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서킷 막 달려도 지치지 않아요' 캐딜락 CT4 스포트 & CT5 스포트

조회수 2020. 10. 8. 17: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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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CT4의 가속력은 딱 240마력 수준이다. 하지만 8단 자동변속기는 혀를 내두를 만큼 민첩하고, 코너에서 움직임은 스포츠카를 방불케 한다. 서킷을 빠르게 돌았음에도 브레이크‧엔진‧변속기는 지칠 기색이 없다. ‘형님’ CT5도 동생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날쌔다. 다만 두 차 모두 좁은 뒷자리와 트렁크 공간이 발목을 잡았다.

글 박상준 기자
사진 캐딜락, 박상준

캐딜락이 세단 라인업을 완성했다. 플래그십 CT6에 이어, 중형 CT5, 컴팩트 CT4까지 모두 출시했다. CT5가 속한 프리미엄 중형 수입 세단은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9월 수입차 판매량을 보면, 1‧2‧4위가 각각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BMW 5 시리즈, 아우디 A6였다. CT4가 속한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시장도 뜨겁다. 경쟁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아우디 A4, BMW 3 시리즈 등이 있다.

CT5는 3세대 CTS의 후속 모델이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캐딜락의 네이밍 시스템 ‘알파뉴머릭(Alphanumeric)’ 때문이다. 기존에는 알파벳만 조합했지만, 이제 알파벳과 숫자를 함께 쓴다. 알파벳은 차의 형태, 숫자는 차체 크기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컴팩트 세단 이름은 CT4로 지었다. ATS의 후속 모델이다.

CT6부터 이어지는 패밀리룩

CT5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925×1,885×1,455㎜다. 이전과 비교하면 40㎜ 짧고, 50㎜ 넓으며 15㎜ 높다. 휠베이스는 2,947㎜로 이전 보다 37㎜ 넉넉하다. 독일 프리미엄 3사 경쟁 모델과 비슷한 체격을 지녔다. 외모는 CT6를 빼닮았다. 거대한 크레스트형 스포츠 메쉬 그릴, 눈매를 살짝 고친 헤드램프는 형님과 비슷하다. 긴 세로형 주간주행등은 가운데를 끊어 맹수 같은 인상을 준다. 시승차는 스포트 트림으로 프리미엄 럭셔리와 범퍼 디자인이 다르다.

캐딜락 CT5

옆 라인은 전형적인 뒷바퀴 굴림 스포츠 세단이다. 길고 낮다. 윈도우 몰딩, 사이드 로커 패널은 검게 칠했다. 뾰족한 C 필러 끝 디자인은 헤드램프 디자인과 비슷하다. 타이어 사이즈는 245/40 R 19로, 펄 니켈 마감 10-스포크 휠을 감싸고 있다. 럭셔리 트림에는 실버 마감 18인치 휠이 들어간다. 뒷모습은 CT6와 차이가 있다. 테일램프 안쪽 끝을 잘랐고, 트렁크 파팅라인도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양쪽에 위치한 사각형 배기팁도 눈에 띈다.

CT4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755×1,815×1,425㎜다. ATS보다 110㎜ 길지만, 휠베이스는 2,775㎜로 같다. 높이 역시 같은데, 너비는 10㎜ 늘었다. 전체적으로 경쟁 모델과 비슷한 체구지만, 휠베이스는 가장 짧다. CT4는 스포트 단일 트림으로 역동성에 초점을 뒀다. CT5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그릴이 헤드램프와 맞닿아 있다. 대신 세로형 주간주행등은 CT5와 달리 끊김이 없다.

캐딜락 CT4

옆모습은 패스트백 느낌이 물씬하다. 이른바 ‘애슬레틱 디자인(Athletic Design)’이다. 뛸 준비하는 맹수처럼 몸을 웅크렸다. 휠 디자인은 CT5와 비슷하다. 타이어 사이즈는 235/40 R 18. 꽁무니는 얼굴처럼 자극적이진 않다. 형보다 테일램프 안쪽을 더 잘랐다. 듀얼 사각 머플러도 넣었고, 범퍼는 까맣게 칠했다.

CT5의 실내

풍부한 옵션, 그러나 여전히 좁은 실내

CT5와 CT4 모두 실내가 화려하진 않다. 꼭 필요한 기능을 간결하게 품었다. CT5의 실내에는 카본 장식, 마이크로 파이버 스티어링 휠,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 등 스포츠 옵션을 넣었다. 통풍‧열선‧마사지를 지원하는 18-방향 스포츠 시트, 서라운드 비전 등도 담았다. 또한, GM의 ‘글로벌 B 일렉트릭 아키텍쳐’를 캐딜락 모델 최초로 넣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디바이스 간 보안성, 응답성, 그리고 호환 능력을 높였다.

