 어디서든 우직히 밀고 나가는 재능은 캠핑이나 서핑 등 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레니게이드는 귀여운 막내 같지만, 근간에는 어디든 달릴 수 있다는 지프의 유전자를 지녔다. 평범한 것을 거부는 사람들에게 과연 이보다 절묘한 선택지가 있을까?

글_장은지

심쿵 포인트

세븐슬롯 아이콘과 윌리스 MB 같은 ‘이스터에그’는 도어 스피커 커버와 테일램프, 전면과 후면 유리창 등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스터에그는 레니게이드 오너만을 위한 작고 확실한 이벤트다.




작고 예쁜 차를 생각했을 때, 단번에 로장주 엠블럼을 단 르노 캡처가 떠올랐다

르노 캡처

23살, 선크림조차 바르지 않던 내가 화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나운서를 꿈꾸며 한창 아카데미에 다닐 때다. 예쁘고 성숙한 지원자들 사이에서 학생처럼 보이는 것이 싫었다. 유명 유튜버들의 동영상을 보며 화장을 따라 하고 옷차림도 신경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패션과 뷰티에 눈을 떴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명품 브랜드를 줄줄 꿰는 경지에 이르렀다. 샤넬, 크리스찬 디올, 생로랑, 발렌시아가, 지방시, 셀린느, 루이비통 등 말하다 보니 모두 본투비 프랑스다. 특유의 감성에 이미 젖어든 탓일까. 작고 예쁜 차를 생각했을 때 단번에 로장주 엠블럼을 단 르노 캡처가 떠올랐다.

캡처는 프랑스 태생이다. 외관은 둥글둥글한 곡선으로 멋을 냈다. 오늘 한자리에 모인 석 대 가운데 다소 앙증맞은 매력을 풍긴다. 크기도 적당히 작다. 짧은 보닛 덕분에 앞차와의 거리가 잘 보여 복잡한 출퇴근길에 요리조리 움직이기 수월하다. 좁은 도로에서는 뒤꽁무니를 뺄 일 없이 한 번에 유턴도 가능하다. 골목길은 어떠냐고? 꽤나 여유롭게 지나갈 정도에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전후방 경보 시스템까지 엄호를 자처했으니 더 이상 심장이 쿵쾅거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실내 공간은 7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애플 카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열선시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후방카메라 등을 넣어 충분한 옵션을 갖췄다. 동급 소형 SUV에서 보기 힘든 전 좌석 원터치 창문까지 포함됐다. 다만 가솔린 모델(TCe 260)과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데 옵션에 제한을 둔 것은 조금 아쉽다. 캡처의 시그니처인 순정 티맵 내비게이션과 다이아몬드 퀼팅 그레이 가죽 시트, 전자식 변속기, 어라운드 뷰 모니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은 가솔린 최고 사양인 에디션 파리 트림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디자인에 민감한 20~30대 여성 오너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선택을 제공했으면 어떨까 싶다.

별거 아닌 듯 보여도 없으면 서운한 햇빛가리개, 화장 거울이 운전석과 동승석에 사이좋게 마련됐다. 에어컨 조작 버튼 아래 공간과 도어 아래 수납공간은 립스틱, 쿠션 같은 간단한 화장품을 넣는 용도로 제격이다. 아, 콘솔박스는 500ml 물병 하나만으로도 꽉 차기 때문에 호감 가는 이성과의 동승을 위한 향이 좋은 보디 미스트 하나쯤 넣어두면 딱 알맞겠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2열 송풍구다. 한여름 또는 한겨울에 송풍구 없는 뒷좌석에 앉는 것은 고문과도 같다. 친구들과 훌쩍 여행을 떠날 때 원망 섞인 목소리를 잠재울 기특한 편의장비다. USB 충전 포트도 2개나 마련해 푸조 2008이나 지프 레니게이드의 기세를 단번에 꺾어버린다.

단단할 줄 알았던 승차감은 의외로 부드럽다. 과속방지턱을 투박하게 넘어가긴 해도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는 아니다. 엉덩이를 밀어주는 힘은 조금 부족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흐트러짐 없이 가속에 집중한다. 덕분에 달리면 달릴수록 안정감은 빛을 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캡처는 모든 트림에 긴급제동 보조, 차간거리 경보, 차선 이탈 방지, 오토매틱 하이빔 등 안전장비를 기본으로 갖췄다. 노면 소음과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 소리는 기대 이상으로 억제돼 실내에서 대화가 묻힐 걱정이 없다. 적당한 무게감의 운전대는 차선 변경을 위해 살짝만 돌려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시트 높이는 키가 160cm인 나에게 살짝 낮은 편이다. 대신 시트 쿠션은 허벅지를 잘 받쳐줘서 편안하다.

물론 정차할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오토홀드 기능은 성에 차지 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약간의 울컥거림과 함께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캡처엔 마지막 승부수가 있다. 바로 연비다. 1.5ℓ 디젤 엔진은 복합연비가 17.7km/ℓ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차들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도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17km/ℓ 밑으로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주행가능거리는 800km를 훌쩍 넘는다. 게다가 3000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캡처를 구매할 수 있어 가격과 유지 비용 측면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프랑스 감성을 녹여낸 디자인과 가성비만으로도 캡처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글_윤수정

심쿵 포인트

센터콘솔 뒤편에 송풍구를 달아 뒷좌석 승객을 배려했다. 소형 SUV에서 찾아보기 힘든 편의장비라 더욱 반갑다. 3000만원도 안 되는 가격을 생각하면 ‘혜자스러운’ 자동차가 아닐 수 없다.

장소 협조_라스블랑카스



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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