CT4의 실내

CT4의 실내에는 엔트리임에도 풍부한 장비를 넣었다. 통풍‧히팅‧요추 마사지 기능을 포함한 18-방향 파워시트는 서킷에서도 몸을 제대로 잡아준다. 8인치 CUE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새로 개편했다. 총 14개 스피커의 보스 오디오를 갖췄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충전 등 편의 옵션도 챙겼다. 다만 기어 레버는 전자식인 CT5와 달리 기계식이다.

CT4의 뒷자리


CT5의 뒷자리

여전히 좁은 뒷자리는 흠이다. 특히 CT4의 2열 공간은 경쟁 모델인 3시리즈보다 부족하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VDA 기준으로 CT5가 337L, CT4가 303L로 작다. 게다가 CT5는 2열을 접어도 입구가 작아 큰 물건을 넣기 힘들다.

달려야 알 수 있는 ‘진가’

먼저 CT4로 서킷을 누볐다. 장소는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AMG 스피드웨이.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자 부드럽게 움직였다. 엔진은 I4 2.0L 가솔린 터보로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는 35.7㎏.m다. 기존 272마력, 40.7㎏.m보다 12%가량 낮다. 그래도 힘이 부족하지 않고 꾸준하게 가속한다.

CT4의 엔진은 현재 판매중인 같은 배기량 경쟁 모델 중 가장 강력하다. BMW 320i가 184마력, 아우디 A4 40TFSI는 190마력, 메르세데스-벤츠 C200은 204마력이다. 하지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는 더 강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330e와 C350e가 있다.

첫 코너로 향했다. 브레이크를 밟자 순식간에 기어 단수를 낮춘다. 반응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정확했다. 개인적으로 3시리즈에 들어간 ZF 8단 자동 변속기를 정말 좋아한다. 빠르고 정확하고 변속 충격도 적기 때문이다. CT4 8단 기어의 만족감도 BMW 못지않다.

코너를 돌자 비로소 짧은 휠베이스가 빛을 본다. 앞바퀴는 부드럽게 움직이고, 차체도 정확하게 따라간다. 혹시 캐딜락의 이미지가 중후하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도 기본이다. 이 급에서 흔치 않은 옵션인데, 댐퍼 안의 자성체가 전류의 흐름에 따라 정렬하고 흩어지면서 댐핑 압력을 제어한다.

코스가 눈에 익자 속도를 올렸다. AMG 스피드웨이는 최대직선구간이 960m인데, 시속 190㎞까지 쉽게 올릴 수 있었다. 마지막 코너를 지나 피트로 들어갔다. 16개 코너를 여러 번 돌았지만 브렘보 브레이크는 지친 기색이 없다. 각종 오일 눈금도 지극히 정상이다. 타이어에서만 고무 녹은 냄새가 진동했다. 캐딜락 측은 내년에 CT4로 원메이크 레이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서킷 주행을 해보니,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CT5로 똑같은 코스를 돌았다. 여전히 빠르게 달리고 있지만 별 감흥이 없다. 10단 자동기어를 갖췄지만 CT4의 8단이 마음에 든다. 바로 전 탔던 차가 마음에 쏙 들었을 뿐이다.

CT5의 엔진룸

CT5의 엔진에는 극한에서도 균일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한 세 가지 기술을 심었다. 터보랙을 줄이는 트윈스크롤 기술과 엔진 회전수에 맞춰 성능을 끌어올리는 3-스텝 슬라이딩 캠샤프트, 그리고 원활한 냉각을 돕는 액티브 써멀 매니지먼트 디자인이다.

좁은 실내 만회하는 뛰어난 밸런스와 낮은 가격

CT4의 서킷 주행 실력은 일품이었다. 적당한 가속력, 빠르고 영민한 변속기, 탄탄한 차체 등 이상적인 스포츠 세단이었다. 과하지 않은 출력은 자신감과 재미를 더했다. 뛰어난 밸런스로 좁은 뒷자리와 트렁크 공간을 만회했다. CT4는 스포트 단일 트림으로 가격은 4,935만 원이다. 경쟁 모델인 320i, A4 40TFSI, C200과 비슷하다. 하지만 CT4에는 전자제어식 서스펜션, 통풍 및 마사지 시트가 기본이다.

CT5에는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도 있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브렘보 브레이크 등이 빠진다. 가격은 럭셔리가 5,428만 원, 스포트는 5,921만 원이다. 럭셔리는 CT4와 경쟁하는 모델과 비슷한 가격이다. 프리미엄 중형 수입 세단을 찾는다면 구미가 당길만하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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